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글쓰고오리발내밀기 Jul 24. 2024

5년만에 히키코모리 탈출한 30대가 쓴 회고록1편

[취준 암흑기의 시발점] 90년대생에겐 진로 고민의 기회가 없었다.

"어쩌려고 그러니~"


"인서울안하면 인생망해"


이런 소리를 듣고 자랐다.


나는 한국에서 추구하는 일반적인 경로에서 이탈한 사이다.


어릴 때부터 세상이 시키는대로 착하게 열심히 살았지만


사회에 나갈 시기에 나에게 돌아온 건

혼란과 절망스러움 뿐이었다.


20후반,오랜 업준비 끝에 좌절하고 방황했고

억울했고

5년 넘게 20대를 방구석에 숨어있었다.


이런 내가 어떻게 세상에 다시 나왔는지

인생을 회고하며

솔직한 이야기를 쓴다.


나처럼 이방인 같은 사람이 어딘가에 있다면,

내가 나만의 길을 찾아가는 여정 이야기가 누군가에게 힘이 되길 바란다.




현재 한국의 백수청년, 은둔 청년이 400만명 이라고 한다. 내 또래 청년들이 취업을 포기하고 방구석에 스스로를 가두기 시작했고 부모가 자식을 부양한다는 영상을 보았다.


사실 난 그들이 이해가 너무 잘 간다.


그들을 뭐라 할 수 없다.


어찌 보면 나도 한창 그 늪에 빠져있다가 세상으로 나왔으니까.


그래서 혹시나 현재 늪에 있는 사람들에게 힘을 주고자 나의 진로 방황기를 글로  쓴다.


이 글은 내가 인생을 돌아봤을 때,

어디서부터 이탈이 시작된 건지를 생각해보게 하는

나의 어릴 적 이야기다.




나는 어릴 때부터 부모님, 선생님, 어른들의 말을 너무 잘 듣는 내성적이고 착한 아이였다.


모범생이었다.


다만 5살 때부터 동네 미술학원을 다니면서


그림을 제일 좋아하고 구름 타고 여행하는 화가가 될 거라고


떠들고 다니던, 미술상을 잔뜩 받아오는

반에 한 명씩 있을 그런 아이였다.


중학생쯔음엔 예고를 가고 싶었는데

가정환경이나 주변 환경이

그런 것을 서포트해주지 못했다.


그곳에서 나 혼자 정보를 찾아야 했고,

예고 준비하는 친구들이 다니는 입시미술학원에 비해

나는 동네 미술학원에서 제대로 된 입시미술을 배우지 못하고 있었다.


그런데 학교 미술선생님 나를 보며 너는 꼭 예고를 가야 한다고 했고, 평균 90점을 넘겨야 한댔다.


그때만 해도 공부에 관심이 없어 좋은 성적이 아니었는데,

오로지 미대, 예고를 가고 싶다는 생각에

공부를 시작했고 평균 90을 넘겼다.


그러다 보니 집에서는 공부 쪽 진로로 가길 원하셨고

애초에 아버지는 내가 미술을 본업으로 삼길 원하지 않았다.


그냥 하다 말겠지~하고 5살부터 10년을 동네 미술학원에 보내주신 거다.


근데 막상 예고를 간다느니, 미술을 한다느니 하니까 집에서 반대가 심했고

아버지는 항상 내가 공무원이 되기를 원하셨다.


그때만 해도 사람들이 디지털로 그림 그리는 것이 익숙하지 않은 때였고 그림 그리면 굶어 죽는다는 인식이 강할 때였으니...


고민을 엄청 했다. 지식인에 얼마나 물어봤는지 모른다.


그런데 답을 내리지 못한 채로  고등학생이 되었고,

 공부도 꽤 재밌었던 나는

우선 공부를 했다. 10년 넘게 다니던 미술학원도 관뒀다.


나 때는 인서울 인서울!! 이런 강압의 분위기가 엄청났었다

매체에서도, 학교에서도..

인서울을 하지 못하면 인생이 망한다는 듯

아이들을 겁줬다.


말 잘 듣는 나에게 그 공포감은 엄청났다.

그래서 미술에 대한 고민은

그러다가 대학 진학을 생각하니 무슨 과를 갈지 모르겠더라

미루고 미뤘다.


그때의 나는 학교-학원-독서실 새벽 2시까지

이 루트에 갇혀 3~4시간씩 자고 살았기에

더더욱 고민할 시간도, 여유도 없었다.


그러다가 더 이상 결정을 미룰 수 없는 시기가 왔다.

미대를 가려면 적어도 이때는 입시미술을 시작해야 한다던

시기가 온 것이다. 고2 여름방학에 방황의 시기가 왔다.


집안의 사정, 내가 쌓아온 성적과 인서울 진학 가능성, 더 좋은 결과가 무엇일지, 그런 고민들과 아빠의 반대를 고려했을 때 어떻게 해야 될지


고민을 많이 했다 인생에 의욕이 없어질 정도로.


그런데 어쭙잖게, 그래도 잘 쌓아온 성적을 나는 놓지 못했고,


미대로 진로를 밀고 나갈 뚝심이나 용기가 부족했다.


엄마랑 입시미술학원 상담까지 다녀와서 그대로 돌아섰다..



이때부터 내 인생이 늪을 향해 갔던 것 같다.



그 당시, 지식인에 그렇게 많은 진지한 고민 글을 썼을 때 받은 댓글 중에

기억에 남는 조언이 있었다.


자신이 30대인데 나처럼 고민하다가 미술을 놓고 뒤늦게 다시 시작해서 후회된다는 사람의 댓글이었다.


그때 왠지 모르게 나의 미래가 그려지는

그런 이상한 기분이 들었었다.


그렇지만 내성적이고 용기없는 나를 그 댓글바꿔주진 못했다.


그때부터 지금까지 긴 인생의 방황이 시작됐.


20후반에 방구석에 스스로를 가두게 되다.



첫 글입니다. 용기없던 제가 세상밖에 나와 모험하는 여정이야기를 지켜봐주세요.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