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랜드 작업이 어느 정도 되어갈 무렵부터 다들 제일 중요하다고 말한 SNS.
친구들도 하고, 언니도 하고, 심지어 가르치는 학생들도 하고 있는 인별그램 계정부터 만들어야 했어요.
그 세상(?)을 전혀 알지 못했거든요^^
계정을 만들고 언니에게 계속 전화를 걸어 물어봤습니다.
"이렇게 하는 거 맞아? 이거 누르면 어떻게 돼?? 언니! 언니!! 언니~~ 이~~~~~!!!!!"
태어나서 언니를 그렇게 많이 찾은 적도 없을 거예요^^ 종일 언니를 찾아 묻고 또 물었습니다.
뭔가를 시작할 때 기원과 유래부터 찾아보는 고리타분(?)한 성격인지라 책부터 한 권 읽어봐야겠다고 생각했어요.
그러다 정말 깜짝 놀랐던 기억이 있습니다. 세상에..
인별그램과 관련한 책들이 이렇게나 많다니요..
인별그램을 통해 사람을 모으고 돈을 벌 수 있는 수단을 홍보하는 책들이 넘쳐났어요.
고를 수가 없더라고요.
그리고.. 처음부터 그런(?) 책으로 인별그램을 접하고 싶지는 않았습니다. 그러다 알게 된 책 한 권.
제 삼자의 눈으로 본 인별그램의 시작과 현재..
무엇보다 창업자들의 의도와 조금은 다르게 흘러가버린 오늘날의 인별그램도 흥미로웠고, 창업 전후에 만난 인연들에 대해서도 알 수 있어 재밌기도 안타깝기도 했던 책 ”노 필터“를 추천합니다!!
다시 본론으로 돌아가면...
계정은 만들었지만 어찌할 바를 몰라 몇 날 며칠을 그냥 알고리즘이 이끄는 대로 흘려보냈어요.
그리고 또 한 번 뜨악~~~~~
세상에 예쁜 사람, 잘난 사람, 멋있는 사람, 잘 사는
사람이 어쩜 그리 많은지..
전에 경험한 적 없는 우울감과 상실감이 몰려오는
이상한 경험을 했습니다.
팔로워들에게 선물이라며 명품 지갑을 수십 명에게
나눠주고, 심지어 경품으로 승합차를 주는 인플루언서도 봤어요.
사람들은 환호했지만 저는 알 수 없는 초라한 마음이 생기는 건 어쩔 수가 없더라고요..
그냥 시작해 보지 뭐..
이게 뭐라고.. 까짓..
이런 마음이 좀처럼 생기지가 않았어요.
무조건 멋있어 보여야 한다는 압박.. 아니, 뭔가 있어(?) 보여야 한다는 중압감..
지난 십수 년간 아이들에게,
숫자는 아무 힘도 없다.. 숫자에 연연하지 말고 그저
묵묵히 네 할 일을 해라.. 보이는 게 전부가 아니다..
그렇게 가르쳤는데..
숫자가 절대 권력이고 그 숫자를 얻기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자신을 드러내는 사람들을 보면서 내가 살았던 세상과 괴리감이 느껴져 정말이지 그 세계로 들어가고 싶지가 않았습니다. 이전의 제 삶이 부정당하는 기분.. 이 들었던 것 같아요.
그리고 무엇보다..
애지중지 만들어 세상에 내보인 조애나를 이 사람
저 사람에게 무료로 보내주고 착용 모습을 피드에 올려주는 대가로 일정 금액을 지급하는 인플루언서들과의 '협찬'이라는 시스템이 가장 마음에 들지 않았지요..
저 너무 꼰대죠?
그렇게
SNS에 부정적인 면만 보던 저는 과연 어떤 선택을
하게 될까요?
바뀐 세상에 적응하며 살아가고 있을까요?
다음 이야기에서 계속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