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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지민 Oct 09. 2024

쓸데없는 생각은 있어도 쓸데없는 사람은 없다.

이미 바닥을 찍었으니 이제 올라갈 일만 남았네.

 당신은 지금 왜 이런 일이 내게 일어났는지 알 길이 없다. '내가 뭘 잘못했지? 인과응보인가? 뭘 놓쳤지? 내가 그때 그러지 않았더라면' 같은 생각을 하고 있다. 쓸데없는 생각이다. 다시 말하겠다. 지금 당신이 하는 그 부정적인 생각은 잘못된 생각이다. 머리에서 끄집어내어 저 멀리 던져 버려라. 그래도 된다. 지금 당신이 해야 할 생각은 오직 이거다.


'괜찮아. 곧 해결될 거야.'

'죽으란 법은 없잖아.'

'나보다 훨씬 어이없는 상황에 놓인 사람들이 많아.'

'이 정도여서 다행이다.'

'나는 바닥을 찍었으니 이제 올라갈 일만 남았어.'

'나는 할 수 있고, 더 나아질 거고, 행복할 거다.'


 당신이 하는 생각이 쓸데없을지라도 당신 자체는 존귀하고 소중하고 존중받아 마땅한 사람이다. 당신은 그깟 고통에 지지 않을 것이다. 결국에는 일어나서 이전보다 훨씬 나은 사람이 될 것이다. 이제부터 내게 제시하는 몇 가지를 기억하자.


1. 당신의 아픔은 진정한 공감이 된다.


 아파본 사람이 아픈 사람을 알아본다. 아파봐야 상대의 아픔에 공감하고 위로할 수 있다. 나는 한 달 이상을 깊은 우울과 침체에 빠져 지냈다. 불안해서 가만히 있질 못하고 피곤해도 깊이 잠들지 못했다. 행복하다. 이런 증상을 겪는 사람을 만난다면 나는 온전히 위로할 수 있다.

 어느 날 지인이 곤란한 상황에 빠져 너무 힘들다는 연락을 받았다. 너무 신경 쓰여 가만히 있을 수 없어서 2시간 거리를 달려갔다. 얼마나 고생을 했는지 수척해져 있었다. 내가 너무 늦게 온 건 아닌지 미안했다. 내가 해줄 수 있는 게 아무것도 없어서 눈을 마주치지 못했다. 그러나 나란히 앉아 지인의 고통을 온전히 들었다. 온몸으로 들었다. 온 맘으로 공감했다. 그리고 내가 곁에 있겠다고, 절대 지지 않을 거라고, 분명히 이겨내고 결실을 맺을 거라고 용기를 주었다. 내가 아프지 않았다면 지인의 아픔에 달려가지도, 공감하지도 못했을 것이다.

 당신은 마냥 잘 되는 것 같은 누군가의 SNS를 보고 낙심했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당신보다 어려운 상황에 처한 사람을 발견하진 못했을 것이다. 당신의 주변에 있는 모든 이들이 각자의 아픔을 견디며 산다. 각자 그 모양이, 형태가 다를 뿐이다.

 당신보다 힘든 사람은 훨씬 많다. 잔인한 말이지만, 기절초풍하고 황당무계한 일을 겪는 사람들이 천지다. 그 사람들도 살아낸다. 살아야만 한다. 자신만 보고 살아가는 가족이 있기 때문이다.


 묻고 싶다. 알고 싶다.

'지금 당신의 아픔은 무엇인가?'


 당신은 결국에는 이겨낼 것이고 누구보다 강해질 것이다.


2. 인내하는 사람의 단단함은 누구도 이기지 못한다.

 끝나지 않는 터널을 계속 걸어야 하는 당신, 인내를 배우고 또 배우는 중이다. 당신에게 찾아온 그 시련을 혼자 인내하려 하지는 말라. 절대자인 신을 의존하거나 주변에 당신을 지지하는 단 한 사람만 있으면 된다. 당신에게는 여러 사람이 필요한 것이 아니다. 진정한 소통이 가능한, 당신이 뭘 해도 지지할 단, 한 사람만 필요하다. 그 사람과 함께 그 터널을 지속적으로 걸어가라. 가는 중에 희미한 빛을 발견하거나 지나가는 다른 사람을 발견할지도 모른다. 끝날 것 같지 않은 이 터널을 걷는 중이라도 당신은 성장하는 중이다. 그 누구도 가질 수 없는 지구력과 인내력이 쌓이고 있다. 갈고닦아서 세상 앞에 당당히 설 것을 기대한다.


3. 실패했다고 해서 다 끝이 난 게 아니다.

 당신이 실패했다고 느껴질 때, 여러 방안 중에 하나를 제친 것이다. 이제 남은 몇 가지에 확신을 가지고 시도하면 된다. 실패는 성공으로 가기 위한 가지치기일 뿐, 절대 끝이 난 게 아니다. 슬픔을 슬픔으로만 끝나게 하지 마라. 슬픔과 아픔을 통해 배움을 낳아야 한다. 귀한 가치는 쾌락보다 고통에서 나오는 경우가 많다. 한 번의 실패로 모든 것을 포기하지 말자. 실패를 통해 성공의 가능성을 조금씩 높여가자.


4. 절대로 절대로 불평하지 마라.

 불평하지 말라는 말은 부정적인 말을 하지 말라는 것이다. 불평하면 긍정 단어를 쓸 확률이 낮기 때문이다. 당신의 뇌는 당신의 말에 잘도 속는다. 긍정 언어를 늘릴수록 뇌는 긍정적인 방향으로 사고하게 된다. '그래도 이만하면 다행이야. 정말 감사한 일이야.'라고 뇌를 속이자. 말이 결국엔 감정이 되어 당신의 아픈 마음을 치유해 줄 것이다. 나는 당신의 마음에 남은 그 상처들이 아물더라도 흉터도 없이 말짱하게 낫기를 바란다. 상처가 지나간 자리에 조금도 흔적이 없기를 바란다.

 일부러라도 입꼬리를 올려보자. 눈웃음까지는 바라지 않는다. 억지로 웃어 보인 뒤엔 옅은 미소가 잔잔히 남는다. 다른 사람들도 안다. 힘든 상황에서도 일부러 웃으려는 당신의 고된 노력을. 결국엔 세상이 알아줄 것이다. 그래도 잘해보려는 당신의 수고를.


 힘든 당신을 위한 글을 썼다. 나는 당신의 오늘이 어제보다는 조금 더 낫기를 바란다. 우울과 낙심이 당신의 하루를 망치게 하지 말자. 당신은 더 나아질 거고 결국에는 이길 것이다. 시련을 만났지만 정금같이 단련되어 빛날 것이다. 기대가 된다. 조금 더 나아질 당신의 내일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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