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년시절 저는 장난감을 훔치지 않았지만
훔쳤다고 오해받아 '신뢰'가 누구보다 중요한 사람으로 자랐습니다.
신뢰를 받으려면 정직해야 하고, 성실해야 했습니다.
그 덕에 학창 시절 전교 1등도 해보고,
친구들에게 인정도 받았습니다.
그리고 대학 졸업 후 회사에 취직도 하고
사랑하는 사람을 만나 결혼도 했습니다.
그러나 결혼 후 얼마 지나지 않아 허리디스크가 터지고
우울증 진단까지 받게 되었습니다.
육체적으로, 정신적으로 너무나도 힘들었고 제 삶이 많이 흔들렸습니다.
저의 우울증으로 인해 아내에게 상처 주는 말도 많이 했고,
자살 시도와 같은 하지 말아야 할 행동도 했습니다.
저의 말과 행동들로 인해 아내의 건강 또한 좋지 않았으며,
결국 그녀와 저는 서로를 보내주었습니다.
평범하지만 평범하지 않은 나날들을 보낸 34살, 저의 이야기입니다.
2024년은 제가 태어나서 가장 힘든 한 해였습니다.
이렇게 울어보고, 무너진 적이 있나 싶을 정도로 처절하게 무너졌습니다.
바닥을 뚫고 지하 끝까지 간 느낌이었습니다.
'도대체 어디까지 무너질까?'
'다시 일어설 수 있을까?'
하지만 다행히 저는 새로운 회사에 잘 적응하였고,
상담 및 우울증 치료도 꾸준하게 받고 있어 전보다 안정을 찾았습니다.
브런치북을 연재하는 동안
전 아내와 있었던 일들을 쓰는 게 가장 힘들었습니다.
글을 쓸 때면 지난 시간의 감정이 떠올라 복받쳤고,
눈물이 멈추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제 입장에서 글을 쓰다 보니
그녀에게 상처가 되진 않을까 걱정된 부분도 있었습니다.
마지막으로 그녀에게 글을 남기며 마치고자 합니다.
"부족한 나를 알아봐 주고, 사랑해줘서 정말 고마워.
결혼식에서 평생 행복하게 해 주겠다고 약속했는데
그 말 지키지 못해서 진심으로 미안해.
그리고 나로 인해 너 또한 정말 힘들었을 텐데
잘 보듬어주지 못해서 미안해.
우리 둘 다 건강 잘 회복해서
행복하게 살면 좋겠다.
다음에 만날 일이 생긴다면 웃으면서 만나자.
그럼 안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