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쉼과 향기를...)
안녕하세요. 브런치 새내기 청곡입니다.
엊그제 당선 소식을 접하고도 오늘까지 망설였습니다.
잘못 도착한 메일은 아니겠지 하면서 몇 번 확인하고 소개해준 작가에게 물어가면서, 첫인상이 이어지는 글 전체 흐름을 연상시키는 키워드이기에 어떤 글로 어떻게 인사를 할까, 머릿속 구상만으로 이틀을 보낸 뒤 이제 마음을 다잡고 저의 졸 시(拙詩)
‘오메 어쩔까’로 인사와 함께 소개 글로, 브런치 작가로서의 첫걸음을 내딛으렵니다.
오메 어쩔까
은 갈색 머릿결
오스카상 배우일 줄 알았는데
흑단의 뽀글 머리 어머니가 나오신다
산수 지나 패인 골짝 메울 수 없어도
서릿발 내린 길 덮을 수 있다 하신
임 왜 거기에
미워한 적 없건만 닮아 가는지
다시 보는 거울 속 놀란 눈 껌뻑이는 뽀글이 할미
서리 길 피하려다
콜타르 포장을
오메 어쩔까
나이보다 젊게 보이는 세련된 커트 머리를 상상하며 염색과 파마를 했는데 거울에 비친 까만 뽀글 머리를 보며 저도 모르게 튀어나온 말이 ‘오메 어쩔까’였습니다.
황당하거나 민망할 때 또 생각지 못했던 기쁨의 순간에 시어머니께서 자주 사용하시던 사투리입니다.
갑자기 닥친 놀라운 상황과 민망함을 슬쩍 비껴가는 여유 그리고 큰 기쁨을 겸손히 받아 안는 삶의 지혜가 담긴 표현. 이 말이 좋아 생활 속에서 자주 사용합니다.
시어머니께서 즐겨 사용하시던 이 사투리로 기쁨을 전하면서
늦은 나이임에도 당선시켜 주신 것은 노년이 가지는 색과 멋으로 독자들에게 향기를 전할 수 있으리라는 기대감을 가지신 것은 아닐까 생각하며
부족한 글을 통해 위로받고 정 나누는 여유와 쉼을 가지시기를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