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아 보이던 것들이 불편해지다-3
7. 도서관에 책이 많다.
책이 가볍고 도서관에 책이 많다.
그리고 많은 사람들이 책을 구매하기보다는 도서관에서 많이 빌려본다.
책이 두꺼워도 종이 재질이 한국과 달라 가볍고 누런색이다.
지하철에서도 책을 읽는 사람이 많다.
살면서 느낀 점은 책이 비싸서 도서관에서 많이 빌려보는 것이었다.
그래서 상대적으로 도서관에 책이 많았던 것이었다.
비싸서 사람들이 다 사서 볼 수 없기 때문이다.
한국은 비교적 캐나다 보다는 책이 저렴한 편이고
구매해도 빠른 시간 안에 배달을 해주니 정말 편리하다.
반면 캐나다는 책이 비싸다.
같은 책도 한국에서 파는 가격이 더 저렴하다.
도서관에 신간이 나오면 빛의 속도로 달려가 빌리거나
온라인으로 Hold 해서 책을 예약 한 뒤 빌려가도 된다는 연락을 받으면
도서관에서 가서 빌리면 된다.
신간은 예약이 길어서 한참 기다려야 한다.
비교적 저렴한 세트를 찾아보았다.
이 가격에서 배송료도 $5.75가 붙는다.
어떻게 한국은 책 종이의 질이 좋으면서 가격이 저렴할 수 있는지 신기하다.
IELTS 같은 문제집도 한국이 더 저렴하다.
같은 책이어도 한국이 더 저렴하다.
그러니 혹시 캐나다에서 IELTS공부를 하려고 마음을 먹었다면
관련된 서적은 한국에서 사 오자.
캐나다는 책 값이 비싸다.
8. 집에 깔려있는 카펫
온돌 문화가 없는 외국은 바닥이 춥고
히터나 벽난로로 공기를 데우는 시스템이기 때문에
공기는 훈훈해도 바닥은 차가워서
겨울에 양말이나 슬리퍼는 필수이다.
캐나다에 왔을 때 바닥이 마룻바닥이 아닌 카펫이 깔려 있어서 신기하고 좋았다.
한기가 없고 폭신폭신해서 추운 겨울에 따뜻하고 좋았다.
아이들이 뛰어도 층간소음을 흡수해 줄 것 같은 느낌이랄까.
모든 캐나다 집에 카펫이 깔려 있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집이나 콘도에 카펫이 깔려 있으면 포근하고 확실히 따뜻하다.
아이를 키우면서 카펫의 단점이 보이며 불편해지기 시작했다.
카펫은 그만큼 먼지가 많다.
다이슨 카펫용으로 하루에 두 번씩 청소기를 돌려도
돌릴 때마다 한 통을 다 채울 정도의 먼지가 나온다.
애완동물을 키우는 집은 더 심하다.
애완동물의 털이 카펫에 들러붙기 때문이다.
청소기와 물걸레로 깨끗하게 청소해야 하는 사람은 카펫이 지저분해서 싫다고 하고
특히, 유학생이 많이 살았던 집은 카펫이 더 지저분하다.
혹시라도 아이들이 물을 쏟으면 손쌀같이 달려가서 닦으며 물을 최대한 흡수해야 하고
카펫에 얼룩이라도 생길까 아이들에게 화를 많이 낸다.
가끔 좀벌레가 나타나서 잡으려고 하면 카펫 속으로 들어가 숨어버리고 찾을 수 없다.
캐나다에는 지금도 이, 벼룩이 존재하는데 그 이유 중 하나가 카펫이라고 한다.
학교나 아이들 문화센터에 서클타임을 카펫 위에서 하는데
이 카펫을 통해 많이 퍼진다고 한다.
9. 반려동물들이 살기 좋은 캐나다
많은 사람들이 강아지와 고양이를 많이 키운다.
산책도 자주 시키고
어딜 가든지 반려동물을 많이 데리고 다닌다.
오죽하면 캐나다는
아이, 여자, 반려동물이 살기 좋은 나라라는 말이 있을까.
강아지용 공원이 따로 있고
강아지들이 들어갈 수 있는 해변도 있다.
강아지를 키우면서 산책을 시키지 않으면
법적으로 문제가 될 만큼 견권(강아지 권리)도 중요하게 생각하는 캐나다이다.
