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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시간이 지나가다 Jun 08. 2023

141.

여름날씨는 짐작조차 되지 않습니다, 너처럼.

외모가 첫인상에 영향을 미치긴 하지만 상대와의 사귐이 깊어진다면 그 사람과 나, 그 관계에 지속적으로 그렇게 영향을 미치는 건 아닌 거 같습니다.


다만 그 사람이 사용하는 언어는 관계를 맺은 그 순간부터 관계가 지속하는 한 존재감을 뽐내며 지속적으로 상대에의 지극히 주관적인 생각, 감정, 평가 등에 영향을 미치며 재정의를 내리게 합니다. 의식적으로 그러는 것이 아닌 불특정 시점에 반복됩니다.


상대에게 어떤 존재가 되건 상관이 없다면 자신의 언어가 어떻든 관심을 두지도 무지해도 상관없지만 오래오래 특별한 관계가 되고 싶다면 그 사람이 내게 귀한 존재라면 아무렇게나 나만의 언어를 상대를 향해 사용해서도 내뱉어서도 안됩니다.


사과를 한들 용서는 받을 수 있겠지만 관계에 흔적을 남깁니다. 결코 이전과 같지 않습니다. 내게서 비롯되는 건 전부 내 꼬릿표가 달린 채 상대에게 가 닿는 겁니다. 나를 함부로 내보이지도 상대에게 지나치게 자유분방한 것도 주의해야 합니다.


그건 편안함도 친밀함도 아닌 그저 예의없음 입니다. 내게도 상대에게도 지극히 무례한 더할 나위 없이 무례한 겁니다. 관계란 말 한마디에 무너지기도 돌이킬 수 없게 되기도 합니다. 나를, 나의 언어에 담긴 나를 생각해 봅니다.


오월과 유월 사이 빈번한 만남 속에, 새로운 관계 속에 나의 언어, 타인의 언어를 곱씹어 보게 됩니다. 당신과 나 사이, 오늘도 무사히, 내일도 무사하기를 바라봅니다.


2023. 05. 28.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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