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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정리하는 라온제나 Mar 20. 2024

쓰레기 50 봉투를 버리고 배운 것

무엇을 비워야 하나.

버리면서 내가 배운 것

비움이 공부가 되었습니다.


정리수납을 전문으로 하는 분이 이런 이야기를 했습니다. 한 집에 갔더니 방 가득 옷이 있어서 방에 들어갈 이 없었다고 옷을 꺼내는데 반나절이 걸렸고 수납을 하려고 해도 공간이 없어 결국 차곡차곡 쌓고 왔다고 했습니다. 그 모습을 본 고객님은 정리수납 전문가가 와서 차곡차곡 쌓고 갔다고 민원을 넣었다고 합니다.

과연 공간보다 너무 많은 물건이 있다면 정리가 될까요? 물건이 많으면 전문가도 해결한 방법이 없습니다. 정리의 기본은 비우는 것입니다.

 비워야 정리가 됩니다.  


정리는 사용하는 것과 사용하지 않은 것을 분류하고 사용하는 것은 끼리끼리 모아 수납하고 사용하지 않는 것은 비우는 일(나눈다/기부한다/판매한다/버린다)입니다. 사용하는 것은 같은 기능/종류/행위로 분류한 후 수납 레이아웃을 정하고 제자리에 수납하면 됩니다. 그리고 상태를 유지하는 것입니다. 


결국 정리의 가장 기본은 비우는 것입니다. 하지만 비우는 것은 어렵습니다. 우리는 왜 물건을 비우지 못할까요? 제가 생각하는 이유는 그 물건을 돈을 주고 샀기 때문입니다. 버리러면 돈이 아까워서 못 버리는 거죠. 혹은 혹시 쓸지 모른다는 불안감 그리고 추억 때문 일 것입니다.  그런데 물건에 비우지 못하는 이유를 붙이기 시작하면 단 하나도 비우지 못합니다. 내가 지금 사용하지 않는 것 혹은 1년 이상 사용하지 않은 물건은 다시는 사용하지 않는 물건이라 정의해도 됩니다. 처음에 물건을 비운다는 것은 쉽지 않지만 몇 번의 비우기 과정을 겪어 보면 필요해서 소유하는 것과 불필요해도 내 욕구를 채우기 위해 가지고 있는 것을 구별하게 될 것입니다.


그러면서 나에게 꼭 필요한 물건을 남기는 방법을 알게 됩니다. 그리고 나에게 남은 물건을 가치 있게 소유하는 방법도 배우게 됩니다. 비우는 과정을 통해 우리 집에 얼마나 많은 쓰레기가 있는지 알게 됩니다. 제가 정리할 때 34평 아파트에서 나온 쓰레기가 50L 쓰레기봉투로 50 봉투 넘게 나왔습니다. 물건을 버리면서 얼마나 많은 욕구와 욕망으로 집을 채워 놓았는지 반성했습니다.


사용하지 않는 물건은 과감하게 정리해 주세요. 그리고 사용하지 않는 물건을 쌓아놓는 나 자신을 되돌아보세요. 그리고 다시 물건을 집으로 들일 때는 이 물건이 꼭 필요한지 고민해 보시길 바랍니다.


   저는 비우는 과정을 통해 쇼핑을 대하는 자세가 180도 달라졌습니다. 마음이 허전해서 하는 쇼핑이 없어졌습니다. 필요하지 않은 물건은 집에 들이지 않게 되었고, 집에 들어온 물건을 소중하게 다루는 방법도 알게 되었습니다. 그 결과 쇼핑이 줄었고 경제적인 여유도 생겼습니다.  하나를 사도 가치 있게 구매하고 오래 사용하고 있습니다. 이런 경험은 진짜 내 취향을 알게 해 주었습니다. 내가 좋아하는 향, 내가 좋아하는 질감, 내가 좋아하는 색상을 알게 되었습니다. 정리를 통해 나를 잘 알게 된 셈이죠. 혹시 저와 같다면 지금 눈앞에 물건이 아까워서 버리지 못하겠다면 나를 알아가는 공부이고 그동안 내가 해왔던 과오를 되돌아보는 시간이다 생각하고 과감하게 비워보세요.


비우는 것은 버리는 것을 뜻하는 것은 아닙니다. 기부를 할 수도 있고, 꼭 필요한 사람에게 나눠줄 수 도 있고,  중고로 판매할 수 도 있습니다.  필요하지 않은 물건, 욕구로 쌓아둔 물건을 우리 집 밖으로 보내 주라는 뜻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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