하루에 두 번씩 산책을 자주 시키다 보니
반려동물들을 잘 씻기지 않는다.
비가 오나 눈이 오나 산책을 열심히 시키고
젖은 채로 집에 들어가고 잘 안 씻긴다.
그냥 발만 닦고 침대에 같이 눕거나 소파에 눕는다고 한다.
그래서 이나 벼룩이 많고 동물들을 통해 사람에게 많이 옮는다.
한 친구는 길을 걷다 귀여운 강아지를 보고 만지다가
강아지 털 사이에 벌레들을 보고 트라우마가 생겼다.
그 이후로 다시는 강아지들을 만지지 않고 다가가지 않는다.
인건비가 비싸다 보니 강아지 그루밍(강아지 미용)을 하는데 가격이 비싸다.
그리고 동물병원 가격이 비싸다.
한국도 그렇지만 캐나다도 비싸다.
나도 강아지와 고양이를 좋아해서 캐나다에서 다양한 반려견을
자주 만날 수 있어서 좋았다.
그러나 지금은 불편해졌다.
아이들이 노는 놀이터나 공원에 가끔 목줄을 풀어놓는 주인들도 있고
강아지 똥을 치우지 않는 무개념 주인들도 많고
이, 벼룩이 기승을 부릴 때면 반갑지 않기 때문이다.
아무리 강아지를 좋아한다고 해도
캐나다에서는 함부로 남의 강아지를 만지지 말자.
(물론 한국도 그렇지만)
10. 팁 문화
서비스직에 종사하고 있다면 팁이 반갑다.
나도 식당에서 서빙아르바이트를 하면서 받은 팁으로 생활비를 감당했다.
아무리 바빠도 더 친절하게 대하며 더 많은 팁을 받으려고 노력했었다.
한국에서는 아무리 친절해도 당연시 여겨졌지만
캐나다에서는 친절한 직원에게는 팁을 더 후하게 줘서
저절로 친절해졌다. 더 손님들에게 최선을 다했다.
그런데 막상 내가 손님으로 갔을 때는 팁이 반갑지 않다.
미용실, 식당 등 팁이 포함되면 가격이 더 비싸진다.
기본 팁이 내 음식값에 15%를 내야 한다.
요즘은 서브웨이 샌드위치 같은 곳도 팁을 내라고 청구된다.
그래도 좋은 서비스를 받았다면 팁을 내는 비용이 아깝지 않다.
하지만 서비스도 잘 받지 못하고
좋은 시간을 보내지 못했을 경우에도 팁을 내야 한다면
솔직히 내고 싶지 않고 돈이 너무 아깝다.
한 식당에서는 직원을 마냥 기다리고 부탁한 것을 받지 못하는 등
제대로 된 서비스를 받지 못한 적이 있다.
화가 나서 팁을 주지 않고 나왔다.
그러자 직원이 따라 나와서 팁을 내놓으라며 욕을 했다.
나는 소심해서 들어가서 다시 팁을 주고 왔지만
다른 언니는 그 직원에게 니 행동이나 똑바로 하라며
영어가 되든 안되든 소리를 질렀고
동전을 바닥에 던져주었다.
그 직원은 열심히 바닥에 떨어진 동전들을 주웠다.
당연한 것처럼 구는 무례한 직원들도 많다.
오죽하면 팁 문화를 폐지하자는 이야기도 나올까.
캐나다 한국일보 : 팁 문화 불만 쌓인 캐나다인, 폐지 지지까지 (koreatimes.net)
결론
항상 모든 것에는 장점과 단점이 공존하기 마련이다.
좋아 보이던 것도 나중엔 안 좋아질 수도 있고
싫거나 안 좋았던 것이 나중에는 좋아질 수도 있다.
솔직히 한국에 살면서 외국삶을 동경했다.
한국에는 없는 문화와 삶을 방식을 보며
다르게 살면 좋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한국이 좋은 것도 많다.
그리고 여전히 한국이 싫은 것도 많다.
캐나다에는 한국의 싫은 것과 캐나다의 싫은 것이 합쳐져 있는 것 같다.
나는 오늘도
싫고 불편하고 안 좋은 면만 보면서 불평하지 말고
좋고 편한 면만 보면서 행복하려고 노력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