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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물구나무 Jun 15. 2024

외계인이 약속한 초능력

IF... 영화 같은 이야기

마음이 답답하고 울적할 땐 아파트 옥상에 올라가서 하늘멍을 때리곤 한다.

 오늘따라 글도 잘 안 써지고 날도 구물구물 하기도 해서 담배나 한 대 피우려고 아파트 옥상으로 올라가 하늘을 보며 멍 때리고 있었다. 그 순간 갑자기 내 머리 위로 이상한 커다라 물체가 멈추었고 나는 그 물체 안으로 빨려 들어가면서 정신을 잃어버렸다.

 얼마의 시간이 지났는지 모르지만 나는 눈을 떴고 내 앞에는 정우성, 장동건, 현빈 뺨치게 잘생긴 남자들과 손예진, 송혜교, 수지 저리 가라 하게 예쁜 여자들이 서있었고 나는 온몸이 묶인 채로 그들을 멀뚱하게 바라보았다.

 나는 여긴 어디고 너네 들은 누구냐고 물었고 그중 한 사람이 대답을 했다.

자기들은 명왕성에서 온 사람들이고 여긴 그들의 우주선 안이라고.

 나는 그럼 너희들은 외계인이냐 그런데 왜 우리랑 똑같이 생겼나 거듭 물었고 그중에 가장 잘 생긴 남자가 답을 했다. 그가 답한 내용을 요약해 보면 아주 오래전 명왕성이 인구 포화 상태가 되어 그들 일부를 지구로 이주시켰고 지금 지구인들은 그들의 후손인 것이라는 것이었다. 그래서 생긴 것이 자기네들과 똑같지만 자기들 능력은 지구인과는 엄청나게 다르다고도 말을 했다.

 엄청난 능력을 가진 자들이 왜 지구에 왔냐 나는 물었고 그는 이렇게 답했다.

 자기네 별에는 대머리가 없는데 왜 지구에는 대머리가 있는 것인지 그 연구를 하러 왔고 지구에 있는 대머리 중에 가장 잘생긴 내가 그들의 실험 대상으로 뽑혔다는 것이었다.

  그러고 나서는 이것저것 나를 검사를 하였고 검사가 다 끝났는지 협조해 줘서 고맙다며 선물로 내가 원하는 능력 한 가지를 주겠다고 했다.

 어떤 능력이든 무엇이든 다 가능하냐 물었더니 죽은 사람만 다시 살리는 것만 빼고 다 가능하다며 원하는 능력을 말하라고 했다.

 나는 곰곰이 생각했다.

 투명인간이 되게 해 달라고 할까?  음.. 투명인간 돼서 머 하려고? 끽해야 여탕이나 기웃거리고 은행이나 털게 뻔한데 에잇.

음.. 그럼 독심술 능력을 달라고 할까? 하... 독심술 능력 가져서 뭣하게? 주윤발처럼 도신이 될 것도 아니고 사람들이 내 글 재미없다는 속마음이나 들으면 속만 터질 거야 그래서 패스~

 슈퍼맨이 되게 해달라고 할까? 에잇 머 내가 지구를 지킬 것도 아닌데 그 능력 가져서 어디다 쓰게 패스~

 머릿속이 터질 거 같았다. 어떤 능력을 달라고 할까 고민 고민 하고 있으니 외계인은 빨리 말해달라며 가야 한다고 짜증을 내기 시작했지만 나는 결정을 할 수가 없었다.

 외계인은 한숨을 쉬면서 그럼 능력은 다음에 지구에 올 때 그때 줄 테니 그때까지 원하는 능력을 생각해 두라고 하고 나를 옥상에 다시 내려놓고 휑하니 날아가버렸다.

 우리들은 초능력자가 되고 싶은 보통 사람들이다. 그래서 어릴 때는 슈퍼맨이 되고 싶어 보자기 하나 둘러 매고 장독대에서 뛰어내리기도 하고 요술공주 세리가 되고 싶어서 문방구에서 플라스틱 요술봉도 샀었다. 사춘기에 들어설 때면 여탕이 궁금해서 투명인간이 되기를 원한적도 있었고 육백만 불이 얼만지도 모르면서 두두두두 하면서 육백만 불 사나이 흉내 내면서 그렇게 자라왔는지도 모르지만 머리가 다 빠진 대머리가 된 지금도 아... 나도 변강쇠가 되었으면 좋겠다는 푸념을 하면서 쏘팔메토를 먹는 건 아닌가 싶다.

 조만간 현빈 닮은 외계인은 다시 올 것이고 아직 난 어떤 능력을 받을지 정하지 못하고 있다.


 영화 같은 혹은 만화 같은 이야기이고 말도 안 되는 이야기지만 나는 진지하게 한번 생각을 해봤다. 이 세상에는 말도 안 되는 일들이 가끔은 일어나기도 하니까.

 나에게 정말 필요한 능력은 무엇일까 하는 질문을 스스로에게 던지면서 글을 맺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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