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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트윙클 twinkle Dec 22. 2023

한파 속에 사랑

몸의 따뜻함과 마음의 따뜻함

 12월 매서운 바람이 불어오는 아침.

 안전 안내 문자가 이틀 연속으로 오고 있다. 


 "강추위가 지속되고 있으니 노약자분은 외출자제하고 야외활동 시 방한용품 착용, 수도계량기 보온조치 등 한파 대비 안전과리에 유의 바랍니다."


 안전 안내 문자를 받았으니, 중무장을 안 할 수 없다. 목도리와 장갑을 챙기고 핫팩까지 주머니에 넣었으니, 이제 전철을 타러 가본다. 안전 안내 문자로 인해 준비된 나의 모습에 나름 뿌듯함을 느낀다. 넉넉한 시간으로 뛰지 않고 전철역에 도착하게 되었다. 느긋한 마음으로 전철을 기다리니, 전철도 느긋하고 안전하게 들어오는 걸로 생각되었다. 전철 의자에 편히 앉아 뉴스를 보는데, '먹으면 체온 올라가서 감기 안 걸리게 해주는 음식'이라는 글이 눈에 들어왔다. 이렇게 추운 날이며 어김없이 보이는 기사이지 아니한가? 매 겨울이면 보게 되는 내용이지만, 매년 새롭게 여겨지는 것은 아무래도 추위를 누구보다 싫어하기 때문일 것이다. 추위 앞에 도대체 어떤 음식이 좋을까? 대략 예상은 간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꼼꼼하게 읽게 된다. 추위에 진심인 여자이기 때문이다.     


 몸을 따뜻하게 하는 음식. 나의 몸은 따뜻하게 해 주어 면역력을 높여주는 음식은 어떤 것이 있을까? 

뉴스 기사 내용의 음식을 나열해 본다. 


1. 부추(손발을 따뜻하게 해 준다.)

2. 무(몸을 따뜻하게 해주는 무)

3. 생강(체온 올리는 데 특효인 생강)

4. 단호박(베타카로틴이 풍부한 단호박)

5. 모과(노폐물 배출 돕는 모과)

6. 닭고기(단백질 끝판왕 닭고기)

7. 팥(에너지 대사를 도와 몸을 따뜻하게 해주는 팥)

8. 호두(고열량 간식으로 좋은 호두)

9. 계피(혈류량을 늘리고 혈액순환을 촉진하는 데 도움이 되는 계피)

10. 꿀(면역력 증진에 도움을 주는 꿀)


 이렇게 많은 음식들이 차가운 나의 몸을 따뜻하게 해준다고 한다. 10가지를 매일 다 챙겨 먹을 수는 없을 것이다. 10가지 중 한두 개만 챙겨 먹어도 온몸이 따뜻해지는데 믿어 의심치 않는다. 추운 겨울은 무조건 10가지 중 한 가지라도 챙겨 먹으려고 무단히 노력할 것이다. 우리는 몸에 진심이다. 그러면 마음에는 어떻게 따뜻하게 하려고 노력하고 있을까?라는 생각이 문득 들었다. 


  사춘기를 앞둔 자녀를 기분 좋게 학교로 보내기 위한 방법을 찾아보았다. 햇님의 늦은 취침은 우리 부부에게 있어서 어려운 부분이다. 우리 부부를 꼭 재우고 자는 햇님. 우리가 원하는 시간에 잠을 자는 것을 허락하지 않는다. 늦은 취침에 반드시 따라오는 것은 늦은 기상이다. 늦은 취침의 불침번은 엄마인 나일 때가 대부분이다. 그 말은 나와 딸아이는 늦은 기상을 자주 한다는 것이다. 주말부부이기에 평일의 기상을 위한 핸드폰 알람은 기본 5개 이상 맞춰 놓아야 한다. 새벽 5시 50분부터 7시 50분까지 알람을 맞춰 놓는다. 나의 기상은 6시쯤. 햇님의 기상은 7시 50분. 그러나 햇님과 함께 기상은 자주 있는 일이다. 그러다 보니, 아침 시간은 언성이 높아지는 시간이 아닐 수 없다. 


 "늦었어."

 "일찍 자라고 했지?"

 "도대체... 너는... 휴~"


 엄청난 잔소리 군대가 우리 집을 훑고 지나간다. 밥을 꼭 먹어야 하는 햇님은 어떻게든 밥을 사수하고 유유히 학교를 향해 떠나간다. 잔소리 군대와 그 잔소리를 버티는 햇님의 대치 상황에 집안의 모든 물건은 조용해진다. 결코 좋은 소리가 오가지 않았을 것이라 상상이 될 것이다. 그 상상은 현실이다. 추울까 싶어 보온 물병에 따뜻한 물을 넣어서 보내지만, 아이의 마음이 어떻게 되든 신경을 쓰지 못한 이 어미는 속이 쓰려온다. 




들으면 사랑이 올라가서 마음을 따뜻하게 해주는 10가지

(아이가 들으면 마음이 따뜻해지는 10가지는 무엇일까 잠시 생각해 본다.)


1. 어제 늦게 자서 아침에 일어나기 힘들지?

2. (늦게 일어났음에도 불구하고) 잠은 잘 잤어?

3. (늦었지만 아침을 꼭 먹어야 하지만) 네가 좋아하는 반찬 맛있게 잘 먹어.

4. (이미 늦었지만) 늦었다고 뛰지 말고 느긋하게 학교 가렴.

5. 옷 따뜻하게 입었지?(옷에 대한 평가는 절대 금지) 그래 따뜻하게 입었네. 예쁘다. 

6. 학교 잘 다녀와.

7. 선생님 말씀 잘 듣고, 친구랑 사이좋게 지내고.(이미 아이는 나의 말을 듣지 않지만 난 끝까지 말해 본다.)

8. 학교 마치고 집에 간식 챙겨 놓고 가니깐 잘 챙겨 먹어.

9. 사랑해.

10. 사랑해.


결국 마음을 따뜻하게 하는 것은 배려과 사랑이 아닐까 생각이 된다.  "사랑해"라고 말하면 몸과 마음의 온도가 1도라도 올라가지 않을까? 그래서 속으로 며칠 연습해 본다. "사랑해". 


"사랑해~"



"사랑해~"



"사랑해~"

                     


사진출처 : 픽사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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