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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이만 좀 쉴게요]

손힘찬(오가타 마리토)

by 지안
인생은 좋았고, 때로 나빴을 뿐이다


집 대청소를 하다 가끔 꺼내 쓰던 다이어리를 발견했다.

표지가 엔틱하고 예뻐서 샀었는데, 학창시절부터 최근까지 그날그날의 나의 모습이 담겨있었다.

다이어리 안의 나는 어느 날은 의지에 가득찬 학생이었고, 어떤 날엔 질투심에 불타는 어른이기도 했다.


그 때의 감정을 떠올리던 중 옆에 꽂힌 '오늘은 이만 좀 쉴게요'라는 책 제목이 나를 이끌었다.

언젠가 사두고 읽지는 않았던 책이었는데, 갑자기 손이 갔다.


첫 페이지 프롤로그에 써 있는 말이 나에게 하는 말 같았다.

'생각의 파도는 한순간에 일어나 우리를 덮치기에 그 흐름을 타는 법을 알아야 합니다'


어려운 일이지만, 감정의 파도에서 잔잔하게 서있기 위해 노력하는 요즘이라 더 와닿았다.

나는 요즘 '감정은 날씨와 같다'는 말을 마음 속으로 새기고 실천하기 위해 노력중이다.


오늘의 날씨는 맑음

오늘의 날씨는 흐림


매일 날씨는 다르지만, 그 감정은 평생 이어지는 것이 아니다.

오늘 하루, 혹은 잠시 머물다가는 것 뿐이다.


우리 인생도, 하루하루도 마찬가지다. 때로 맑았고, 때로는 흐렸을 뿐이다.


책을 보자마자 마지막 챕터를 후루룩 순식간에 읽고 한결 차분해진 마음으로 지금의 감정을 끄적여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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