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박이 있는가? 잘 몰라도 아주 사소한 부분에서 강박이 있을 수 있다. 현대인 중에 후천적으로 강박을 습득하지 않은 사람은 거의 없을 것이다. 나는 어릴 때 동일 행동을 반복하기도 하고 신호등을 보고 건널 때 흰 선만 밟고 건너기도 하는 강박이 있었다. 사춘기가 되면서 사라지긴 했지만 강박은 내 성격에 고스란히 남아 있었다. 강박이 불편한 이유는 자신의 행동을 제약할 뿐만 아니라 주변인들을 피로하게 한다. 모두가 예민한 포인트가 다르기 때문에 타인은 A 행동이 불편하지 않아도 내게는 거슬리고 불편할 수 있다. 예를 들면, 우리 남편은 다리를 매우 많이 떠는데 본인은 불편하지 않은데 옆에 있는 내가 불편하다. 수용하고 이해해야 하는데 굳이 그만 떨라고 잔소리를 하게 된다. 다리는 잠시 멈추겠으나 또 떨게 된다. 잔소리는 잠시의 효능만 있었을 뿐이다. 그래서 강박의 원인과 해결방법에 대해 나누고자 한다. 이 내용은 저자가 직접 심리상담을 받은 내용을 포함하고 있으니 꽤 신뢰해도 되지 않을까? 당신은 상담에 시간도, 돈도 들이지 않고 이 글로 배울 수 있으니 운이 좋다. 매우.
강박의 이유
1. 불안
예상했겠지만 내면 기저에 불안이 있을 경우, 강박이 생긴다. 어릴 때 부모로부터 애착 관계 형성에 문제가 있을 경우, 아이는 불안을 가지게 된다. 3세 이전에 부모 사이에서 눈치를 보며 자기 존재감을 형성한다. 만일, 부모가 사이가 좋은 경우, 아이는 본인 덕분에 엄마와 아빠가 사이가 좋다고 생각하며 자기 만족감이 높아진다. 그러나 반대일 경우, 아이는 제삼자임에도 불구하고 자신 때문에 부모 사이가 좋지 않다고 오해한다. 그러므로 자기 효능감, 자기 만족감 등이 낮아진다. 그리고 사소한 것에도 긴장하며 타인의 표정을 살피게 된다. 어릴 때 가지게 된 불안은 크면서 없어지는 것 같지만 내 무의식 속에 잠재되어 있다. 그리고 스몰트라우마가 쌓이면서 불안을 단단히 자리를 잡는다. 작은 사건에도 급발진을 하며 큰 반응을 보이기도 한다. 상대는 나의 행동을 이해할 수 없고 나 자신도 왜 사소한 것에 화가 나는지 알 수 없다. 그러나 그 기제에는 불안이 있다.
2. 완벽주의
당신은 게으른 편인가? 일을 미루는가? 시작하는데 힘이 드는가? 일을 시작해도 끝맺지 못하는가? 제대로 하지 않을 거라면 아예 시작도 하지 않는가? 당신은 베짱이가 아니라 단지, 완벽주의 성향이 있을 뿐이다. 성격 자체가 완벽주의로 꽁꽁 뭉쳐지지 않았다 해도, 생활의 사소한 한 부분에서만 완벽주의가 나타날 수 도 있다. 예를 들어, 청소만큼은 완벽주의를 추구하더라도 다른 부분에서는 느슨할 수 있다. 나는 루틴에 대한 강박이 있다. 오전에 공복 운동을 하지 않으면 하루 시작이 찝찝하다. 친구가 충분히 할 수 있는 일을 하지 않으면 꼭 잔소리를 하게 된다. 조금만 움직이면 비용을 줄일 수 있는데 작은 노력을 하지 않아서 괜한 비용이 나가는 것을 보면 참지 못한다. 이런 강박이 스스로에겐 익숙할 수 있지만 옆에 있는 지인들은 피곤할 수 있다. 완벽주의를 가진 사람은 남들보다 특정 분야에서 자신이 정한 기준점이 너무 높을 수 있다. 나는 브런치를 2년 전에 알았지만 시작한 지 얼마 되지 않았다. 작가 선정이 되지 않을까 봐 두려워서 너무 미뤄왔던 것이다. 실패에 대한 두려움은 과연 클까? 실패가 우리 삶에 큰 어려움을 줄까? 잠시의 낙심은 있겠으나 여러 번 도전하다 보면 요령이 생겨 성공에 가까워진다. 여러 번의 도전을 하더라도 내가 결국엔 성공할 거라는 믿음을 잃지 말자.
