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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자문 Aug 25. 2024

지친 하루, 어떻게 풀어주면 좋을까

집중

 무거운 짐을 옮기거나 무리하게 운동한 다음 날이면 어김없이 알이 배기고 찌뿌둥한 게 물을 머금은 솜처럼 몸이 무겁게 느껴지기 마련이다. 이럴 때 우리는 곧잘 휴식을 취하거나 신체활동을 최소화할 수 있는 하루를 보낸다. 굳이 누가 말해주지 않아도 육체적으로 힘들 때 어떻게 쉬어야 하는지 잘 알고 있다. 


 이에 반해, 정신적으로 힘이 들 때에는 어떻게 쉬어야 하는지 모르는 사람이 많다. 육체 피로와 같이 아무것도 하지 않고 쉬어주면 괜찮아질 거라 생각하지만, 정신적인 피로는 쉽게 사라지지 않고 누적되며, 심할 경우 큰 병으로 이어지기도 한다. 이처럼 정신적인 피로가 쉽게 사라지않는 이유는 해소 방법이 육체적인 피로와는 다르기 때문이다.   


 가만히 누워 움직이지 않을 때 근육이 쉬며 회복되는 몸과 달리, 정신을 관장하는 뇌는 쉬는 법이 없다. 우리가 아무 생각 없이 멍을 때리는 순간에도 우리의 뇌는 무의식 속에서 주변 환경에 반응하고 데이터를 수집하며, 마음속 모든 고민들에 대한 해결방안을 도출하기 위한 계산을 멈추지 않는다. 마치 스마트폰 사용 중 종료되지 않은 어플이 백그라운드 상태에서 계속해서 메모리를 잡아먹는 것과 같이 말이다. 


 그렇다면 뇌에 휴식을 줄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 애초에 우리의 뇌는 쉬지 않도록 세팅된 탓에 완전한 휴식을 주는 방법은 없다. 대신, 부하를 덜어줄 수는 있다. 바로 '집중'이다. 대표적으로는 명상이 있다.


 명상 방법을 찾아보면 대게 조용한 장소에서 자신의 호흡에만 신경 쓰라는 말을 많이 한다. 조용한 환경을 갖춤으로써 주변으로부터의 자극을 최소화하고, 호흡 하나에 집중함으로 뇌에서 처리해야 할 용량을 줄이는 것이다.


 꼭 명상일 필요는 없다. 무거운 중량을 다루는 웨이트 또는 지속적인 움직임을 요하는 달리기 등의 무산소/유산소 운동은 모두 개인의 호흡과 근육 움직임에만 집중하게 하여 메모리 사용량을 낮춘다. 독서나 영화 감상  또한 작품에 온전히 집중할 경우 유사한 효과를 줄 수 있다


 하지만 멀티태스킹은 금물이다. 드라마를 크게 틀어놓고 운동을 하면서 전화로 친구와 수다를 떠는 행위는 뇌가 동시에 처리해야 할 데이터량을 증가시켜 뇌에 과부하를 준다. 순간이 즐거울지는 몰라도 결국에는 뇌를 피로하게 하는 일이다. 




 치열한 하루를 보낸 후, 지친 몸을 이끌고 집으로 돌아온 당신에게 무언가에 집중하라는 말이 부담으로 다가올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뇌를 쉬어주기 위해 어떤 특정한 행동이 요구되는 것은 아니다. 무엇이 되었든 한 번에 한 가지 일에만 온전히 몰두하는 것이 포인트이다.


 퇴근 후 샤워를 할 때에는 몸을 씻는 것만 생각한다. 잠옷으로 갈아입고 맥주 한 캔을 딴다. 맥주를 마시는 순간에는 맥주만을 음미한다. 자기 전 티비를 볼 때에는 티비에만 몰입한다. 다른 잡념 없이 매 순간에 내가 하고 있는 일만 생각하는 것도 일종의 집중으로, 정신적인 피로를 덜어줄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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