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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도도한 스컹크 Nov 06. 2024

봉사활동 2

품고 있는 날개 

뜻깊은 행사에 참여해 준 봉사자들에게 고맙다며

부대의 장 같은 군인이 봉사자들 한 명 한 명에게 악수를 건네며 감사를 전했다.

'외국인 군인은 정말 멋있다!'

큰 키에 다부진 몸매라는 것은 이런 것이 아닐까 하고 생각했다.

외국 영화에서 보던 군인이 내 앞에 있는 느낌이다.

보잉 선글라스는 역시 외국인이 써야 멋지다.

감탄을 하며 나는 부대장과 악수했다.

와줘서 고맙다는 인사에 나도 당당하게 악수하며

"천만에요! 이런 행사에 참여할 수 있어서 기쁩니다."

라며 손을 힘차게 흔들었고

부대장은 씩 웃어주었다.

이런 남자친구가 생겼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봉사활동은 생각보다 재미있었다.

다른 나라에서 온 친구들을 만나며 지금 현재 무슨 공부를 하는지

캐나다에는 왜 오게 되었는지 등 이야기를 나누며 시간 가는 줄 몰랐고

(많은 외국친구들과 전공이 겹치는 사람은 한 명도 없었다.

국제학생은 많고 전공은 더 많다.)

마라톤이 시작되기 전에 테이블을 세팅하느라 바빴다.

마라톤이 시작되고 나서는 참가자들을 응원하고 물을 챙겨주고 

주변을 정리하며 부족한 물 채우기에 정신이 없었다.


나와 3~4명은 참가자들에게 물을 나눠주는 담당이었고

다른 3~4명은 지금이 몇 미터까지 온 지점이고

앞으로 몇 미터가 더 남았는지를 큰 소리로 알려주며

힘내라고 응원해 주는 역할을 했다.

그 외에 다른 봉사자들이나 직원들은

필요하다고 하는 것들을 도와주었고

마라톤 참가자들을 응원하는 역할을 했다.


많은 사람들이 가족 단위로 참가하는데

인상적인 것은 유모차를 밀며 달리는 가족들이 제법 많다는 것이다.

강아지도 생각보다 많이 참여한다.

열심히 달리기한 강아지들도 허겁지겁 물을 마셨고

유모차를 밀며 참가한 부도들도 힘들었지만 최선을 다했다.

참가한 어린아이들도 부모를 따라 뛰다가 유모차에 앉았다가 하면서

즐기는 모습이 많이 보였다.


가족들이 휴일에 이런 행사에 참여하다니.

정말 인상적이었다.


모든 봉사활동이 끝나고 우리는 뒷정리를 한 후 학교에 도착했다.

어느덧 오후 시간대를 넘어가고 있었고

새벽의 무서웠던 동네는 찬란한 햇살을 받으며 반짝이고 있었다.


오늘 하루도 알차게 보냈다는 생각에 뿌듯하다.

나중에 Co-op(실습)을 구하거나 일자리를 구할 때 

이력서에 한 줄 쓸 수 있다는 생각에 기뻤고

혹시라도 한국에 돌아가야 한다 하더라도

캐나다의 경험을 만들 수 있어서 좋았다.


그리고 시간은 빠르게 흘러 어느덧 겨울이 왔다.

캐나다의, 특히 배리의 겨울은 정말 혹독했고

아무런 사전 조사도 없었던 나는 거리에서 죽을뻔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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