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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물구나무 Dec 01. 2023

무장 강도를 당하다

브라질 치안에 대해서

 청바지 1000벌을 트럭에 싣고 운전수와 함께 납품을 가는 길이었다.

 시내를 벗어나 외진 곳에 들어섰는데 갑자기 검은 승용차 한 대가 트럭을 막고 서더니 3명의 남자들이 권총을 들고 내렸다.

 순간 나는 사복 마약경찰이나 세금단속반이라 생각을 했고 총든 남자 중 한 명이 '우리는 경찰이다'라고 소리치면서 나를 트럭에서 잡아 꺼냈다.

 나는 무슨 일이냐고 물었지만 그는 대답은 하지 않고 자기 차에 빨리 타라고 소리만 질러댔다.


브라질은 물건을 운송할 때도 운송용 세금계산서를 발행해야 한다


 무언가 이상한 느낌이 들어 그들의 차에 타지 않고 머뭇 거리고 있었더니 그중 한 명은 나를 차 앞자리로 밀어 넣었고 자신은 뒷좌석에 타서 내 옆구리에 총구를 겨눴다.

 옆을 봤더니 다른 남자는 트럭에 올라타서는 운전수에게 총을 겨누더니 어디론가 떠났다.

 나는 아... 무언가 잘못되었다 경찰은 아닌 거 같다라도 생각을 했지만 벌써 나를 태운 승용차는 어디론가 향하고 있었다.

브라질 청바지 가게

  내 옆에서 총을 겨누고 운전을 하고 있는 남자는 자기들은 경찰이 아니고 강도라고 했다.

 나는 그 소리를 듣고는 바로 고개를 숙였다. 그는 고개를 들라고 소리쳤다.

나는 "고개 들어 네 얼굴을 보면 날 죽일 것 아니냐" 했더니 강도는 계속해서 자기를 보라고 했다. 내가 계속 거부했더니 안 죽일 거니까 자기 좀 보라는 것이었고 나는 더 이상 반항을 한다면 진짜로 죽일 거 같아서 그의 얼굴을 봤다.

 그는 나에게 "어때 잘생겼지? 넌 영화를 너무 많이 본 것 같아"라면서 크게 웃었고 뒤자석에 타고 있던 강도는 둘 중에 누가 잘 생겼나면서 껄껄 거렸다.

 그렇게 나의 왼쪽 옆구리에는 총구 두 개가 겨눠진 채로 한참을 갔다.

 나는 그 상태로 이것저것 생각했다. 내가 안전벨트를 풀고 문을 열고 뛰어내린다면 살 수 있을까? 나도 싸움 좀 하는데 기회를 봐서 한 대 때리고 탈출을 할까? 하는 별별 생각을 하고 있는데 갑자기 긴장감이 몰려왔다.


브라질은 마약범 검거를 위해 간혹 사복 경찰들이 다닌다


 나는 운전하고 있는 강도에게 내가 좀 긴장이 많이 돼서 그러는데 담배 하나만 펴도 되냐 물었더니 그는 이렇게 대답을 하면서 담배를 피워 물었다.

 "담배는 몸에 나쁘다. 오래 살려면 담배 끊어라. 난 오래 못살거니 펴도 된다"

 얼마의 시간이 지나고 나는 강도에게 말했다.

 "내가 아들이 하나 있다. 이혼해서 부인도 없고 나 죽으면 우리 아들 키울 사람이 없으니 때려도 좋으니 죽이지만 말아줘라"

 그는 "나는 아이가 세명이고 뒤에 재는 4명이라 우리가 이 짓 하는 거다. 참 먹고살기 힘들지? 그리고 너 작아서 때릴 곳도 없다"라고 하면서 한숨을 쉬더니 대통령 욕부터 정치 이야기, 축구 이야기, 도망간 자기 부인 이야기 등등 계속 주절거렸다.


 그렇게 한 시간 정도 나를 데리고 시골길을 다니더니 전화 한 통화를 받고는 나에게 "너 운 좋다 내 얼굴도 봤는데 그냥 살려줄게 대신 내가 차를 세우면 뒤도 돌아보지 말고 뛰어가라 안 그러면 진짜 쏠 거다"

 그러면서 지금이야 뛰어내려했고 나는 천천히 가는 차에서 내려서 뒹굴었고 차는 급하게 출발을 하였다.

 휴대폰과 지갑까지 뺏긴 나는 한참을 걸어 큰길까지 나왔고 택시를 잡아 타서 공장에 왔다. 공장에는 이미 트럭 운전수가 몇 대 맞았는지 얼굴이 부어 있었고 우리는 경찰에 신고를 했고 출동한 경찰에게 상황을 이야기했지만 며칠이 지났지만 강도가 잡혔단 말도 빼앗긴 물건도 찾았다는 말은 들을 수가 없었다.  


브라질 청바지 시장은 유태인이나 아랍인들이 거의 운영을 한다


 결국 나는 1000벌의 청바지 대금을 물어줘야 했고 운영금 부족과 경기 침체로 인해 운영하던 공장은 문을 닫았다.

 지금 와서 돌아보면 그냥 영화 같은 이야기지만 그 당시에는 정말 피가 말리는 순간이었고 한동안은 잠도 제대로 잘 수가 없었다.


-LIFE IN BRASIL-

브라질 경찰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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