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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시간이 지나가다 Feb 28. 2020

124.

봄비 오고 봄 공기도 너무도 찬 오늘 마음이 서글픕니다.

이상하게 여유가 생기질 않아 좋아하는 식당에 꽤나 가질 못하다가 우연히 근처로 가게 되어 가게 앞을 지나갔는데 평소의 활기찬 창 너머 실내 풍경이 아닌 텅 빈 실내와 문에 붙은 상중 이라는 글자와 마주 했습니다. 마치 상갓집에 다녀왔을 때처럼 기분이 한순간 촥 가라앉았습니다.


그런 날이면 매번 여러 관계들에 대해 다시 생각하게 됩니다. 오늘이라는 시간 속에는 같이 있는데 과연 내일이라는 시간 속에는 같이 있을 수 있는 걸까 이대로 괜찮은 걸까 하는 생각을 하기도 합니다. 내일이 허락되어야 오늘 후회가 들어도 만회할 수 있을 텐데 하는 생각도 하게 됩니다.


영원한 게 없는데 너와 내 시간이 오늘처럼 계속적으로 영원하겠습니까? 너무나 당연하게 내일도 허락되리라고 장담할 수 없습니다. 내가 먼저 아니면 네가 먼저 그 시간에서 떠나갈지 모를 일입니다. 그래서 오늘 많이 불완전해도 이렇게 함께하고 있습니다. 잘 되진 않지만 매일 그러려고 노력합니다.


가능한 한 가벼운 후회를 하고 싶습니다. 오늘도 고맙습니다, 너와 오늘이라는 하루.


2020. 2. 28.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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