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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부리

Jailbreak

by Jimmy Park

“Beware of little expenses; a small leak will sink a great ship.” (Benjamin Franklin)


어차피 조금 버티고 있다 보면 금세 사라질 걸 뭐...


LG에서 스타트업 데모 행사를 기획하여 진행하다가

스타트업 얼라이언스 대표님을 모시고 강연을 들은 적이 있다.

그날 많은 좋은 말씀을 해주셨지만

정작 가슴에 남았던 건 어이없는 한 마디였다.


"스타트업 여러분, 용기를 잃지 마십시다.

여러분이 하시는 사업에 대기업이 들어온다 해도 겁먹을 것 없습니다.

여러분은 죽기 살기로 하지만, 대기업은 배가 부르기 때문에

연말에 조직 개편 되고 나면 사라져 있을 것입니다."


오랜 시간 대기업에서 신사업을 해온 내게는 정말 뼈 때리는 말이었다.

돌아보면 실제로 그런 경험이 한두 번이 아니다.


거창한 미래 트렌드를 보고 장기적으로 배팅을 한다.

향후 5년, 10년을 내다본 사업 계획을 세우고 치열하게 논의한다.

인재를 뽑고, 미래의 비전을 선포한다.

그리고는

매년 연말 조직 개편에서 HR의 정기 업무로 리셋한다.


생각해 보면 주식도 그렇다.

메가 트렌드를 보고, 회사의 미래 성장 가능성을 보고 투자하지만

당장 온통 파란 불인 오늘의 하락장을 보고는 패닉에 빠져

충동적으로 금세 던져 버린다.


꿈이 깨지는 건 거창한 실패 때문이 아니다.

신사업이 실패하는 건 태산을 넘지 못해서가 아니다.

매일 벌어지는 사소한 장벽을 넘어서지 못하고

발 앞에 놓인 조그만 돌부리에 걸려 넘어지기 때문이다.


당신의 위대한 미래를 좌절시킬

오늘 당신 하루의 하찮은 돌부리는 무엇인가?


(Protruding pebble, Poswered by DALL.E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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