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2의 삶, 결혼으로 달라진 내 일상들
두꺼운 옷을 입고 나서니 이제 콧속으로 들어오는 공기가 찹찹- 허다. 기분 좋은 정도의 추위이다.
남편은 일하러 가고 우리 넷은 집에서 뒹굴다가 크리스마스 트리도 꺼내고, 강아지 산책도 시키고,
배달음식도 먹고 그렇게 보낸다.
잠깐 첫째아이 자전거 수리를 하러 자전거 수리점에 가는 차에서 갑자기 둘째가 묻는다.
"엄마, 내 영어 이름은 뭐야?"
"글쎄~~ 영어 이름 아직 없는데~ 뭐 하고 싶어?"
"음... cat 이라고 하고싶어!!!!"
"Cathy?"
"응!!! 캣이!"
옆에 앉아있던 막내가 질 수 없다는 듯 재빨리 말한다.
"엄마!!!!! 나도 영어이름 하고 싶은 거 있어!!!"
"뭔데 뭔데~~?"
"브레이크!!!"
ㅋㅋㅋㅋㅋㅋㅋ
ㅋㅋㅋㅋㅋㅋㅋ
우리 넷은 파안대소하며 자전거 수리점에 도착했다.
자전거 타이어만 교체하러 갔다가 우리 아들 헬멧도 사주고, 안장도 새로 바꿔주고, 스탠드도 달아주니
새 자전거 사 준 기분이라 나도 아들도 기분이 좋았다.
그렇게 집에 와서 식구들 다같이 저녁을 먹으며 우리 막내의 영어이름 '브레이크'에 대해서 이야기 했더니,
우리 남편이 얘기했다.
"세은이는 직진녀인데 '악셀' 해야지~!!" ㅎㅎㅎ
막내가 소리 질렀다.
"악셀 싫어~!!!!"
아이를 키우며 지난 힘든 세월 어느새 잊고 사는 나.
아이들에게 나는 너무 많이 배우고 느끼며 사랑하며 살아간다.
요즘 글을 쓰려 예전 기억을 천천히 되돌아보는데, 내가 이정도로 힘들었을까? 생각하면 더 괴로워진다. 글을 적는 것은 치유라고 하던데 치유가 맞긴 한걸까.
오늘은 아무튼 우리 막내의 브레이크 덕분에 즐거웠던 에피소드 하나 얻고 넘어간다.
내일도 힘내려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