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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임태홍 Apr 06. 2024

좀 더 멋진 K-pop이 되었으면

블랙핑크가 부른 <휘파람>의 노랫말입니다.


"넌 너무 아름다워, 널 잊을 수가 없어
그 눈빛이 아직 나를 이렇게 설레게 해, boom, boom.
24, 365, 오직 너와 같이 하고파
낮에도, 이 밤에도, 이렇게 너를 원해, mmm, mmm"


제니의 랩 부분입니다. 


"Yeah, 모든 남자들이 날 매일 check out
대부분이 날 가질 수 있다 착각.
절대 많은 걸 원치 않아, 맘을 원해 난 (uh)
넌 심장을 도려내 보여봐.
아주 씩씩하게, 때론 chic, chic 하게
So hot, so hot, 내가 어쩔 줄 모르게 해 (uh)

나지막이 불러줘. 내 귓가에 도는 휘파람처럼"


로제와 지수가 부릅니다. 


"이대로 지나치지 마요. 너도 나처럼 날 잊을 수가 없다면, whoa

널 향한 이 마음은 fire, 
내 심장이 빠르게 뛰잖아. 점점 가까이 들리잖아."


마지막 끝나는 부분입니다.


"바람처럼 스쳐가는 흔한 인연이 아니길
많은 말은 필요 없어, 지금 너의 곁에 나를 데려가 줘, ooh"


7년 전에 발표된 이 노래, 지금 조회수가 9억에 가깝습니다. 세계 팝음악 역사에 길이 남을 기록이고, 또 명곡입니다. 하지만 그 가사를 음미해 보면 너무도 실망스럽습니다. 


우리나라 가요는 70년대의 박정희 시대, 80년대의 전두환 시대를 거치면서 성장했습니다. 군사 독재정권은 가수들을 탄압하고 노랫말을 검열했습니다. 그러한 시련을 견뎌내면서 90년대의 민주화시대를 거쳐 폭발적으로 성공한 것이 K-pop입니다. 


노랫말만 본다면 요즘 K-pop의 가사는 어두운 시대를 거치면서 스스로를 파괴해 버린 저항의 투사와도 같습니다. 읽어도 무슨 말인지 모르게 만들거나, 혹은 직설적으로 자기 의사를 전달하고자 하는 저항입니다. 아니면 70년대와 80년대에 독재정권의 지침에 순응하면서 자신의 마음을 은유적으로 표현한 선배 가수들의 태도를 거부하는 반항 같기도 합니다. 아니면 인기를 위해서 그저 미국 팝을 모방하는 것일 수도 있습니다. 


아직도 배고픈 작곡가, 가수, 그리고 기획사들에게 너무 배부른 요구일지도 모르지만 좀 더 멋진 K-pop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이제 K-pop은 그래도 되는 단계에 오지 않았는가요? 전 세계 최고인 미국 팝계도 두려워하는 K-pop 업계. 더욱 발전해서 다음과 같이, 아름다운 가삿말로 전세계 모든 사람들을 매혹하는 노래들이 많이 많이 나오길 희망합니다.


"나는 요, 비가 오면 추억 속에 잠겨요.

그댄 바람소릴 무척 좋아하나요?

나는 요, 바람 불면 바람 속을 걸어요.


외로운 내 가슴에 남몰래 다가와,

사랑을 심어놓고 떠나간 그 사람을

나는 요, 정말 미워하지 않아요.


그댄 낙엽 지면 무슨 생각하나요?

나는 요, 둘이 걷던 솔밭길 홀로 걸어요.

그댄 봄비를 무척 좋아하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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