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시 40분 퇴근시간 걸려온 전화
'이 시간에 누구지?'
발신인이 □□초.
아들 딸이 다니는 학교다!
벨이 울리는데 나도 모르게 가슴이 쿵쿵!
'무슨 일이지?'
선생님께 전화가 오면 나도 모르게 뭔가 잘못한 것만 같은 마음이 들어 조마조마하다.
"여보세요. 00이 어머님이시죠?"
"안녕하세요 선생님, 무슨 일로....?"
"네, 00이 칭찬하려고 전화드렸어요. 혹시 오해하실까 봐 미리 말씀드려요."
"칭찬이요?"
우리 아들이 칭찬받을 일을? 그것도 선생님이 퇴근시간에 전화하실 만큼?
"00 이가 부회장 되면 청소를 열심히 하겠다고 했는데, 당선되고 나서도 정말 성실하게 청소를 해요.
오늘 점심시간에도 아이들이 대충대충 청소를 하는데 00 이가 무릎을 바쳐가며 작은 빗자루를 들고 교실 여기저기를 청소하고 다니더라고요. 그 모습이 너무 예뻐서 친구들에게 말했어요."
"얘들아, 00 이가 청소를 너무 열심히 해서 선생님이 칭찬쿠폰을 주고 싶어. 괜찮을까?"
그랬더니 다른 친구들이 당연하다는 듯이
"00 이는 쿠폰 하나론 부족하죠. 2개는 줘야 하지 않나요?" 하고 말하더라고요.
애들이 불공평하다고 불평할 줄 알았는데 오히려 00 이를 칭찬하면서 지지해 주는 모습에 감동받았어요. 그래서 어머님께도 전해드리려고 전화드렸어요"
세상에 우리 아들이, 그렇게 반에서 인정받고 있다니!
매일같이 학교가 지옥 같고 수업시간에 공부가 자기를 너무 괴롭힌다고 힘들어하는 아이, 선생님 말씀이 하나도 이해가 안 된다는 아이. 체육에 재능이 없어서 달리기도 축구도 재미없다는 아이. 그런 우리 아들이 청소를 열심히 해서 인정을 받았단다!
난생처음 받아보는 칭찬 전화도 기분이 좋았고, 선생님이 공부가 힘든 아이의 장점을 찾아주신 것도 감사했고, 아들이 학교생활에서 자신만의 의미를 찾아가고 있는 모습이 기특했다.
선생님께는 작은 소식일 수도 있는 이 사소한 일을 퇴근시간까지 반납해 가며 본인 일처럼 기쁘게 전해주신 그 고마운 마음에 나도 감동했다♡
나도 주변사람들에 대한 칭찬을 고마움을 아끼지 말고 표현해야겠구나! 인색한 사람보다는 풍요로운 사람이 되어야겠다고 다짐했다.
청소를 열심히 한 아들 덕분에, 친히 전화해 주신 선생님 덕분에 나의 피곤한 월요일 늦은 오후가 향기로워졌다.
퇴근하고 아들을 만나러 가는 길이 행복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