있는 그대로, 괜찮습니다

25년 10월에는

Nov 1. 2025

재밌게 보내고 싶었다. 늘 즐거울 수는 없는 일이지만 지치고 고단한 시간 속에서 생기 있게 보내려 했다. 다채로운 한 달ㅡ 신나고 행복한 마음이 뭉근하게 차오르는 날도 있었고, 꼬리에 꼬리를 무는 생각이 나를 구석으로 몰아넣는 날도 있었다. 그럼에도 시월이어서 좋았다. 모든 경험에서 배울 수 있다는 이달의 문장을 염두에 두고 있어서였을까. 시큰하고 쪼그라들어 괴로웠던 시간이 지나자 좀 더 나은 내가 될 수 있겠다는 자신감이 생기기 시작했다.

돌봄의 시간

루틴을 그런대로 이어가고 있다. 아침에 일어나 찍는 기상 사진, 드문드문 필사, 무작정 시작한 매일 글쓰기, 손이 가는 대로 읽는 저녁 독서, 자기 전 감사일기 3줄. 더 잘 해내고 싶은 마음은 살짝 뒤로 하고, 할 수 있는 만큼 힘을 주기로 했다. 기록하는 과정이 귀찮을 때도 있지만 나를 돌보는 시간이라는 것을 알기에 애틋함이 더 크다.

취향의 발견

좋아하는 것을 발견했다. 마음에 드는 맛과 향, 음악과 목소리 그리고 책.

겨울처럼 느껴지던 어느 날 저녁, 한 시간 가까이 밖에서 기다렸다 먹었던 따뜻한 솥밥과 불향 가득한 불고기에 눈이 휘둥그레졌다. 인위적인 향을 싫어한다고 생각했는데 향수 수업을 듣고 버가못과 샌달우드를 좋아한다는 것을 알게 됐다. 랜덤 재생목록에서 우연히 듣게 된 스텔라 장의 목소리에 빠졌다. 무심한 듯 톡톡 튀면서도 우아한 그녀의 음색을 자꾸 듣고 싶어졌다. 고전책 읽기 모임에서 소개받아 읽게 된 "인생의 베일"은 시월에 읽은 책 중 가장 인상 깊었다. 좋아하는 것을 알게 되는 과정이 누군가의 권유와 추천에 의한 것이었으니, 내 취향만 고집하기보다 다른 사람의 말에 선뜻 응해볼 일이다.

기다림의 시간

아는 대로 움직여지지 않을 때가 있다. 마음이 힘들면 몸을 움직이라고 했는데, 걷고 운동을 해봐도 그때뿐, 반복되는 생각으로 괴로운 날이 있었다. 후후, 심호흡을 하거나 감정을 내려놓고 이성적으로 생각해보려고 해도 잘 되지 않았다. 하루를 망쳤다, 바닥까지 내려갔구나 했다. 그러고 나니 천천히 가벼워지는 마음이 느껴졌다. 어려운 것을 억지로 하려고 하면 더 버겁다. 다듬으려 하지 말고, 있는 대로 나 자신을 받아주는 것도 필요하겠다. 다만 주위 사람들에게는 양해를 구할 것. 침울해진 나에게 필요한 건 시간이었다.

즐거웠고 신이 났고 초라했고 좌절했다. 깨닫고 겸손해졌고 다시 힘이 나고 만족스러워졌다. 가을처럼 알차고 풍성했던 시월의 시간, 지나고 나니 더 다정하고 아련해진다. 어깨를 웅크릴 만큼 찬 바람이 부는 계절, 남은 두 달의 시간은 어떻게 시작해 볼까. 아쉬움 대신 기대감으로 11월의 첫날을 열어본다.

*10월 목표

-핵심 단어: 재미
-나는 삶을 긍정적으로 바라보고, 모든 경험에서 배움을 얻는다.
-10월의 원씽: 글쓰기

*10월 결산

- 이달의 책
서머싯 몸, "인생의 베일"

- 이달의 문장
"그대가 길을 잃었다면 그것은 새로운 길을 찾기 위한 시작이다."
(헤르만 헤세, "데미안" 중)

- 이달의 음악
스텔라 장, "I can do this everyday"

- 이달의 공연/전시/영화/드라마/행사
아이 가을 운동회, 미술관음악회

- 이달의 여행지
하동, 삼척

- 이달의 소비
러닝화

- 이달의 음식
솥밥과 돼지불고기

- 이달의 새로움
향수 만들기

(질문: 김신지, "기록하기로 했습니다")

* 10월을 돌아보고, 11월을 계획하는 질문들

1. 25년 나의 목표는?
- 너그러운 마음으로 나와 다른 사람을 수용한다.

2. 10월은 (배우는 시간)이었다.

3. 지난 한 달간 내가 잘한 것은?
- 5분 저널과 모닝페이지 23일, 감사일기 30일 작성을 했다.
- 스트레칭 13일, 20분 운동 16일을 했다.
- 아침 기상 사진을 31번 찍었다.

4. 지난 한 달간 아쉬운 부분은? ( -> 보완할 점)
- 명상 3일 -> 일어나자마자 1분부터 시작해 보기
- 10분 글쓰기 8일 -> 규칙적인 글쓰기 시간 정하기
- 포스팅을 하지 못한 것 -> 주 2회 이상 해보기

5. 10월에 배우고 성장한 것은?
- 실망스러웠던 경험 속에서도 배움이 있었던 것

6. 내게 기쁨과 만족을 주었던 것은?
- 내가 좋아하는 향을 찾은 것
- 가족과 맛있는 음식을 먹은 것.

7. 다가올 한 달은 어떻게 살아보고 싶은가?
(건강) 규칙적인 수면 시간, 하루 운동 20분
(가족) 인정하는 말, 울이 수학-꿍이 파닉스 같이 보기, 복습 노트, 맘스북 작성
(일) 매일 30분 공부시간 확보
(계발) 새벽루틴, 글쓰기 15개, 하루 영어 1 문장 외우기
(재정) 포트폴리오 작성하고 실천하기
(여가) 단풍 구경, 여행, 자주 신나기

(질문: 웰니스 코칭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