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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안전기지민 Oct 05. 2024

언어치료사가 알려주는 인정중독 처방법

자신과 있는 시간이 부담스러운 당신에게


 혼자만 아는 연재를 시작한다. 누구에게 보이기 위해서가 아니라 나를 위한 에세이다. 충만한 삶을 위한 몇몇 요소들을 나눠보려고 한다. 그 첫 번째의 시작은 '스스로 하는 일'을 늘리는 것이다. 즉, 인정 중독에서 벗어나라는 뜻이다. 인정 중독의 위험성과 그것을 떠나야 하는 이유들에 대해 말해보겠다.


인정 중독이 위험한 이유

 어떤 일을 열심히 한다고 하자. 결과도 마음에 든다. 그러나 누군가가 인정해주지 않는다면 나는 패배감, 실패감을 느낀다. 얼마나 속상한 일인가. 누구의 마음에도 들려고 하지 말자. 누구의 비난이라도 그것은 그의 생각에 지나지 않는다. 이 세상엔 정답이 있는 경우가 별로 없다. 지금 맞는 일이 나중엔 틀리기도 하는 일이 많다. 그러니까 누구의 의견이나 생각에 연연하지 말고 자신의 만족과 충족감에 집중하자. 타인이 내가 틀렸다고 해도, 나는 만족했으면 그것으로 된 것이다. 당신은 충분하고 그걸로 되었다. 누군가의 인정에 나를 맞기지 말자. 그런 삶은 어떤 도전도 하기 힘들게 된다. 겁이 많아지고 강박이나 완벽주의가 생겨난다. 나는 당신이 어깨를 펴고 늘 당당하기를 바란다. 뭐든 할 수 있을 것만 같은 용기가 생기기를 바란다.


1. 혼자 있는 시간

 당신은 자신과 함께 있는 시간이 부담스러운가? 아니면 편하고 자연스러운가? 혼자 하루종일 있어도 외롭지 않고 SNS를 보지 않고 누군가에게 연락을 하지 않을 수 있는가? 나는 불안장애 환자로써 불가능한 일이다. 현재로는. 그러나 혼자 있는 시간이 편해지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혼자 있다는 것은 외로운 일이다. 그러나 자신을 위한 일이다. 어릴 때부터 애착 문제가 있을 경우, 혼자 있으면 불안해하고 누군가의 손길을 필요로 한다. 나는 우울과 불안, 강박이 심해지는 순간이 오면, 집에 있는 것조차 어려웠다. 이전에 나는 힘든 일을 겪어 감정조절을 하지 못하고 집안 곳곳에서 펑펑 운 적이 있다. 며칠 동안. 그 이후로 집과 울음이 연접이 되어 집에만 있으면 우울이 나를 덮치곤 했다. 그럴 땐 집 분위기를 바꾸거나 자주 환기를 하는 것이 도움 된다. 불을 밝게 켜두거나 편안한 라디오를 켜두는 것도 도움이 된다. 혼자 있는 것이 힘들면 밖에 나가는 것도 잠시는 도움이 되지만, 집은 쉼을 주는 공간이 되어야 하므로 스스로 이겨내는 것을 추천한다. 혼자 있다고 해서 당신이 외로운 사람이 되는 것은 아니다. 살면서 몇 번은 혼자 있을 때가 있고, 사람들 사이에서 치일 때도 있는 법이다. 중요한 것은 혼자 있을 때에도 스스로에게 말을 걸고 자연스러워야 한다. 도움 없이도 스스로 할 수 있는 일들을 찾아보자. 나 자신이 어떤 사람인지, 무엇을 잘하는지, 좋아하는지 생각해 보는 시간을 가지자. 그리고 자신을 쓰다듬거나 용기를 주는 말을 하기도 하자. 우리가 타인에게 힘을 주듯이.


2. 누군가 보지 않아도 해내는 순간

 나는 인정중독이다. 그래서 누군가 나를 지켜볼 때 더 잘 해내기도 한다. 부담스럽기도 하지만 앞으로 나아가는 동력이 되기도 한다. 어떤 결과나 성과가 나오지 않는, 과정만으로 만족하는 법을 알지 못했다. 예를 들어 그림을 그리거나 꽃꽂이를 하거나 명상을 하는 일 등. 이렇다 할 결과가 나오지 않는 일은 시도하지도 않았다. 그러나 진정한 가치를 가진 일들은 결과보다 과정에 의미가 있는 경우가 많다. 누군가가 나를 봐주지 않아도, 결과가 뚜렷하게 나타나지 않아도, 내가 좋아하는 일을 스스로 해내는 일은 그 무엇보다 성취감이 있다. 성과 지향적인 사회에 살면서 우리는 결과에 너무 집착하게 되었다. 무형자산보다 유형자산을 중요시 여긴다. 그러나 진정한 가치는 눈에 보이지 않는 경우가 많다. '나 자신을 존귀하게 여기는 것, 스스로를 아끼고 사랑하는 것, 어떤 일이 닥쳐도 자신은 해낼 수 있다고 믿어주는 것'과 같이 돈으로 환산할 수 없는 중요한 요소들이다. 누군가 보지 않아도 어떤 일을 해내는 순간을 많이 만들자.


 나는 아침에 일어나면 나에게 웃어주며 오늘 하루 힘내라고 말해준다. 나는 가끔 삐뚤삐뚤 그림을 그린다. 나는 운동을 엉망으로 하지만 헬스장에 출석한다. 나는 결국엔 맛없을 걸 알면서도 요리를 시도한다. 나는 누군가가 읽어주지 않을 글을 이렇게 쓴다. 나는 가끔 정자에 앉아 명상을 한다.


 나는 당신이 인정받기 위한 행동이 아니라, 자신이 원하는 일들을 많이 하길 바란다. 스스로에게 만족을 주는 일, 결과는 없지만 과정이 의미 있는 일들을 해보길 바란다. 당신의 하루가 충만하기 위해서.


아래는 내가 과정을 중요시 여기기 위해 스스로 그린 그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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