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 기상의 시작은 전 날부터 시작된다.
새벽 기상, 힘든 일이 있거나 자기 계발에 잠시 흔들릴 때도 놓치지 않으려 한다. 아침을 통제하지 않으면 하루가 모래 알갱이처럼 빠져나갈 것을 알기에.
신혼 초 불면증이 있었다. 혼자 자다가 옆에 누가 있으니 하루 이틀 못 잔 게 1년이라는 시간 동안 지속되었다. 일찍 일어나 보기도 하고, 차나 우유를 데워 먹기도 했다. 요가, 반신욕, 허브, 잠에 좋다는 건 다 해본 것 같다. 그래도 잠은 쉬이 오지 않았다.
불을 꺼놓고 깜깜해진 방에서 신랑이 마사지를 해주었다. 다리를 주물러 주었더니 몸이 나른해졌다. 가끔 그 덕에 잤다.
신랑도 힘들었겠지. 퇴근하고 피곤한데 잠도 못 자고 마누라 다리를 주물러야 했으니. 다리를 주무르던 신랑은 어느 순간 잠이 들었는지 손에 힘이 빠졌다. 다리를 한번 툭 치면 신랑이 놀라서 다시 마사지를 시작했다. 신혼이니 가능했지, 지금은 가당치도 않을 일이다.
아이가 생기고 임신 호르몬과 고달픈 육아 덕분에 불면증이 사라졌다. 대신 아이를 재우고 밤 시간을 누렸으니 늦게 자고 늦게 일어났다. 누워도 잠이 오지 않아 핸드폰을 만지작 거리다 잠들었다. 피곤하니 다음 날도 출근 시간에 겨우 맞춰 뛰어 나갔다.
새벽 기상을 시작하고 더 누리고 싶은 마음에 기상 시간을 당겼더니 밤 9시만 되면 눈이 감겼다. 더 하고 싶은 일이 있어도 버틸 수가 없었다. 이미 눈이 반쯤 감겼다. 어느 순간 10시면 온 집안 불이 꺼졌다. 아이들보다 내가 먼저 잠들었다.
10시에 자면 4시에 일어나도 6시간 잘 수 있다. 평소 12시, 새벽 1시에 잠들었다가 6, 7시에 일어났으니 수면 시간은 비슷했다. 아니 오히려 수면의 질이 좋아졌으니 몸이 더 가뿐하다. 잠이 안 오는데 억지로 자는 것과 몰려오는 잠에 베개에 얼굴이 닿자마자 잠드는 건 비교할 수 없지.
가끔 모임이나 회식으로 늦은 시간 귀가하는 날에는 다음 날 알람을 못 듣고 잤다. 처음엔 모임에서 말도 못 하고 자리에 앉아 꾸벅꾸벅 졸았다. 잠을 깨우기 위해 허벅지를 찌르기도 했다. 지금은 친구들에게 말하고 늦어도 10시에는 자리에서 일어난다. 처음엔 섭섭해하던 친구들도 지금은 이해해 준다. 물론 중요한 행사나 일은 예외다.
밤 시간과 새벽 시간,
둘 중 새벽 시간을 선택했다.
둘 다 누릴 수는 없다. 밤 시간을 누린다면 새벽을 포기해야 하고, 새벽을 선택했다면 밤에는 자야 한다. 나는 밤보다 새벽이 더 좋았다.
<새벽이 더 좋은 이유>
1. 중요한 일을 끝내고 하루를 시작한다.(출근할 때 독서, 글쓰기, 달리기 이미 끝!)
2. 다른 일정이 생겨 빼먹지 않는다.(늦잠만 자지 않으면)
3. 아이들에게 본보기가 된다.(아이들도 이제 6시면 일어난다.)
4. 지각을 하지 않는다.(시간조정이 가능하다.)
5. 시간의 소중함을 안다.(새벽에 일어났는데 나머지 시간을 허투루 보낼 수 없다. 딴짓을 하다가도 내가 뭐 하러 새벽에 깼나 현타가 온다. 물론 해야 할 일 다 하면 쉰다.)
새벽 시간 꾸벅꾸벅 졸고 있을 지라도 익숙해질 때까지 일어나기만 하면 된다. 중간에 포기하지만 않으면 밤에 잠이 알아서 온다.
일찍 자야 일찍 일어나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