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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월간 여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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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여름 Oct 01. 2024

괜찮아, 다시 하면 돼

24년 9월에는

  편안하고 여유로웠다. 그럴 수 있어서 좋았다. 마음이 바쁜 게 싫어서 해 오던 것들의 가짓수를 줄였고, 순간에 집중하려고 노력했다. 마음속에 쌓인 것들을 투덜투덜 일기장에 쏟아내고 가벼워졌다. 나를 챙기는 시간을 비워두었다. 쓰고 싶은 글을 쓰고, 읽고 싶은 책을 읽었다. 마음에 차지 않는 내 모습에 실망하다가도 그래도 괜찮다고 되뇌는 나를 발견하고 반가워졌다. 새로운 것을 시도하고 해냈다.



* 9월에 세운 목표

5:30 기상, 스트레칭 20분/산책 10분, 매일 1권 읽어주기, 공부 30분 후 기록하기, 브런치 10개, 주 1회 혼자 카페 가기

  목표를 다시 읽어보니 아쉬운 점들이 보인다. 잘 해낼 수 있을 거라 생각했는데 부담스러운 계획이었나 보다. 잘한 것은 매일 1권 읽어주기. 아이들에게 엄마 목소리로 책을 읽어준다는 건 학습적인 부분 외에도 정서적인 면에서 좋다고 했다. 그동안 집안일을 핑계로 아이들이 책을 읽어달라고 하면 세이펜을 가리켰다. 설거지를 하느라 손에 거품이 묻어있을 때나 청소기로 거실을 반쯤 밀었을 때 아이들은 책을 읽어달라고 했다. 하던 일을 중단하고 아이의 말을 들어주는 게 좋다는 것은 알고 있었다. 눈앞에 있는 집안일을 얼른 끝내고 싶은 마음이 더 컸다.

  엄마 바쁘니까 세이펜으로 읽어.

  나 대신 기계가 더 재밌고 실감 나게 읽어줄테니 괜찮다고, 불편해진 마음을 모른 척했다. 최근 육아서를 읽다가 알게 됐다. 아이를 품에 안고 책을 읽어줄 때 아이가 편안함과 안정감을 느낀다는 것을. 어릴 때부터 직접 읽어줬어야 했는데 그러지 못했다는 자책감과 늦은 건 아닐까 조바심이 생겼지만 지금부터라도 읽어주면 된다고 마음먹었다. 밤이 되면, 아이들에게 영어 책 한 권과 한글 책 한 권을 고르게 하고 아이들 방에 들어간다. 처음에는 졸리다고 누워있던 아이들이 책 읽는 소리에 어느새 엄마품으로 들어온다. 갑자기 생긴 책 읽는 시간을 아이들이 잘 받아들여줘서 다행이다. 무심한 엄마여도 언제든 다정하게 이해해 줘서 다행이다.


  늘 그렇듯 아쉬운 것들은 한두 가지가 아니다. 먼저 새벽 기상. 일어나는 시간을 지난달보다 늦추었지만 그래도 어렵다. 푹 자고 개운하게 일어나는 것이 얼마나 좋은지 알아서다. 새벽 루틴의 가짓수를 더 줄여서 10월에 다시 도전해보고 싶다. 그러고 보면 올해는 계속 새벽기상을 시작하고 중단하고 또다시 시작하는 중이다. 올해가 가기 전에 새벽에 일어나는 습관을 만들고 싶다. 스트레칭과 산책, 공부하고 기록하기도 쉽지 않았다. 잘 되지 않는 목표는 할 시간을 고정해 두려고 한다. 브런치 글은 10개가 목표였지만 6개를 썼다. 주 1회 혼자 카페 가기는 두 번 정도 갔다. 혼자 충전하는 시간을 보내기 위해서 계획했고, 커피를 마시는 동안 얇은 책 한 권을 읽고 올 수 있어서 뿌듯하다. 10월에도 계속해보고 싶다.


  '월간여름'의 글이 9개 모였다. 아무것도 없이 그냥 흘러가버린 시간들인 줄 알았는데 글을 읽고 있으면 달마다 노력하고 애쓴 흔적들이 보인다. 다행이다. 덕분에 조금씩 마음이 넓어지고 편안해지는 내가 보인다. 부족한 나를 다그치는 대신 다시 하면 된다고 힘을 내는 내가 보인다.




*9월 결산

- 이달의 책:
 이금희, "우리 편하게 말해요" -> 진심으로 듣는 것부터 시작하자.

- 이달의 문장:
 그들은 마치 꽃에게 그러하듯 매일의 일상을 정성껏 돌볼 것 같았다.
(김신지, "좋아하는 걸 좋아하는 게 취미" 중)

- 이달의 음악:
  '휴식할 때 듣는 감성 피아노 연주곡'을 들었다. 노랫말 없이 멜로디만 듣고 싶었던 시간이 많았다.

- 이달의 공연/전시/영화/드라마:
9월에는 아무것도 보지 못했다니. 10월에는 하나 이상은 꼭 보자.

- 이달의 여행지:
보성 녹차밭 '대한다원' -> 무더위 속 초록초록한 세상

- 이달의 소비:
아이 영어책(1단계) 구입 -> 처음에는 관심이 없더니 지금은 읽고 싶어 해서 다행이다.
커피 -> 자주 카페에 가서 커피를 마셨다. 조용한 곳에서 책을 읽으면서 마시는 커피가 좋다.

- 이달의 음식:
블랙 글레이즈드 라테 -> 달달하고 진한 맛에 만족

- 이달의 새로움:
  버스 타고 철길숲야행 -> 늦은 오후, 아이들과 버스를 타고 철길숲에 갔다. 걷고 이야기하고 사진을 찍었던 캄캄한 밤. 오래오래 기억에 남을 것 같다.



* 9월을 돌아보고, 10월을 계획하는 질문들

1. 24년 나의 목표는?
  - 꾸준히 읽고 쓰면서 평온한 내가 된다.

2. 9월은 (편안하고 여유로운 시간)이었다.

3. 지난 한 달간 내가 잘한 것은?
 - 3년 일기를 꾸준히 썼다.
 - 감사일기를 30일 완주했다.
 - 10분 글쓰기를 시도했다.
 - 자기 전 아이에게 영어 책 1권, 한글 책 1권씩 읽어주고 있다.

4. 지난 한 달간 아쉬운 부분은?
 - 아이를 인정해 주는 말을 많이 하자. (자신감 키워주기)
 - 새벽기상이 여전히 어렵다. -> 5:30 다시 도전!

5. 9월에 배우고 성장한 것은?
 - 감사하고 여유 있는 마음 -> 1월부터 감사일기를 써온 덕분인지 조금 속상하더라도 곧 감사하고 다행스러운 일들이 생각난다.
 -10분 글쓰기를 통해 글쓰기가 조금 더 쉽게 느껴지고 있다.

6. 내게 기쁨과 만족을 주었던 것은?
 - 귀찮아서 미뤄둔 작은 일들을 하나씩 처리했다.

7. 다가올 한 달은 어떻게 살아보고 싶은가?
 - 5:30 기상, 새벽 루틴 습관 만들기(명상, 스트레칭, 포스팅)
 - 등원 후 바로 공원 한 바퀴 산책하기
 - 독서 계획 세우고, 과학 분야와 경제 분야 책 읽어보기
 - 하루 공부 30분
 
(질문 출처: 벨류비스 컴퍼니)



이미지: 픽사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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