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atchet 다시 읽어보기

10. 버티는 힘과 예민한 눈, 그리고 회복력

by 제이오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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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리 폴슨의 <손도끼(Hatchet)>를 다시 한번 읽었다. 13살 소년 브라이언 로브슨이 부모의 이혼으로 마음의 상처를 입고 살아가는데 어느날 아버지를 만나기 위해 소형비행기를 타고 캐나다 북부로 향한다. 조종사가 심장마비로 갑자기 사망하게 되고, 비행기는 캐나다 숲속 호수에 추락한다. 가까스로 살아남은 브라이언에게 가진 것이라고는 어머니가 작별 선물로 주신 작은 손도끼뿐이었다. 숲에서 구조를 기다리며 굶주림, 모기 떼, 추위와 싸우며 비관하던 어느날, 시행착오 끝에 손도끼를 바위에 쳐서 일어나는 불꽃으로 불을 피우는데 성공한다. 불은 온기를 줬을뿐만 아니라 해충으로부터 보호도 해주었고 요리할 수 있는 수단이 되기도 했다. 더욱이 이 불은 그에게 희망의 상징이 된다. 그는 점차 자연의 소리에 귀를 기울이고 물고기 잡는 법, 사냥하는 법을 익히며 자연의 일부가 되어간다. 그러나 야생의 삶은 녹록치 않다. 고슴도치에게 찔리기도 하고, 무스에게 공격도 당하고 토네이도를 만나기도 한다. 그럼에도 브라인어는 포기하지 않고 인내하며 다시 시작하는 법을 배운다. 호수에 가라앉았던 비행기 꼬리 부분에서 생존 배낭을 찾고 그안에서 발견한 비상용 무전기를 켜게 되고 그 신호를 포착한 구조 비행기에 의해 54일만에 구조 된다.


이 소설은 한 소년의 생존기로 담았기에 항상 "만약 내가 브라이언리라면 숲에서 어떻게 살아갈까?"에 대한 각자의 생존 방법에 대한 이야기로 독후 활동을 기획하였다. 혹은 도구가 인간을 어떻게 변화시키는지에 대한 내용으로 수업을 디자인하기도 했다. 그런데 기후와 환경이라는 주제로 수업을 하는 과학과 선생님들을 보면서 이 책을 현대 기후 위기에 주는 메시지로 다시 읽어 보기로 했다. 브라이언은 오직 생존에 필요한 만큼만 사냥하고 채집한다. 과잉 생산과 과잉 소비가 불러온 기후 위기 시대에 브라이언의 최소한의 삶은 지속가능한 미래를 위한 해답을 제시하고 있다고 본다. 브라이언처럼 자연의 속도에 인간의 속도를 맞추는 순응적 자세가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아닌지 시사하고 있다.


소설 속 브라이언의 가장 큰 변화는 감각의 예민화이다. 그는 점차 자연의 신호를 해석하는 새로운 눈(new eyes)을 갖게 된다. 숲을 하나의 배경으로 보지 않고 낱낱의 '신호'로 읽기 시작하는 것이다. 나뭇가지 꺾이는 소리가 바람 때문인지 짐승의 발걸음 때문인지 구별하게 되고, 물의 굴절 때문에 물고기를 잡을 때 겨냥 지점을 자꿔야 한다는 것을 세심한 관찰을 통해 터득한다. 이런 측면은 어디선가 익숙하다. 이런 눈으로 숲을 바라본 여성이 있었는데...맞다. 호프 자렌의 <랩걸>에서도 작가는 숲의 신호를 읽어내는 과학자였다. 이리하여 브라이언은 도시에서 살았을 때는 즉각적인 결과물을 원했지만, 숲에서는 '기다림'이 생존의 핵심임을 배우게 된다.


There were plenty of logs around. The shore was littered with driftwood, new and old, tossed up and scattered by the tornado. And it was a simple matter to find four of them about the same length and pull them together.

Keeping them together was the problem. Without rope or crosspieces and nails the logs just rolled and separated. He tried wedging them together, crossing them over each other-nothing seemed to work. And he needed a stable platform to get the job done. It was becoming frustrating and he had a momentary loss of temper-as he would have done in the past, when he was the other person.

At that point he sat back on the beach and studied the problem again. Sense, he had to use his sense. That's all it took to solve problems-just sense.

It came then. The logs he had selected were smooth and round and had no limbs. What he needed were logs with limbs sticking out, then he could cross limbs of one log over the limbs of another and "weave" them together as he had done his wall, the food shelf cover, and the fish gate. He scanned the area above the beach and found four dry treetops that had been broken off by the storm. These had limbs and he dragged them down to his work area at the water's edge and fitted them together. (160-161)

주변에는 통나무가 아주 많았다. 해안가에는 토네이도로 인해 밀려오고 흩어진 새 유목과 오래된 유목들이 즐비했다. 비슷한 길이의 통나무 네 개를 찾아 한데 모으는 것은 간단한 일이었다.

