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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쏘니 Aug 21. 2024

가재울 저자학교

습작#1

그때 밤마다 읽던 만화책이 정말 좋았다.
이불을 뒤집어 쓰고 읽던 만화책은 나에게 다양한 세상을 갖다 주었다. 시력은 나빠졌지만.

만화가가 되고 싶었다.
그림도 그리고 글도 썼다.
하지만 화실에선 나보다 더 잘 하는 아이들이 많았다.

고2, 미술을 접고 공부를 했다.
생각보다 공부는 쉬웠다. 아주 잘 하진 않았으며,
좌절도 했지만 새로운 길이 보였다. 그럭저럭 잘 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 그것들이 지금의 나를 만든 건 아닐까.

만화를 접었지만 미련은 남았다.

고2, 고3때에도 동아리에서 대학교에서 주최하는 대회를 나갔었다.

선배 후배 동기들과 다른 여러 학생들과 우루루 교실로 들어갔다.


하얀 종이가 주어졌다.

주제는 잘 생각나지 않지만 통일과 관련된 것이었다. 이산가족 상봉에 대해 생각을 쥐어 짰다.

몇 시간 내 주제에 맞게 한 장에 만화 컷을 짜고 그려 내는 것이었다.


잡고 있던 펜이 떨렸다. 시간에 맞춰 종이를 내고 아쉬운 발걸음을 돌렸다.

동아리 중 누구도 수상하진 못했지만, 아직도 그 기억이 생생하다.

미술을 하면서 그리고 만화를 하면서 배운 것도 많다.

 중고등학교 때 제법 다뤘던 컴퓨터로 인턴 활동도 할 수 있었다.

인턴시절

동아리를 꾸려 나가며 회장도 하면서 사람과 함께 하는 재미를 느꼈다.

동아리방에서 이불을 깔아 놓고 만화책을 읽으며 친구들과 토론 아닌 토론을 했던 기억, 애니메이션 상영회를 하면서 성우가 되어 볼까 했었던 기억 등 지금의 나를 만든 자양분은 많다.



거슬러 올라가 보면 다양한 경험을 하게 해 준 부모님 덕이 클 거다.

맞벌이로 학원 뺑뺑이와 이런 저런 체험활동 등 그 모든 순간이 지금의 나를 만들었다.

앞으로는 어떻게 만들어 나갈 것인가.

항상 고민이다.

복직을 하면 출퇴근은 어떻게 하지.

초등학생인 아이는 학원을 늘려야 할까.

황혼에 들어선 부모님에게 손을 벌려야 할까.

그냥 지금처럼 적당히 아끼며 생활해 나가야 할까.

휴직기간이 1년 남았다.

내가 살아온 40년을 돌아보며 앞으로 40년을 다시 계획한다.

공교롭게도 대출도 40년이 남았다.

아 이제 39년이구나.

신랑과 10년 내 대출을 다 갚고 10년은 은퇴자금을 모아 60에 세계여행을 가면 좋겠다고 말했다.

신랑은 싫어하는 나라를 제외하고 몇 군데만 같이간다고 한다.

나머지는 아이와 같이 다녀야겠다.

그리고 나선 뭘 하면서 지낼까나.

그 날을 위해 1년간 많은 경험을 또 시작한다.

나의 또다른 자양분을 위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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