김선임은 어떻게 대표님이 되었을까?
“나 아파트로 이사 가기 전에는 절대 아이를 낳지 않겠어!”
그렇게 그럭저럭 직장 생활을 하는 중에 와이프의 폭탄선언을 듣게 된다.
“여보, 그래 나도 왜 아파트에 살고 싶지 않겠어. 나도 아파트에서 사는 게 꿈이야. 여보도 알겠지만 우리 형편에 어렵지 않을까?”
“정 그렇다면 마포에 아파트가 다 지어지면 들어가서 부모님이랑 같이 살까?”
“아니, 당장은 부모님이 좋아하시겠지만. 그건 서로가 너무 힘들고 사이도 나빠질 수 있어.”
“그럼 어쩌지? 여보가 원하는 걸 해줄 수 없는 내 맘이 너무 힘드네. 그래 같이 생각을 해보자”
그렇게 잠깐 깊은 고민에 빠져 있는 나에게 와이프가 툭 하고 한마디 한다.
“사실 나 13년 된 청약통장이 있어. 처음 직장생활을 할 때 부모님이 만들어주신 거 아직까지 붙고 있어. 중간에 조금 힘들 때 말고는 꾸준히 넣어서 대략 1300만 원 정도는 들어가 있어.”
“뭐라고?!”
“13년이면 청약을 넣어볼 만한 거 아냐?”
“그렇지 요즘같이 부동산 시장이 침체기에는 해볼 만하지”
“그런데 당첨이 된다고 하더라도 그 비싼 중도금을 낼 여력이 없는데”
“걱정 마 내가 어떻게든 해볼게”
“그…그래 해보자”
나는 솔직히 자신이 없었지만, 그래도 난생처음 아파트에 살아볼 수도 있다는 희망에 열심히 생전처음 청약지역을 찾아보았다.
사실 부동산 쪽으로 이렇다 한 지식도 없거니와 내가 부동산을 살 거라는 생각 자체를 해본 적이 없기 때문에 어디서부터 어디를 알아봐야 할지 막막했다.
그래도 내 집을 알아봐야 하는 거니까 사람이 굉장히 적극적으로 알아보게 되더라.
우리가 청약을 준비하고 있을 때에 한참 뜨거웠던 곳이 마곡지구와 위례지구였다.
늦은 나이에 결혼을 했지만, 그래도 신혼이라 주말이면 여기저기 놀러도 다니고 맛집을 찾아다니면서 신나게 놀고 있다가 갑자기 우리에게 숙제가 생긴 것이다.
이제는 주말이면 아침 든든히 먹고 마곡지구와 위례지구에 임장(?)을 다녔다.
사실 임장이라는 말을 이때에 처음 들었다.
임장이란 현장에 임한다고 해서 임장인가 보다. 그런데 알아보니 일본말인 듯하여 이후로는 현장답사 또는 답사라는 말을 사용하였다.
놀러 다니고 맛집투어도 재미가 있었지만, 집을 사겠다고 돌아다니는 일이 이렇게 즐거운 일인지 처음 알게 되었다.
정말 아무것도 모르고 그냥 다녔다.
아무것도 모르는 의욕만 앞서는 신혼부부였지만, 이때에 중요한 건 아이가 없었기 때문에 학군 같은 건 생각조차도 해보지 않았다.
제일 중요한 건 출퇴근을 할 수 있느냐였다.
와이프의 회사는 강남구 신사동이었다. 그래서 살고 있는 곳도 신논현역 뒤편.
집에서 8시 반정도에만 나가면 마을버스로 2 정거장이면 회사에 갈 수 있었다.
퇴근할 때에는 운동 삼아 걸어왔다.
이즈음 김선임은 사업부를 옮겨 회사 위치는 가산이었다.
사실 서울에서 그렇게 위치가 좋은 곳은 아니었지만, 그래도 지하철 7호선과 1호선이 연결되어 있어 지하철만 다닌다면 전보다는 훨씬 여유로운 출퇴근이 될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우리가 고려했던 청약 지는 마곡과 위례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