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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청현 김미숙 Sep 10. 2024

당신은 특별 보안 검색 대상자입니다!

미국여행

아침부터 분주하다. 아니 며칠 전부터 분주하다. 며칠 동안 집을 비워야 한다고 생각하니 여행짐보다 집 청소 정리에 바쁘다. 항상 느끼는 거지만 물건을 많이 가지고 있는 것에 대한 불편함이다.

이번 미국 티켓은 priority 석이어서 수화물이  32kg 2개를 가지고 갈 수 있었다. 무게를 재지 않고 가방이 터지도록 넣고 보니 들 수 없을 정도로 무겁다. 나중에 무게를 재어보니 26kg이다. 아니 그런데 이렇게 무거울 일인가?

Boading을 하려고 했는데 모바일 탑승권이 뜨지 않는다. 이상해서 물어보니 나는 무작위로 걸린 특별 보안검색 대상자란다. 아니 이건 무슨 일인가? 미국 입국이 까다로운 건 알지만 한국에서부터 왜 이런 불상사일까? 체크인 직원은 종이 티켓을 끊어주면서 별일 아니라고 한번 더 검색을 하는 거라고 한다. 약간의 불안감이 밀려온다. 미국 입국 시에도 특별 보안 검색 대상자 인지 물어보니 한국에서만 무작위로 뽑힌 거란다. 아니 하필 왜 내가??? 여행을 많이 다녔지만 이런 경우는 처음이다. 미국 입국 시 조금만 문제 있으면 입국도 허용이 되지 않는데 한국 나갈 때부터 왜 이런 불상사일까?

일단은 라운지를 이용하여 허기진 배를 채운다. 역시 prioity class여서인지 음식이 너무 맛있었다.

기내에서도 맛있는 밥을 두 번이나 준다고 조금만 먹으라고 하는데도 배고픔에 든든히 먹고 탑승구에 들어선다. 처음 가방 검사할 때 문제 없이 통과되어 별거 아니네 하고 생각했었다. 그런데 비행기 탑승하기 직전 나는 따로 불린 채 그 옆에 마련된 또 다른 검색을 받아야 했다. 이미 다른 사람도 조사를 받고 있었다. 손바닥을 면솜으로 닦고 가방도 따로 열고 검색한다. 신발을 벗고 선채 조사를 받으며 심지어 신발마저 툭툭 두드려 본다. 모처럼 priority class를 끊어 기분이 좋았는데 이건 마치 범법자처럼 취급당한 것 같아  기분이 좋지 않았다. 검사 후 언제부터 왜 이런 검사를 하는지 불평하며 물어보니 미국 9.11 테러 이후 랜덤으로 조사하는 것이라 한다. 미국 입국 시에도 이유 없이 거절당하는 사례를 많이 들어서 불안감이 밀려온다.

기내에 들어서니 항상 economy만 타던 때와 확연히 비교된다. 출발하기 전인데도 테이블에 테이블보를 깔아주며 웰컴 드링크를 준다. 대접받고 있다는 느낌이 들 정도로 예쁜 승무원들이 활짝 웃으며 서빙을 해준다.

어느새 마음이 스르르 녹아내리며 밤 비행기라 의자를 침대처럼 반듯이 눕고 잠에 취해본다. 눕는 순간 나이 들어 거리 여행할 때는 돈을 투자해야 할 것 같다는 생각이 저절로 든다. 그런데 이륙하고 누운 지 30분도 되지 않아 저녁식사가 나온다. 메뉴도 미리 골라놓아서 먹음직스러운데 이미 배가 불러 들어가지를 않는다. 평소 먹지 않던 칵테일을 주문하여 마시고 잠에 빠져든다. 8시간은 짧은 건가 보다. 조금 잤나 싶은데 아침 먹으라고 깨운다. 내가 좋아한 묵 밥을 시켰는데도 바라만 보고 식욕이 생기지 않는다. 나중에 이 음식이 생각날 텐데 조바심을 내고 먹으려 했지만 내키지 않아 디카페인 커피를 시켜본다. 커피가 의외로 맛있어서 두 잔을 연거푸 마신다.

기내 방송이 나오며 곧 도착을 린다. 기내 창으로 보인 하와이 바다는 에메랄드빛으로 반짝이고 있었다. 저 아름다운 바다에서 지낼 생각에 갑자기 마음이 벅차오른다.

행기 시간이 짧게 느껴지며 하와이 공항에 내려 입국 수속의 긴 줄에 서 있으니 다시 약간의 걱정이 앞선다. 앞사람들 입국 절차과정을 보니 질문도 많이 하고 열손가락 지문을 찍는 등 시간이 많이 걸리는 것 같다. 나도 경험상 숙소 이름과 체류날짜 그리고 방문 목적을 영어로 다시 한번 기억하며 까다롭게 보이는 공항직원을  피해 조금 온순한 공항 직원에게 가기를 바래본다. 다행히 원하던 공항직원이라 미소를 띠고 질문에 대답한다. 예상대로 숙소와 날짜를 물어본다. 그러다가 갑자기 한국말로 말을 건넨다. 웃음이 나와 한국 발음이 너무 정확하다고 칭찬해 주니 더 활짝 웃으며 여권을 주며 가라 한다. 나는 지문을 아직 안 찍었다고 하니 괜찮다고 가라 하는데 아마 2010년 미국 방문 시 지문이 등록되어 있었나 보다 짐작해 본다. 확실한 건 잘 모르겠다.  통역기능이 휴대폰에 있어도 영어를 못하면 입국 시 조금 불편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 수화물을 찾고 낑낑대며 출국장을 나서는데 이번엔 큰 개 한 마리와 함께 서있는 경찰이 보인다. 짐 속에 조금 넣어둔 멸치가 개의 후각을 자극할까 긴장하며 지나간다. 다행히 개는 다른 사람의 트렁크에 눈이 가있다.  휴~  너무 쉽게 통과되어 갑자기 긴장이 풀어지며 안도의 한숨과  함께 파란 하늘에 야자수가 활짝 펼쳐진 하와이 공기를 흠뻑 들여 마신다. 이번 여행처럼 긴장의 연속이었던 적은 없었던 것 같다.

~ 드디어 하얀 plumeria(러브하와이) 꽃이 활짝 핀 아름다운 세계로 발을 옮겨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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