문제는 그것들을 하나로 묶어두는 것이었다. 밧줄이나 가로대, 못이 없으니 통나무들은 자꾸만 구르고 제각각 흩어져 버렸다. 그는 통나무들을 서로 끼워 맞춰 보기도 하고, 엇갈려 놓아 보기도 했지만 아무것도 소용없는 듯했다. 일을 완수하려면 안정적인 발판이 필요했다. 슬슬 짜증이 나기 시작했고, 예전의 그—예전의 다른 사람이었던 시절의 그—였다면 그랬을 것처럼 순간적으로 화가 치밀어 올랐다.

그 순간 그는 해변에 물러나 앉아 문제를 다시 곰곰이 따져보았다. 이성, 이성을 발휘해야 했다. 문제를 해결하는 데 필요한 것은 오직 그것, 바로 이성적인 판단력뿐이었다.

드디어 생각이 떠올랐다. 그가 골랐던 통나무들은 매끄럽고 둥근 데다 잔가지가 하나도 없었다. 그에게 필요한 것은 가지가 튀어나온 통나무였다. 그래야 이전에 벽이나 식량 선반 덮개, 물고기 가두리를 만들었을 때처럼 가지들을 서로 엇갈리게 해서 "엮을" 수 있기 때문이었다. 그는 해변 위쪽을 훑어보았고, 폭풍에 부러진 마른 나무 꼭대기 네 개를 찾아냈다. 여기에는 가지들이 달려 있었다. 그는 그것들을 물가 작업장으로 끌고 내려와 서로 끼워 맞추었다.


하지만 하나만 바꿔보기에서 오늘 얘기할 부분은 다른 데에 있다. 브라이언의 캐나다 숲에서 겪게 되는 이야기는 그의 특정 모험 이야기가 아니라 우리들 각자의 삶의 모습과 같다는 것이다. 예기치 못한 사고를 겪고 고립에 절망에 빠졌다가 생존을 위한 투쟁에서 '불'을 발견하고 또 다른 시련과 변화를 겪으며 끝내 구조되어 제2의 삶을 사는 이야기이니 말이다. 각자의 삶에서 스스로 회복력을 갖게 된 이야기로 이 책을 읽어야 한다고 생각했다. 어려움 속에서 마음이 어떻게 강해지는지, 회복력은 어떻게 얻게 되는지에 대한 주제로 수업을 디자인하기로 했다. 수업 주제는 '나의 손도끼는 무엇인가?-시련을 희망으로 바꾸는 회복력'이다. 이 수업을 위해 다음과 같은 순서대로 적용해 본다.


첫번째, '구 브라인언'과 '신 브라이언'을 비교해 보는 것이다. 브라이언이 사고 직후 가졌던 부정적인 생각들이 어떻게 긍정적이고 능동적인 태도로 변했는지 분석해 보는 것이다. 이 지점에서 다음과 같은 질문을 던져 보았다. "브라이언이 자살을 생각했을 정도로 절망했던 순간, 그를 다시 일으켜 세운 결정적인 생각은 무엇이었을까?" 이 질문에 대한 답을 구하는 과정에서 학생들은 누군가 나를 구하러 오겠지 하는 수동적 희망과 스스로 답을 찾고자 하는 능동적 희망의 차이를 알게 된다.


두번째, 손도끼의 의미를 찾아보는 것이다. 일종의 '정신적 생존 배낭' 만들기를 해보는 것이다. 이 소설에서 손도끼는 물리적인 도구이기도 하지만 브라이언의 '의지'를 상징하고 시련을 희망으로 바꾸는 회복력을 의미한다. 우리에게 시련이 닥쳤을 때 무너지는 마음을 일으켜 세울 무형의 도구 3가지를 정해보자. 누군가는 인내심일 수 있고, 누군가는 낙천적인 유머 감각일 수 있다. 비쥬얼 작업으로 배낭 그림 안에 각자가 생각하는 회복력의 요소들을 단어나 그림으로 채워가는 것이다. 여기서 핵심 질문은 다음과 같다.

"절망을 희망으로 바꾸기 위해 우리에게 필요한 마음의 근육에는 어떤 것들이 있을까요?"

"거친 세상이라는 야생으로 나가는 여러분에게, 가장 든든한 '무형의 생존 도구' 3가지는 무엇입니까?"

"인내, 유머, 용기 중 지금 당신의 배낭에 가장 먼저 채워야 할 도구는 무엇이며 그 이유는 무엇인가요?"


세번째, '실패'를 '학습'으로 재정의해보는 활동이다. 숲에 조난된 뒤에 브라인어는 불 피우기에 실패하고 물고기른 놓치는 등 많은 실패를 경험한다. 여기서 브라이언의 시점에서 '실패의 재구성' 일기를 써보는 활동을 해볼 수 있다. 예를 들어 처음으로 물고기를 놓쳤을 때 그 실패가 그에게 어떤 교훈을 주었는지 짧은 일기를 써보는 것이다. 여기서 핵심 질문은 "브라이언은 왜 실패했을 때 포기하지 않고 다르게 시도했을까?"이다.


위 내용을 바탕으로 수업한다면 올해 질문있는 수업은 더욱 풍성해지지 않을까 한다.

수요일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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