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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책보나 May 07. 2024

에이스

기분이 축 처져있는 가운데 비가 온다.


회색 마음은 비를 잔뜩 머금은 축축한 회색 하늘을 좋아한다. 비가 와서 좋다.


룸미러에 뿌옇게 형체를 알아볼 수 없는 자동차가 보인다. 노란불 빨간불을 달고 쫓아오고 있다. 흐릿한 모양이 비에 맞아 지글지글거린다. 때로는 또렷하지 않은 것이 편할 때도 있다.


비가 오는 하늘, 잔뜩 구름 낀 하늘은 우울한 마음에 위로를 준다.


위로를 바란 것은 아니지만 뜻밖의 선물을 받았다. 에이스 바스크치즈케이크맛 한 박스를 선물로 주고 가신 울 선생님. 착 가라앉은 마음이 조금 상승 곡선을 타기 시작한다.


에이스 바스크치즈케이크맛을 뜯어 한입 베어 무는 순간 기분이 다시 착 가라앉았다. 바스크치즈케이크의 맛이 입에서 머문다. 내 입맛이 아닌데 떠나지 않는다. 커피를 계속 들이켰다.

우울한 마음이 잔잔한 감동을 지나 희극이 되는 순간이다. 커피 물로 입을 여러 번 헹구며 삼켰다. 아메리카노로 배를 가득 채웠지만 김치를 먹고 싶은 이 느낌.


힘든 순간 어디서 오는지 모를 따뜻한 손길에 나는 위로를 받는다.  아침부터 선물로 받은 이상야릇한 과자 한 입에 웃음이 난다. 늘 배려해 주고 걱정해 주는 남편이 있어 힘이 난다. 에이스 바스크치즈케이크맛도 맛있다고 하는 남편. 다 먹으라고 박스째로 줬다.


그리고


못난 나 이지만 이웃님들의 토닥임에 위로를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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