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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홍혜성 Jan 01. 2024

BTS PRESENTS EVERYWHERE

= ARMY PRESENTS EVERYWHEN

올해도 어김없이 《BTS 페스타》가 돌아왔다. 2014년부터 데뷔 일에 맞춰 열린 《BTS 페스타》가 데 뷔 10주년을 맞아 대규모로 기획됐다. ‘BTS 프레젠트 에브리웨어(PRESENTS EVERYWHERE)’라는 공식 슬 로건을 내걸고, 6월 3일 <방에서 즐기는 방탄소년단 콘 서트(방방콘)>를 시작으로 2주간 진행했다. 또한 서울 시와의 협업을 통해 세빛섬, 남산서울타워, DDP, 월드컵 대교, 여의도 일대 등 서울의 랜드마크 8곳을 보랏빛으 로 물들이고 전시 및 체험행사와 특별 프로그램을 선보였다.



군 복무와 해외투어라는 물리적 한계로 모두가 한자리에 모이진 못했지만, 멤버들은 각자의 자리에서 아미에게 선물을 보냈다. 지민은 솔로 앨범 《FACE》의 cd only 곡 ‘편지’ 라이브 클립을, 뷔는 ‘Le Jazz de V(레 재즈드뷔)’의 라이브클립을 공개했다.군 복무 중인 제이홉은 <롤라팔루자>에서 선보였던 ‘방화(Arson)’의 록버전음원을 공개했고, 진은 6개월 전 촬영해 둔 슈가의 ‘슈취타’를 통해 얼굴을 비췄다. 

페스타 마지막 날, RM이 여의도 한강공원에 등장했다. 온오프라인으로 특별프로그램 ‘오후 5시 김남준입니다’를 진행했는데 이는 위버스 라이브로 108여만 명이 시청했다. 이날 오후 8시 30분부터 시작된《BTS 페 스타》피날레 ‘여의도 불꽃쇼’는 위버스 라이브로 119만 명, 유튜브 생중계로 34만 명이 시청했고 현장에선 40만 명이 함께했다. 100만 명이 넘는 동시 접속자 수에도 서버는 안정적이었고, 현장에 많은 인원이 모였지만 사고 없이 안전하게 행사를 마쳤다. 감동은 의외의 곳에서 계속됐다. 불꽃쇼가 끝나고 온라인 커뮤니티엔 ‘아미의 성숙한 팬 문화’ 미담이 올라왔다. 언제 행사가 있었냐는 듯 말끔하게 청소된 공원과 환경미화원의 인터뷰는 뉴스를 타고 ‘그 가수의 그 팬’이라는 말을 다시 증명했다.


아미의 클린 캠페인은 2016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일명 ‘방페 프로젝트’라 불리는 캠페인은 ‘방탄 페이스’의 줄임말로 ‘팬은 가수의 얼굴’이라는 슬로건을 걸고 SNS계정을 통해 구체적인 실천 방안을 공유하며 시작되었다. 대표적으로 2017년 서울 고척 스카이돔에서 열린 방탄소년단 팬미팅에서 발생한 쓰레기를 모으고, 재활용쓰레기를 분리수거한 일을 예로 들 수 있다. ‘방페 프로젝트’는 해외에서도 계속됐는데 월드 투어 칠레 공연과 멕시코 한류축제 《2017 케이콘》 현장에서도 공연장 안팎의 쓰레기를 치우는 등 ‘클린 캠페인’을 이어 나갔다. 이는 트위터를 통해 퍼져나가게 되고 성숙해진 케이팝 팬덤 문화와 함께 방탄소년단을 더욱 알리는 계기가 되었다. 클린 캠페인 외에도 불우이웃 돕기, 동물 보호센터 봉사활동, 방탄소년단의 기념일에 맞춰 기부를 하는 등 다양한 활동으로 확대되었다.


방탄소년단이 월드스타로 자리매김하는 동안 아미도 함께 성장했다. 방탄과 아미의 행보는 더 이상 공연장 안에서만 국한되지 않고 ‘더 나은 세상’을 만드는 것, 특히 실질적 사회운동의 움직임으로 나타나기 시작했다. 아이돌의 정치, 사회적 발언이 암묵적 금기인 분위기 속에서 ‘BTS’가 음악으로 건네는 메시지는 팬덤의 정치적 행동주의로 확대되었다. 대표적으로 ‘BLM 운동’이 있다. 미국에서 벌어진 조지 플로이드 사망사건이 기폭제가 된 미국 인종차별 반대 운동(Black Lives Matter/BLM)이 한창이던 2020년, 빅히트 엔터테인먼트가 BLM 운동에 100만 달러(약 13억 원)를 기부한 사실이 알려졌다. 그리고 아미의 자발적인 참여도 이어졌다. 아미는 #WeLoveBlackArmy 해시태그를 전파하고 #MatchAMillion(100만 달러를 만들어 기부합시다.) 운동으로 24시간 만에 모금액을 달성하는 기록을 세우게 되는데 이는 특정 사건이 트리거가 된 일시적 현상으로만 해석되지 않았고 아미의 근본적인 동력에 주목하게 되는 계기가 되었다. 자발적인 움직임들이 전 세계적으로 확대되면서 언론에선 단순한 케이팝 팬덤의 선행이 아닌 아미에게 내재한 진보적 DNA, 아미의 정체성을 다루기 시작했다.


아미는 자기 긍정(love myself)에서 출발해 소수자, 인종차별 외에도 기후 위기 상황 속 환경문제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곳에서 목소리를 높인다. 그 예로 2019년 아마존 열대우림 전역의 화재로 4만 1,000 km²의 숲이 황폐해질 때, 브라질 아미들이 트위터에서 #ARMYHelpThePlanet 운동을 벌여 기후 위기의 경각심을 일깨운 사례가 있다. 이 운동의 영향으로 비영리 환경단체 ‘아미 헬프 더 플래닛’이 설립되었는데 건축가, 디자이너, 언론인, 환경 엔지니어, 심리학자 등 여러 분야의 54명 아미가 자발적으로 모임을 구축하고 ‘아마존 나무 심기’에서부터 화재지역 소방관을 위한 모금 운동에 이르기까지, 국가나 지자체가 챙기지 못한 일까지 해내고 있다. ‘아미 헬프 더 플래닛’은 현재까지도 꾸준히 활동을 전개해 나가고 있으며, 10주년 캠페인으론 헌혈 프로젝트 #BloodToSave를 진행 중이다.

이 모든 건 방탄소년단의 계획엔 없던 일이다. 그저 마음을 다해 전한 ‘스스로를 사랑하자’라는 메시지가 각자의 상황에 닿아 힘이 되고 삶의 원동력이 되고 때론 세상을 바꿀 용기가 되어 만들어진 것이다. 10주년, 당분간 이어질 군백기로 모두가 한자리에 모이는 것은 미래로 미뤄야 하지만, 늘 그랬듯 BTS 음악과 메시지는 곁에 있다. 멤버와 아미는 더 나은 세상을 위해 목소리를 내고 스스로를 사랑하는 길을 걸을 것이다. 언제나, 어디에서나. 그러니 《2023 BTS 페스타》 슬로건 ‘BTS 프레젠트 에브리웨어(PRESENTS EVERYWHERE)’에 한 문장을 덧붙여 본다.


아미 프레젠트 에브리웬 ARMY PRESENTS EVERYWHEN



메인사진출처: 위버스 매거진 https://magazine.weverse.io/article/view?lang=ko&colca=&artist=&searchword=bts&num=77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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