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닐을 깔지 않는 농부 풀천지 재현이는 40대 노총각

25.5.30. 금 2주 정도 잘 지킨 건강하게 먹는 습관을 깬 새벽일

by 추재현

브런치심사와 저작권글 국무총리상 2가지를 다 해보겠다는 다짐은 어딜 가고

계속 미루기만 하고 있다.

4월 23일부터였던가? 마감 종료는 6월 15일 있은데 저작권글에 대한 기대가 더 컸다.

우리 집에 1박 2일 한번 다녀온 뒤로 전직 국어선생님이 셨던 밑돌님의 귀농을 하려는 걸

이해하게 되었다는 과정을 보여주듯 써낸 아들은(두 형의 방은 좁고 냉골에도 행복해 보였다는..)

국무총리상을 받았다.

"국어선생님 시절에도 못 받았던 국무총리상을 아들이 받게 될 줄 몰랐어요.

아들이 이제 아버지 귀농하게 된 것도 따르겠다고 하고요 풀천지 식구분들 감사해요."

몇 년 전에는 농가맛집을 제대로 차린 농부가에서 대접도 받고 왔었다.

작년쯤인가는 또 연락이 왔는데 아들이 이제 여자친구와 농가카페를 차려 잘 지내고 있다고

두 아들 자극받으러 와보라는 연락도 받았다.


근데 지금은 가기가 싫다 지금 나의 처지가 부끄럽기 때문이다.

작가도 되고 국무총리상도 받아 나도 뭔가 할 수 있는 사람이다 한걸 세상에 보여주고 싶다.

요즘 해보고 싶다는 도전을 미루다 포기한다면 또 큰 후회를 남길 거 한걸 알기에

내일도 새벽 4시에 일어나 3편 투고글을 써가는 과정을 가지면서 바쁜 농시일과

슬기롭게 해 나갈 것을 다짐해 본다.


나는 41세 노총각 동생은 36살 노총각이 되었다.

아무도 하기 힘든 농사를 하긴 하지만 그뿐이다. 그냥 해나갈 뿐 어머니는 심장병에

아버지는 보청기를 끼시고 말귀를 잘 못 알아들으신다.

부모님은 해마다 항상일이 많은 농사일에 힘들어하시는데 식구들이 늘어가야 될 시기에

새사람이 들어오질 않으니 점점 힘에 부쳐하신다.

어머니는 TV 아버지는 바둑 동생은 게임 나는 웹툰 아침부터 저녁까지 힘든 농사일을 하고

쉬는 시간에는 발전적인 시간보다는 소모적이기만 하는 행동을 하니 풀천지 삶이 앞으로

나아가지 못하고 제자리 답답하다.


언제 빨리 글을 노트북에 써봐야 할 텐데..

마감일이 다가오니 조급해진다.

2주 전쯤인가 주문진 낚시여행에서 상한 멍게 때문인지 장뇌삼 명현현상이었는지

배탈이 난 뒤로 좋은 것만 먹겠다는 다짐을 잘 지켜왔는데 오늘 새벽 그걸 깨버렸다.

새벽 5시 블랙신라면에 비엔나소시지 5개와 계란 1개를 풀어 끓여 먹고 있었다.

묵은지와 고량주 1잔을 곁들였는데 생각했던 것처럼 맛있지 않았다.

후회와 죄책감이 몰려왔다.

그걸로 끝나지 않고 참아왔던 카누아메리카노에 플래시 베리 딸기, 버터와플까지

먹어 치우니 불쾌하게 배만 부르다.


내방의 노트북은 몇 달째 먼지만 먹다가 오늘 글 쓰고 싶은 충동에 켰는데

되지가 않아 또 몇 분이 날아가 버렸다.

동생이 손봐준 덕분에 지금 일단 하고 싶은 이야기들이 머리에 떠오르는 데로

써보고 있다.


나 혼자 비밀일기로 내키는 대로 써오던 글을

사람들이 공유하는 글로 변환시키는 작업은 보통일이 아니다.


내 글의 문제점은 수미일관 하지 못하고 어느새 용두사미로 빠지기 쉽다는 것이다.

이 이야기 시작해 저 이야기도 하고 싶어 건들고 이야기를 끝맺지 못하고

자꾸 건들다 지쳐서 서둘러 끝내버리고 만다.


농사일하면서 투고할 3편의 글에 대해 머릿속으로 계속 생각해 봤는데 글과 사진이 계속 바뀌었다.

이제 써보지 않으면 쓰고 고치고 할 시간이 이젠 없다.

매일매일 새벽 엉덩이 부치고 써보는 수밖에 없다.

그분이 올 때까지 기다리는 게 아니라 쓰다 보면 오시길 바란다.

영감이여! 내가 나를 좋아할 근거를 만들어 다오!

나 다시 나의 일상에 더 최선을 다해볼터이니...


그래도 오늘 이렇게 노트북에 첫 글을 남기고 나니 마음이 후련하다.

풀천지식구들은 모두 작가가 되어야 한다.

예전 풀천지 다음 카페를 할 때가 최고의 전성기였고 인생을 바꿀 기회도 계속 주어졌었다.

위기 속에 기회가 있다.

지금 그 기회를 다시 만들어 가야 할 때다.

오늘 나와의 다짐을 깨어 불편한 속을 부여잡으며 이 글을 서둘러 타이핑하고 있지만

요즘 좋은 것만 먹으려 노력하고 디지털 딴짓을 하다가도 다시 돌아오려 하는 내가 좋다.

사진과 글로 내가 보고 듣고 느낀 것을 기록하려는 나에게

발전할 수 있는 성장의 가능성을 느낀다.


현재 오전 7시 5분 농사일을 서둘러야 할 시간이 다가온다.

요즘은 밭에 풀 매는 게 시급하다.

지나가다 보시는 농부님들이나 외지사람들은 이해를 못 한다.

"약 쳐버리든가 비닐 깔지 왜 이리 애터지게 하고 있어?" 그런 질문도 많이 들어와서

그러려니 하고 그냥 풀천지식구들은 또 풀을 메고 있다.

결혼을 앞둔 여성들에게나 그 부모님 또 세상사람들에게 인정을 잘 받지 못하는 풀천지 농법

이 나도 답답할 때가 있다. 그냥 내 농사만 짓다 보면 내세울 것이 보이지 않는다는 것이다.


풀천지 일기를 아버지께서 할 때에는 아껴주는 사람들이 있었지만

계속 활동을 하지 않고 잠적하듯 우리 일만 하니 점점 고립되어 가는 걸 느낀다.

다시 활로를 뚫어 보야야 하는 걸로 풀천지에서의 하루를 관찰해 사진과 글로 공유하며

풀천지의 가치를 다시 세상에 인정받기를 원한다.


내가 좋은 사람이다 나는 걸 알려야 좋은 사람을 찾는 여성을 만날 수 있다.

일단 시작해 보는 것이 중요했기에 일단 첫 삽을 떴다는 것에 의의를 두기로 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