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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푸른솔 Nov 11. 2024

너의 정체

잘해 보려고 애쓸수록

참으면 참을수록 흐른다     


열심히 공부하다가도

열심히 계산하다가도 

한 줄로 가도  

구불구불 가도 운다     


그 사람을 생각하며 편지를 쓰다가도

사랑하는 사람의 생일을 축하하면서도  

집중하여 무언가를 생각하면서도

전화를 받으면서도 

멍하니 있으면서도 운다     


덜 우는 아이도 있을 테지만

난 왠지 네가 맘에 들어서

너의 눈물이 더 이상 없을 때

난 너무 서운할 것이다


그런데 궁금하다

네가 흘리는 것은 눈물인지 

아님 뜨악한 배설물인지     


나는 네가 눈물이길 바란다

웃고 울며

생각에 집중하다가 생각을 내려놓다가

성실하고 치열하게

힘을 다해 힘을 풀고     


나의 내밀하고 깊은 곳에서 우러나는 

밀착된 눈물

나는 너의 눈물에 예우를 갖추려

늘 옆에 휴지를 준비하련다     


나의 볼펜의 눈물이여

(사람들은 똥이라고 부르기도 하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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