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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단선 Jun 22. 2024

순서: 1-2-3

1.
글을 쓰는 것을 좋아한다. 글을 잘 쓴다는 게 아니라 쓰는 것을 좋아한다. 격식 있는 글이 아니라 그냥 주저리주저리 나의 글을 쓰는 것을 좋아한다. 격식 있는 글도 아니고 그렇다고 일기도 아닌, 생각나는 것을 끄적거리는 수준의 글이 좋다. 그나마 온라인에 올리는 글은 아무래도 다른 사람도 보는 것이기 때문에 주제면에서도 논란이 없게 조금은 포멀하게 쓰려고 노력하지만 그래도 그 끄적거림 수준을 크게 벗어나지는 않는다.

글을 쓰는 것의 장점은 자유로움에 있다. 내 생각을 마음껏 펼칠 수 있는 것이다. 그림으로, 음악으로, 자신의 감정을 표현하는 예술가처럼 글을 정말 잘 쓰는 사람도 하나의 예술가라 생각한다. 물론 우린 예술가 대신에 작가라고 부르지만 말이다. 그래서 글을 쓰는 내용이나 형식에 제재를 받는다면 혹은 누가 내 글을 검열한다는 생각이 든다면 감정을 표현하는데 제한이 될 것이고 글 쓰는 행동은 재미가 없어질 것이다.


2.
내가 온라인상에서 글을 쓰는 것을 아는 사람들은 어떻게 글을 그렇게 자주 쓸 수 있냐고 물어본다. 글을 쓰는 게 책 읽는 것보다 재밌다고 하면 신기하다는 반응이고 그 비결을 물어본다. 내가 전문 작가도 아니기에 글을 쓰는 비결이 무엇인지 말할 처지는 아니지만 글을 쓰는 게 재밌는 것은 글을 어렵게 쓰는 것이 아니라 쉽게 쓰기 때문이다. 쉽게 쓰니까 부담이 없고 내가 생각한 것을 대나무숲처럼 말하니 재밌는 것이다.

쉽게 쓴다? 그럼 어떻게 쉽게 쓰는지를 또 물어본다. 글을 쓰려고 하면 무엇을 쓸지 전혀 생각이 안 나고 막막하다는 것이다. 개인적으로 글을 쓴다는 것은 펜, 이제는 키보드지만, 을 들었을 때가 아니라 쓰려고 고민했을 때부터라고 생각한다. 그러니까 우리가 평소에 사유하고 명상하면서 떠오르는 생각들이 글이 된다고 생각하면 된다. 쓰려는 고민을 컴퓨터에 앉아서부터 하는 것이 아니다. 어떠한 생각을 떠올리는 게 아니라 떠오르는 생각을 적는 것뿐이다.

어떤 책을 보니 인간이 하루에 6,000번의 생각을 한다고 한다. 내 생각에는 훨씬 더 많을 거 같지만, 책에 따른다고 해도 하루에 글을 쓸 주제가 6,000개나 된다는 뜻이다. 중요한 것은 그 생각을 잘 붙들어 글로 옮겨오는 것이다. 그 작업이 잘 안되면 글 쓰는 게 어렵고 막막하다. 그래서 나는 위에서 말했듯이 평소에도 글을 쓰고 있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다. 지금의 내 생각이 곧 글이 되는 것이니 글을 쓰는 것이 상대적으로 쉬울 수밖에 없다. 물론 읽어보면 알겠지만 퀄리티는 보장 못 한다.


3.
글을 쓰는 즐거움은 표현에 있다고 생각한다. 친구랑 잘 수다 떨고 집에 온 날이면 그날 스트레스가 풀릴 때가 있지 않나. 반대로 연인 사이에 대화가 잘 안된다고 생각하면 그때처럼 답답한 날도 없다. 표현이라는 게 원래 그렇다. 글을 씀으로써 자신만의 이야기를 하고 힐링을 해보기를 추천한다. 북리뷰만을 하다가 에세이를 쓰기 시작한 지 6개월은 넘은 거 같은데 만족도는 꽤 있다. 너무 어려운 주제가 아니라 지금처럼 그냥 그날의 본인 생각을 풀어놓는다고 생각하면 편할 것이다. 술 한잔 먹고 써도 좋다. 훨씬 글이 잘 나올 수 있다. 다만 다음날 이불킥할 내용이 담길 수 있으니 주의를 바란다.^_^《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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