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산하고 추위가 느껴진다
졸업 후 박대통령 시해시건으로 비상계엄과 긴급조치가 발동되고 아무것도 모르고 현역으로 징집된 후 논산훈련소에서 통신도 신문도 언론도 다
통제된 어두 캄캄한 시국에 또다시 비상계엄이 발동되었다
훈련병 시절에는 휴전선에서 북한군과 소련군이
투입되어 전쟁이 날 징조라고 아무것도 모르는
훈련병들에게 조교들이 귀띔 해주었다
전쟁이 나면 이제 갓 총검술과 수류탄 투척 각개전투
사격훈련이 끝난 훈병들도 전선에 투입될 것이라고
전해줘 그 얼마나 긴장했던가!
훈련을 마치고 후반기 교육을 위해 연무대에서
야간열차를 타고 부산으로 내려가 빛나는 2만 촉광
이등병 계급장을 달고 교육을 받으면서 시내에 투입되어 근무한 군인들이 참 씩씩하고 멋있어 보였다
스물한 살 갓 푸른 군복을 입고 아직은 군인이라기보다는 어설픈 이등병이지만 비상시국이고 계엄령이
발동된 시기라 군인들이 모든 사회를 장악 통제하던
비정상적인 시국인데도 불구하고 입영한 지 두 달도
되지 않은 내게도 햇병아리 군인이랍시고 어깨가
으쓱했다
부산에서 후반기 교육을 마치고 야간열차 군용 칸에
더블백을 메고 춘천으로 올라가 보충대에서 하루
숙영하고 소양강에서 난생처음 배를 타고 몇 시간이
지나 하선하니 군용 트럭이 대기하고 있었다
트럭뒷칸에 같이 교육받은 전우들과 함께 먼지가
자욱한 비포장 도로를 달리면서 일부는 홍천에서
내려주고 또 일부는 양구에서 내리고 나를 포함한
서너 명은 동부전선 휴전선을 지키는 전투사단ㅇㅇ
사단 지역 인제 가면 언제 오나 원통해 억울하다는
원통지역에 내려 자대를 배치받았다
사회정화 차원으로 삼청교육대가 사단마다 설치되어
전방부대로 입소하던 서슬이 퍼렇던 군부시절에
자대에 배치되어 내무반에 들어가니 신병이 왔다고
반기면서도 군기를 잡겠다고 선임병 몇 명이 구타를
하면서 모포를 뒤집어 씌우고 두들겨 팼다
고향이 어디이고 학력까지 물어와 광주에서 입영하고
C대 야간대학을 입학만 하고 휴학을 한 후 입영했다고
하니 바로 군기를 잡겠다고 폭행했다
내용인즉 너 광주사태 때 대학생으로 가담해서 활동한
녀석이라고 폭행을 하길래 광주사태는 5월에 발생했고
자봉은 그 이전인 4월에 입영했으니 광주사태와는
무관함이 입증되어 폭력을 당하지 않았지만
그때를 생각하면 너무 억울하다
나라를 지키기 위해 머나먼 이곳 강원도 전방부대에
배치되어 한 달에 2000원 받고 34개월을 군복 했으니
ᆢᆢᆢ
지금처럼 백만 원 이상씩 사병들에게 매달 돈을
지급했으면 가난했던 나의 인생과 삶이 달라졌을 것인데 ᆢ
돈이 없고 빽이 없어 복학도 못하고 이것저것 고생만
하다가 30 초반에 공직에 들어와 30대에 대학공부와
50대 늦깎이로 또다시 대학과 대학원을 직장생활과
병행하느라 그 얼마나 고생했던가!
돈이 없어 하고 싶은 공부도 적령기 나이에 제대로
정상적으로 배우지 못해 한이 되어 늦게 공부했지만
내가 원했던 경찰서장이나 군수노릇도 못해보고
은퇴했으니 미련도 남게 된다
그리고 12월 3일 최고의 자리인 대통령이 뭐가 아쉽고
욕심이 많아 계엄을 선포하여 평온한 이 나라를
어수선하게 하고 개판을 만들어 버린지 모르겠다
시퍼런 군부 독재에 민간인들이 끌려가 두들겨 맡고
억울한 죽음을 당한 원혼들이 얼마나 많았던가!
다시는 이런 비극적인 계엄조치나 군부통치 시대가
회귀되어서는 안 된다
이제 광주도 광주사태가 아니라 광주민주화운동으로
정상적인 나라가 되었다
21세기 선진국인 우리나라가 지도자를 잘못 선출한 것이 이 모양 이 꼴 혼란스럽게 되었다
우리 민족은 싸우다가도 중대할 시국에는 단합도
잘되어 국란을 잘 극복한다
잘 될 것이다
국가도 평화롭게 잘 될 것이다
영국의 유명한 수상인 윈스턴 처칠은 좋은 의기를
헛되이 보내지 마라 고 했다
지금이 우리에게는 위기이지만 정치도 경제도
잘 극복할수 있을것이다
어렵고 힘들었던 근대의 Imf도 잘 극복하고
국가가 위기스러으면 농민과 서민들이 단합되어
극난을 극복하지 않았던가!
내 욕심 같아서는 제발 현역으로 병역을 마치고
기본적인 소양이 있는 사람과 범법 전과가 없는
깨끗한 사람만 공직자와 국회의원
대통령을 할 수 있도록 제도를 바꿨으면 하는 견해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