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은 어느 정도 될까
육아휴직은 물론이고 산전 후휴가도 눈치가 보여 제대로 쓸 수 없던 시절이었다. 직장 동기 중 한 명은 산전 후휴가도 제대로 채우지 못하고 나와 일을 하기도 했다. 아이를 낳은 지 한 달이 지나자마자, 출근을 하라고 해서 미처 회복도 되지 못한 몸으로 출근을 할 수밖에 없었다.
그때는 그것이 현실이었다. 공공기관에서도 이랬으니 일반 사기업은 어땠을까? 임신이 되면 해고를 하는 것이 비일비재했다.
더불어, 사회에서 바라보는 인식도 크게 개선이 되었다. 워킹맘을 지지하고 더 나은 환경에서 일할 수 있도록 배려하는 분위기가 형성이 되었다. 무엇보다도 아빠들이 육아에 참여하는 빈도가 증가하면서 가사노동과 육아를 더 이상 여성 전담으로 여기지 않게 되었다.
2003년과 2024년 모두 워킹맘들에게 경력단절은 여전히 큰 문제다.
2003년에는 출산과 육아로 인해 직장을 떠나는 일이 빈번했을 뿐만 아니라 이를 해결할 사회적 안정망등을 비롯한 시스템이 부족했다. 육아휴직기간 동안 경력을 이어가는 것은 쉽지 않았다.
2024년에는 육아휴직제도 등 시스템이나 사회적 안전망이 강화되었다고는 하나 경력단절에 대한 위험은 여전하다. 가장 큰 문제는 공백이 생길 경우 직장 복귀에 어려움이 생길 수밖에 없다. 빠른 기술 발전으로 인해 공백기간을 따라잡기 쉽지 않기 때문에 20년 전이나 지금이나 느끼는 불안감은 여전하다.
KBS자료에 의하면, 2003년 기혼 여성의 경력단절 주된 이유가 결혼, 임신, 출산, 육아 등이었으며 육아는 경제활동은 중단하게 하는 주요 요소 중 하나였다. 여성들의 경력단절 비율은 40% 이상이었고 결혼과 육아로 인해 많은 여성들이 직장을 그만두게 되었다.
그렇다면 2024년 상황은 어떤가? 2003년에 비해서는 나아졌지만 여성이 육아로 인해 경제활동을 중단하는 비율이 30%로 나타나고 있다. 고용률은 높아졌지만 육아에 대한 부담은 여전하다.
20년 사이에 다양한 정책과 사회적인 인식변화는 워킹맘들에게 긍정적인 변화를 가져왔다. 하지만 앞으로도 더 많은 변화가 필요하다.
이제는 육아가 개인의 문제가 아니라 사회 전체가 나서야 할 과제라는 데 이견을 보이는 사람은 없다.
2003년 이 땅에서 엄마로 살아가야 하는 것이 '징역 3년, 집행유예 15년, 거기에다 평생 보호감호'였다면, 지금은 어떨까?
그때에 비하면 많은 것들이 나아졌다. 다양한 정책들이 나왔고 그것을 받아들이는 사회적인 인식도 달라졌다.
하지만, 여건은 여전히 팍팍하다. 결혼을 하지 않겠다는 비중도, 결혼하더라도 아이를 낳지 않겠다는 비중도 더 높아졌다.
여기에는 다양한 요소들이 있겠지만, 더 이상 깊숙이 들어가지는 않겠다.
2024년 지금을 살아가고 있는 엄마이자 워킹맘의 형량은 과연 어떨까?.
나는 매일 기도를 한다. 그 기도 안에는 젊은 세대들이 희망과 꿈을 가질 수 있는 사회, 결혼도 출산도 자유롭게 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되기를 원하는 간절함이 들어 있다.
우리 자식들은 더 나은 시스템과 환경 속에서 살아가기를 희망하는.
어쩌면 워킹맘을 떠나 엄마라는 감옥은 이 땅에 있는 한, 지고 가야 할 행복한 굴레이자 영원한 보호감호인지도 모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