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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물구나무 Aug 13. 2024

난 늙었으니까 대접해 줘

-물구나무서서 생각하기

70대 한국 할아버지와 10대 브라질 소년이 무슨 이유인지는 모르지만 말다툼을 하고 있다.
한국 할아버지가 "야! 나 75살이야"
그러자 브라질 소년은 "난 17살이야"라고 했고 한국 할아버지는 "난 75살이고 너만 한 손자가 있어 난 나이 많아" 그러자 브라질 소년은 "너 나이 많은 거 알아. 나도 집에 가면 할아버지가 있어"라고 했고 한국 할아버지는 계속해서 본인이 나이 많다고 큰소리를 내서 말했지만 브라질 소년은 "그래서 어쩌라고?" 하면서 할아버지에게 말을 했다. 결국 할아버지는 혼자서 구시렁구시렁 욕을 하면서 자리를 떴다.

미루어 짐작건대 할아버지는 본인이 나이가 많으니까 대접해 달라는 것이었지만 브라질 소년에게는 그것이 통하지가 않았던 것이었다.


필자는 나름대로 나이 든 사람들을 늙은이, 노인, 어르신 이렇게 세분류를 한다.

필자가 생각하는 늙은이들이란 본인이 나이가 많다고 무작정 대접만 해달라고 하고 권리만 주장하는 사람들이다. 사람들이 있건 없건 지하철 경로석에 술에 취한 채 앉아 큰소리로 떠들거나 휴대폰 볼륨을 크게 한채 유튜브나 음악을 듣는 사람들, 뒤에 차가 밀리든 말든 인도건 차도건 아랑곳 하지 않고 폐지가 잔뜩 든 카트를 밀고 가는 사람들, 광화문 같이 사람들 많은 대중장소에서 막걸리판 벌리고 아무 곳에서나 담배를 피우고 아이들이 있던 없던 쌍욕을 해대는 그럼 부류의 사람들을 필자는 늙은이라고 분류를 한다.

노인은 일반적으로 나이 든 사람들을 칭한다. 있는 듯 없는 듯 특별하게 남에게 피해도 주지 않고 그냥 조용하게 지내는 그런 사람들이다.

어르신은 늘 남을 먼저 배려하고 본인의 행동이 남에게 피해를 주지 않을까 생각하면서 나이가 들었다고 대접받기보다는 베풀면서 살아가는 그런 사람들이라도 생각한다.

필자의 지인 한분은 아주 특별한 일 아니면 출퇴근 시간에는 대중교통을 이용하지 않는다. 지하철을 이용할 일이 생겨도 꼭 문 앞에만 서계신다. 이유를 물었더니 아직은 경로우대석에서 우대를 받고 싶진 않고 일반 좌석에 가면 젊은이들이 자리를 양보를 할 것인데 삶에 지친 그들이 조금이라도 앉아서 쉴 수 있고 부담을 느끼게 해주지 않게 하기 위해 문 앞에만 서계신다고 했다.
사람들과 이야기할 때도 자신의 이야기만 말하지 않고 최대한 상대의 말을 집중해서 들어준다. 아랫사람들과 차를 마시던 식사를 하던 꼭 먼저 가서 계산을 하시기도 한다.
 그분을 보고 있자면 참 중후하고 멋지게 나이를 드신 거 같아서 한편으로는 부럽기도 했다.

지천명인 나도 얼마 있으면 노인이란 호칭을 듣게 될 것이다. 나도 지금의 내가 분류해 둔 늙은이, 노인, 어르신 중에 하나가 될 것이다.
 나는 스스로에게 약속을 하고 결심을 해본다. 나도 늙는다 하지만 나는 꼭 어르신으로 늙을 것이다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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