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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물구나무 Dec 05. 2023

고기에 진심인 나라

파라과이 바베큐 아사도

 동네 친구들과 공원으로 놀러 갔다. 우리 동네에는 한국인은 우리 가족 밖에 없어서 동네 친구들은 파라과이 현지인들이었다.


 공원에 도착을 하니 한 친구는 통에 숯을 넣고 불을 피웠고 차를 가져간 친구는 트렁크를 열더니 커다란 스피커를 꺼내 음악을 틀었다.

 숯을 피운 친구는 고기를 굽기 시작했다. 고기는 통갈비와 소시지 같이 생긴 초리소가 전부였다.

파라과이 아사도
초리소(chorizo)는 돼지고기와 비계, 마늘, 피멘통(pimentón, 빨간 파프리카 가루)을 사용하여 만든 스페인의 대표적인 소시지이다.


 고기를 굽는 친구만 빼고는 나머지 애들은 가져간 맥주와 음료수를 마시면서 음악에 맞춰 춤을 추었다.

 한참을 구운 고기가 맛있게 구워졌고 애들은 고기를 썰어 먹었고 나도 한 점 집어 먹었는데 아무 간도 하지 않고 그냥 굵은소금만 뿌린 통갈비였지만 의외로 맛은 있었다.

  그런데 질겼다. 질겨도 너무 질겨서 나는 너무 질기다 어떻게 하면 되냐 물었더니 애들은 그냥 몇 번 씹다가 꿀꺽 삼키고 콜라 한잔 마시면 된다고 했다.


 그렇게 나는 고무지우개 같이 질긴 아사도 갈비를 뜯으면서 저녁까지 애들하고 춤을 추고 놀았다.

아사도를 굽고 있는 필자의 친구
아사도(스페인어: asado)는 아르헨티나, 우루과이, 칠레, 파라과이 등 남아메리카 남부 지역의 전통 바비큐이다. 아사도 행사는 가우초 전통의 하나이며, 아르헨티나의 국민 음식 가운데 하나로 여겨진다.


 남미는 한국과 달리 소를 방목을 해서 키우기 때문에 소가 많다. 덕분에 고기 값도 비싸지 않아서 현지인들은 주식으로 고기를 먹고 또 어디를 가던지 바비큐의 문화가 일상이다.

파라과이 농장

 바비큐 파티라 해도 특별한 것은 없고 대신 그들의 문화는 먹는 것보다는 춤추고 노는 것을 더 즐거워한다.


 한국은 가족, 친구끼리 야외로 놀러 가면 삼겹살부터 여러 고기와 각종 쌈과 반찬 그리고 과일까지 준비를 하고 옹기종기 모여 앉아 대화를 하면서 가져간 음식들을 먹는다. 하지만 남미인들은 한국과는 다르게 춤과 축구 위주다.

 심지어는 테이블 세팅도 안 하고 바비큐 굽는 사람이 고기를 구워 잘라 놓으면 춤추거나 축구하다 와서 고기를 집어 먹고 맥주 한잔을 하고는 다시 즐기러 간다.

 한국은 역사적으로 보면 보릿고개 같은 먹을 것이 없는 힘든 시간을 지냈기 때문에 먹는 것이 중요했고 남미의 경우는 먹을 것이 풍부했기 때문에 먹는 것보다는 즐기는 것을 더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나 하는 생각을 해본다.

 혹시 남미로 여행이나 이민을 생각하고 계신 분들이 계신다면 조급함 보다는 그들처럼 여유를 가지는 마음을 가지고 가시는 것을 적극 추천한다.

-LIFE IN PARAGU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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