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론부터 말씀드리자면 살 수는 있습니다~ 무인도가 아니기 때문이죠^^
제가 살고 있는 섬에 대해 조금 알려드릴게요!
이 섬은 전라남도의 완도군에 속한 전복양식을 주로 하는 곳의 아주 작은 섬입니다.
배를 타는 곳 선착장이 하나이고 오로지 그곳으로 육지로 나갈 수 있습니다.
다행히 배에 차를 5대~6대 정도 실을 수 있어서 언제나 선착순이 존재하기도 합니다.
시어머니 시절에는 차를 배에 실어서 다니지도 못했다고 하더군요.
몇 년 전만 해도 하루 3번만 운항하는 배가 있었는데요. 다른 섬을 한번 경유해서 완도나 해남땅끝으로만 나가는 뱃길이 있었습니다. 최근 3년 정도 전부터 오전에 단 하루 1번이지만 해남 땅끝으로 차를 배에 싣고 육지로 나갈 수 있게 되면서 엄청 편해졌습니다. 섬에는 오로지 전복양식을 위한 생활하는 섬이라서 관광지가 아니다 보니 아무것도 없습니다.
마트도 없고요, 편의점도 치킨집도 문구점도 없습니다.
쿠팡이라는 것이 얼마나 좋은 것인지 정말 몸으로 체감합니다. 택배는 날씨가 안 좋아서 배가 안 다니는 경우를 빼고는 다른 곳과 배송일이 비슷합니다. 빨라서 좋아요. 거의 대부분 택배주문이거나 옆 섬에 있는 농협 하나로마트를 이용하곤 합니다. 옆 섬은 좀 더 큰 섬이라서 다행히 편의점, 치킨집, 문구점 그리고 햄버거 집도 있습니다.
와 그런 데서 어떻게 살지? 그런 생각이 드시나요?
그런데.. 살아지네요. 제가 살고 있으니까요.^^
학교는 유치원과 초등학교만 있습니다.
그래서 중학교를 입학하기 위해서 기러기아빠들이... 이곳에도 많습니다.
아마도 저의 첫째 딸도 ㅎ초3이라서 중학교 입학 부분이 현재 점점 고민이 되어가는 중입니다.
너무 단점만 얘기드린 것 같네요. 장점도 많답니다.
첫 번째 장점은 아이들이나 엄마들이 과도한 교육열에 영향을 덜 받아 비교적 순하고 자유롭게 생활을 한다는 점입니다. 가정학습지를 하는 경우도 있는데요 어쨌든 학원이 없다 보니. 과외를 하거나 자체적으로 공부를 합니다.
두 번째 장점은 편의점이나 마트가 없어서 외식은 물론이고 식비가 아무래도 도시보다는 덜 들어요. 배달음식앱이 제 핸드폰에는 깔려있지 않습니다. 제가 조금 힘든 부분도 있는데요, 익숙하게 몇 년 지나다 보니 그렇게 살아가고 있습니다.
세 번째 장점은 도시보다는 공기가 좋은 편입니다. 물론 엄청나게 깨끗하다고는 말씀드리기 어렵습니다. 몇 년 전부터 미세먼지가 자주 보이더라고요. 중국이 가까운 것인지, 미스터리합니다. 그래도 차가 다니는 것도 도시에 비하면 적고, 공장연기를 맡을 일도 없고, 이리저리 비교해 봐도 공기가 상쾌한 것 같습니다.
평일에는 일하고 주말에는 보통 육지로 나가 스트레스를 푸는 것이 이 섬의 모습 같기도 합니다. 육지의 밤문화, 배달문화 엄청 좋아하지요. 갇혀사는 섬의 모습은 아니니 안심하셔도 좋습니다. 외딴섬이지만 고립되어서 사는 삶이 아니니까요. 언제든지 원할 때 외부로 나가 즐기다가 옵니다.
이번에 막내가 두 돌이 되었는데요. 그전까지는 아이 데리고 어디 외출할 엄두를 못 냈습니다. 주변의 유명하다는 섬들이나 유명 관광지도 다녀와본 곳이 손에 꼽혀요. 근처 사는 데도 불구하고 전혀 누릴 줄 몰랐다는 사실은 도시에서 사나 섬에 사나 비슷한 것 같습니다.
아이가 점점 성장함에 따라 아이들 손을 잡고 다른 섬들을 투어 하며 다니는 꿈을 꾸기 시작합니다.
아이들에게도 평생 잊지 못할 추억이 되겠지요. 아마도 자연의 묘미를 알아가는 나이가 될 때까지 섬 여행은 상상 못 할 테니까요. 혼자서 섬 여행 계획을 세워보고 좋아하는 섬에 사는 마흔 살 아이 셋 엄마의 이야기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