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항상 최고라고 말해주는 친구 신랑이 있었다. 다른 사람들과 처음 만나는 자리에서도 나에 대한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아, 내가 그 정도로 잘하나?'
우리 신랑에게 듣는 칭찬보다 친구 신랑의 칭찬이 나를 더욱 움직이게 했다.
"하얀이가 진짜 안주는 끝내줘!!! 김 여사님 최고!!"
옆에 있던 친구와 신랑이 신이 나서 같이 맞장구를 치기도 했다. 셋이서 내가 만들어 주는 안주를 먹고 칭찬을 하다가 결국은 나에게 맥주 장사하라는 진심과 농담사이를 오고 갔었다. 그게 시골유학 온 우리들의 주말 저녁시간이었다.
"양양에서 맥주 장사하자! 안주 종류 많이 하지 말고 딱 두세 가지만 파는 거 어때?"
"여름에 바닷가 쪽에서 맥주 한 잔에 반건조 오징어 한 마리나 구운 황태 어때?"
맥주 장사는 나를 시키려고 하면서 친구들과 신랑이 신나서 이야기했다. 누가 보면 요리 좀 한다고 생각할 것 같았다. 내가 하는 요리는 딱 두 가지였다. 요리라고 할 수 없는 메뉴였다. 두세 가지만 팔자고 하는 그 안주가 다였다.
말린 황태나 먹태를 프라이팬에 은근히 구워주기 시작한다. 굽기보다는 볶는 느낌이 더 맞을 것 같다. 끝 부분들이 노릇해지기 시작하면 불을 줄인다. 양념통에서 올리고당을 집어서 황태나 먹태 위로 두 번 정도 돌려준다. 불을 끄고 잘 섞어서 올리고당이 골고루 묻게 해 주면 끝이다. 여기서 나만의 비법이라면 비법이 있기는 했다. 노릇해지는 정도가 제일 관건인데 노릇해지는 시간이 있었다. 불에 올린 채로 건어물 소스를 만들기 시작한다. 마요네즈에 다진 마늘, 고춧가루, 다진 청양고추 한 스푼을 올려주고, 그 위에 맛간장을 살짝 붓는다. 맛간장은 아주 살짝 마요네즈와 양념들이 촉촉이 젖을 만큼만 넣어줘야 한다. 그 시간에 맞춰 건어물들이 바싹하게 익고 있었다. 어떤 건어물이라도 비슷한 방법으로 시간을 맞춘다. 웬만한 안주들이 맛이 없을 수가 없다.
우리 집 손님으로 오면 꼭 한 번은 먹고 가는 안주였다. 여러 번 맛보았던 친구 신랑은 그 맛을 잊을 수 없었던 것 같았다. 우리 집에 오는 날이면 나는 매번 불 앞에서 건어물을 구워내고 있었다. 주말부부인 나와 친구네 부부를 위해 내 최애이자 최고의 요리 재료가 잘 있는지 확인해 보았다. 주말 아침이면 냉동실을 열어 건어물을 세어본다.
'먹태 네 마리, 황태 한 봉지, 반건조 오징어 여덟 마리. 오 좋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