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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정을 잊어버리셨나요?
by
자봉
Dec 06. 2024
작 별
안전사고 컨설팅을 하고 길거리를 걷노라니 옷깃을
스쳐가는 바람이 너무 차갑다
길다고 생각하면 길고,
짧다고 생각하면 짧은 세월이지만
봄 여름 가을 겨울 사계절이 70여 회 바뀌었고
가난에 굶주림도 수 없이 겪어왔다
어릴 적에는 툭하면 무장공비 출현으로 긴장하면서
반공의식이 강해졌고
이러한 인고의 세월들을 살아온 탓인지 학창 시절에는
비상계엄과 긴급조치 야간통행금지ㆍ머리가 길면
강제로 깎아 버리는 두
발 단속 등 겪어온 인생들이
평탄하지 않았다
고등학교를 간신히 졸업하자마자 군대에 징집되어
80년에는 부산에서 계엄군이 되어 긴장을 하며
완전히 민주화가 정착되는 걸로 생각했다
이제는 10위 이내의 경제대국과 군사대국이 되었는데도 불구하고 불과 며칠 전에는 잠자리에 들어야 할 늦은 밤시간에 비상계엄 소식을 듣고
전쟁이 난 걸로 착각하고 그 얼마나 놀라고 가슴
졸였던가!
아직도 항상 마음은 청춘 같은데 살아오면서 수많은
데모와 시위에
비상계엄과 긴급조치 시대를 겪어
오면서
직장
에서 은퇴했으니 세월이 흐른 긴 맞나 보다
ㆍ
어제도 30대 초반에 같은 사무실에서 함께 근무했던
동갑
내기 동료도 퇴직 후 간암으로 떠났다는 부고소식이 날아와 마음이 침울하기만 하다
40대 후반에 직장에서 사무실 운영과 회계와 지방자치를 담당하면서 내 업무의 보조역할을 했던
직장동료이자 후임인 정팀장도 별세했고
공동주택 업무와 주차장 관련업무를 했던 손팀장
김팀장. 배 과장 등 등 함께 근무했었던 수 십 명의
동료들이 한분 한분씩 떠나 아쉬움을 남기고 작별한다
을씨년스럽고 차디찬 바람이 불면서 날씨마저 춥다 보니 몸도 마음도 움츠려진다
벽에 걸려 있는 달력도 다 뜯어 나가고 달랑 한 장만
매달려 또 한 세월이 가고 있으니 즐겁기보다는
슬프다
일상이 즐겁다 보다는 때로는 슬플 때가 참 많다ㆍ
이제는 70여 인생을 살아왔던 날들을 조금이나마
기억하고 더듬어 보고자 언제 갑자기 막을 내려야
할지 모르니 내 인생의 자서전을 써 보고 싶다
(부고 소식과 초 겨울의 거리)
가만히 두 눈을 감고 지나온 날들을 회상해 보니
가깝게 지냈던 중학교 동창들인 김 군 조군 임군
박군을 포함한 고등학교의 정군 임군 김 군 등
같은 반이었던 동창들의 앨범을 펼쳐보니 한 학급에
65명 정원이었는데 그중 벌써 10명이 별세했으니
과연 100세 시대가 맞는지 의심스러울 때가 많다
70여의 세월을 살아오면서 떠나보낸 이들이 너무
많다는 것을 실감하니 세월이 흐르고 있다는 것을
느낀다
스산한 12월에 바라보는 가로수들도 쓸쓸해 보이고
바람이 불 때마다 아스팔트 위에 떨어져 바람 부는
방향 데로 나뒹구는 낙엽들이 세월과 인생의 무상함을
더 느끼게 한다
산다는 것이 무엇인지!
행복과 불행이 무엇인지!
꽃이 피고 지는 자연의 모습들을 보고 느끼면서
한때는 친구이고 동료였던 그들을 그리워하면서
이제는 서로가 하나하나 작별을 하는 시간들이
계속되고 있지만 너무 서글퍼하거나 우울하지 말고 좋은 일만 많이
하면서 하루하루를 보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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