3. 잘못된 신념
'내 생각이 틀릴 수도 있습니다.'라는 책을 아는가? 베스트셀러에 올랐던 유명 도서다. 한 승려가 쓴 책인데 제목 자체가 내용이며 현대인들에게 깊은 울림을 준 유명한 문장이다. '내가 맞아. 나는 너보다 많이 알고 있어. 이렇게 하지 않으면 잘못될 거야. 실패할 거야. 그러니까 이렇게 해야만 해.'라는 말을 자주 하는 사람이 주변에 있는가? 그는 자기주장이 너무 강해 자기 신념이 되었을 것이다. 그가 처한 환경이 점차 쌓여서 세계관이 형성된 것이다. 한 권의 책만을 읽은 사람을 피해야 하는 이유를 알고 있지 않은가. 편협하고 좁은 사고를 가진 사람은 폭탄처럼 위험한 존재다. 그런 사람이 주변에 있다면 상사나 꼰대일 경우가 많겠지만 할 수 있다면 피해라. 잘못된 신념이 굳어져 강박이 되었을 수 있다. 나에게 잘못된 신념은 무엇이 있을까. '공부를 잘해야만 성공할 수 있어. 외모를 잘 가꿔야만 취업에 성공할 거야.'와 같이 자신에게 깊이 뿌리내린 신념을 뿌리 뽑아보자. 잘 가라. 강박아. 기억하자. 내 생각은 맞을 수도 있고, 틀릴 수도 있다.
강박 해결법
1. 불안할 때 크게 호흡하기, 명상하기
호흡과 명상은 떼놓을 수 없는 한 쌍이다. 불안은 신체 증상으로 나타난다. 자율신경계 안정을 위해 앉아서든 누워서든 가장 편안한 자세에서 복식호흡을 하며 명상을 해보자. 숫자를 세거나 바디스캐닝을 하며 하루 10분 이상을 투자하자.
2. 강박이 지각될 때, 주변에 가장 신뢰할만한 사람 3명에게 묻기
내가 이런 부분에 강박이 있는데 어떻게 생각해?,라고 언니, 친구, 남편 등에게 물어봐라. 그러면 공통된 대답을 할지도 모른다. '음.. 나는 그 부분이 거슬리지 않는데? 강박 가지지 않아도 될 거 같아.'라고 대답이 돌아오면 내가 강박이라고 생각되는 행동을 깨끗하게 버리도록 하자. 인지하는 것만으로 버리는데 도움이 된다.
3. 모든 것에 기준점을 내리기, 이만하면 됐다, 고 스스로에게 말하기
자신에게 기준이 높은 사람은 타인에게도 같은 잣대를 대게 된다. 자신에게 칭찬을 잘하지 않는 사람은 타인에게도 관대하기 어렵다. 자신을 사랑해야 타인을 배려하고 이해할 수 있다. 내가 어떤 실수를 하더라도 괜찮아, 이만하면 됐어, 저번보단 낫잖아,라고 말해주자. 자신을 탓한다고 성과를 조금도 올릴 수 없다. 사람을 성장시키는 것은 비난이나 비판이 아니라, 칭찬과 이해다. 수학을 지지리도 못하는데 엄마의 잔소리까지 들으면 사기가 꺾여서 아예 놔버리지 않았는가(응? 생각나지 않는가?). 그저 잘했다, 고맙다, 고 스스로에게 다독이자.
오늘은 불안과 강박에 대해 나눠보았다. 어떤가. 마음이 좀 나아졌는가. 나는 당신이 불안하지 않고 편안한 하루를 보내길 바란다. 자신을 채근하지 않아도 당신은 어차피 잘 해낼 것이다. 지금까지 무탈하게 잘 살아오지 않았는가. 어떤 큰 불안이 당신 앞에 있다고 해도 당신은 결국엔 이겨낼 것이다. 내가 응원하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