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주위 친구들에게 어른이 된다는 것은 무엇인가?라는 질문을 던졌을 때 다양한 답변들이 돌아오지만 하나같이 하는 말들이 있다. "20살이 되면 어른인 줄 알았는데 아니더라", "졸업하면 어른인 줄 알았는데 아니더라", "~하면 어른인 줄 알았는데 아니더라". 결론은 이 나이(만 25세)가 되도록 나와 내 친구들은 어른이다라는 생각이 안 든다는 것이다.
그래서 내가 어른이 되는 과정을 하나하나 기록하다 보면 어른이 될 것 같았다. 어른이 되기 위해 겪는 과정과, 괴로움을 이겨내기 위한 나의 노력과, 끊임없이 배우며 들게 되는 생각들이 쌓이다 보면 어느 순간 "이쯤 되면 어른이지 않을까?" 싶어질 것 같아서.
누구에게나 어른의 기준은 다르다. 그렇기에 나중에 누가 나에게 어른이 된다는 것은 무엇인지, 나는 어른이 된 것 같은지 물어봤을 때 이 책을 건네 주곤 응, 나는 어른이 된 것 같아라고 할 수 있길 바란다.
만 18살이 됐을 때 나는 이제 어른인 줄 알았다. 그렇지만 여전히 고등학생이었고, 엄마의 통제 속에 살고 있었고, 내가 먹고, 입고, 사용하는 모든 것은 부모님이 내주고 있었으니 어림도 없었다. 대학교에 들어갔을 때도 내가 어른이라고 생각했다. 이제는 내가 내 용돈벌이를 하고 있었고, 친구들이랑 자유롭게 놀고, 처음으로 게임에 현질도 하고....
만 20살에 처음으로 인생의 쓴맛을 보고는 내가 아직 어른이 되려면 멀었구나 생각이 들었다. 나는 아직 부모님의 물리적으로 의지하는 것뿐만 아니라 부모님에게 심리적으로도 의지했고 동시에 아직 부모님의 통제를 벗어나지 못했었다. 뭔가 졸업을 하면 어른이 될 것 같았다.
만 24살에 졸업을 하고 취업을 했으나 여전히 어른이 되지 못했다. 내가 생각한 것 이상으로 어른이 된다는 것은 어려운 일이었고, 그저 겉으로만 어른스러워지는 것이 아닌 내면이 어른스러워지는 것은 다른 일이었다. 평생 내 나이 또래와 나보다 어린 사람들만 보다가 사회생활 선배님들을 보니 이 분들이야 말로 진짜 어른 같았다. 심지어 나는 아직까지도 부모님과 함께 살며 부모님의 밥을 먹고 부모님이 핸드폰 비용을 내주고 있단 말이다! 언제 경제적, 정신적 독립을 해서 진짜 어른이 되지?
25살의 나는 아직 어른이 되기엔 부족한 점이 너무 많은 것 같다. 내년에는 될 수 있을까? 내후년에는? 서른 전에는? 어떠한 과정을 거쳐 어떠한 것을 이뤄야 어른이 되었다고 생각하게 될지는 모르겠지만 나는 끊임없이 배우고 시도해 보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