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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매트 Dec 07. 2023

호주인들에게 50불의 가치는?

한국인들도 그런가?

최근 친구 A가 주 거래 은행에서 스페셜 프로모션을 받았다. 바로 무려 5명에게 공유할 수 있는 추천인 코드! 그 코드를 입력해 새로 계좌를 개설하면 추천인과 A, 둘 다 각각 $50을 받을 수 있는 거다. 나는 이미 그 은행계좌가 있어서 안타깝게도(?) 탈락했지만 A가 주변 친구들에게 생각이 있는지 물어봤다.


근데 정말 충격적이게도 물어본 거의 모든 호주인들이 거절했다. 그것도 귀찮다는 이유로.... 나와 A는 이 상황을 이해할 수가 없었다. $50이면 스테이크 한 끼인데? 치킨 두 번인데? 밀크티 6잔인데? 아니... 왜? 진짜 어려운 것도 아니고 계좌 오픈하는 데 5분밖에 안 걸리는 세상에서 이게 귀찮아서 $50을 포기한다는 걸 믿을 수 없었다. 순식간에 5명을 구할 수 있을 것 같다는 예상과는 다르게 아직까지 1명밖에 못 구했다.


충족해야 하는 조건은 이렇다. 1. 계좌를 열고, 2. $500을 송금하고, 그 이후 3. 5번의 결제를 마치면 된다.


그래서 우리가 세운 가설은 이렇다. 호주인들에게 $50은 위 세 가지를 실행할 정도의 가치가 없다. 한국인들에게 $50은 어느 정도 가치를 가지고 있을까 궁금해져 이 글을 쓴다.

참고로 대략 이 정도지만 호주 최저 시급은 $23.23이라 $50이면 2시간 정도로 볼 수 있다. 한국의 최저 시급이 9860원이니 19720원, 대략 2만 원의 혜택을 주는 것이라 생각하고 글을 읽으면 좋을 것 같다.



20대 호주인들의 반응


이런 가설은 A의 친구들과의 채팅 내용에서 확인해 볼 수 있었다.

모두의 가치관은 다르기 때문에 익명이라 하더라도 채팅 상대인 친구들의 비난은 삼가 주시길 바랍니다.


친구 1의 반응이다.

친구 1과의 대화 내용
너 은행 X 계좌 있어?
- 아니
그렇다면 계좌 열고 $50 받지 않을래??
- $50은 나한테 귀찮음을 이기고 할 만큼의 메리트가 없어 ㅋㅋㅋㅋㅋ
헐??!

정도로 해석할 수 있다.


친구 2의 반응이다.

너 은행 X 계좌 있어? $50 준대
- ㅋㅋㅋㅋㅋㅋ 저런 거 사기야
헐.

* 참고로 사기 아니고 큰 은행이다


이렇게 $50이라는 말에도 관심 없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나와 A는 이해를 할 수가 없었다.

내가 이미 은행 X의 계좌가 있는 게 아니었으면 저 카톡을 받는 순간 가입했을 것이다. 아직도 이해가 안 되지만 더 충격적인 채팅 내용이 남아 있다.


친구 3의 반응이다.

요약하자면

- 요구사항이 너무 많아서 귀찮아. 정 원하면 내 개인 정보 줄 테니까 네가 만들어서 네가 할래? 내 50불까지 네가 가져서 100불 다 네가 가져도 괜찮아.
사람들 다 왜 이러지? 너무 이상해
- 잠깐만 내가 뭐가 이상해?

내가 가장 충격받았던 부분은 개인 정보를 그냥 넘겨준다는 말도, 본인 몫의 50불도 가져라도 아니고 본인이 왜 이상하냐는 말이었다. 그... 사람이 이렇게 욕심이 없을 수도 있나요? 근데 꼭 돈이 많다고 이런 마음을 가지게 되는 것도 아닌 것 같다.


유명한 썰이 있지 않나. 빌게이츠는 일 초에 약 엄청나게 많은 돈을 버는 사람이기에 땅에 떨어진 10만 원 ($100)를 주우려고 멈추는 것은 오히려 손해일 것이다라는 글에 많은 사람들이 의견을 냈다. 그러나 한 토크쇼에서 빌게이츠에게 직접 이걸 질문했을 때 빌게이츠는 이렇게 답했다고 한다.


음, 제 모든 가치관은 100달러가 정말 큰돈이었을 때에 형성되어 있어요. 만약 돈이 땅에 있고 누군가의 것일 수도 있다면, 그들을 위해 돈을 찾아서 돌려줘야 해요. 그들은 아마 이 돈에 대해 큰 신경을 쓰고 있을 것이기에 정말 좋은 행동일 거예요. 그렇지만 저라면 주워서 제 재단에 기부할 것 같네요. $100면 굉장히 많은 것을 할 수 있거든요.



사진 속 반응들을 모든 호주인의 반응이라 볼 수 없다. 혹은 뭐 MZ라는 말로 일반화할 수도 없다. 왜냐하면 은행 X 입장에서도 나름 메리트 있는 금액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에 이러한 프로모션을 진행했을 거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적지 않은 20대 호주인들이 50불을 위해 이 정도의 일을 하는 것은 과하고 귀찮은 일이라고 생각했다는 게 나와 내 친구에게는 너무 놀라운 점이었다.


물론 안 그런 호주인들도 있었다. 대표적으로 나와 A. 그리고 A의 친구 4. 근데 친구 4는 이미 은행 X의 계좌가 있었다. 물론 당연한 말이었다....


** 돈미서: 돈에 미친 X끼를 우리끼리 순화해서 부르게 된 은어

*** 왜 돈에 관심이 있다면 은행 X의 계좌가 있을 것이라고 하냐면 현재 은행 X에서 18세에서 30세 사이의 고객에게만 주는 예금 이자가 5.2%다. ㅋㅋㅋㅋㅋ


돈의 가치는 누구에게나 다르다. 나에게는 50불이 큰돈이고 꽤나 소중한 돈이기에 내 돈이 아니고 50불을 거절한 이들이 나의 친구들이 아님에도 이러한 반응들이 너무 아쉽게 느껴진다.





저 기회가 나에게 있었으면 낼름 받아먹었을 텐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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