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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맑은샘 Oct 30. 2024

노래의 힘

참여수업후기

  10월이면 매년 참여수업을 한다., 부모님과의 소통의 창구이기도 하고 평소 아이들의 활동모습을 궁금해 할 부모님을 위해 아이와 함께 참여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기획해 함께 하는 시간을 갖는다. 작년에는 운동장을 빌려 두 개의 어린이집이 연합해 운동회를 했다. 만국기가 휘날리고 아이와 함께 운동장에 있는 엄마 아빠도 어린시절의 나로 돌아가 함께 뛰며 잠시나마 동심의 세계로 돌아가는 모습을 보면 부모도 아이였다는 걸 새삼느낀다. 달전부터 행사를 기획하고 장소를 선정하고 프로그램 준비작업을 한다. 교사회의를 통해 작은음악회를 했으면 하는 의견이 나왔다. 매년 가을이면 하던 동요발표회를 코로나로 인해 잠심 멈춤상태였다. 아이들은 평소 부르던 동요를 연습하고 웅변이나 동시를 외워 부모님을 초대해 소극장이나 주민센터 대회의장을 빌려 아이들의 무대를 보여주었는데 그럴 기회가 없었던 것이다.


  노래의 힘은 대단하다. 평소 수줍고 말을 잘 하지 않던 아이들도 동요를 부르는 것은 자연스럽게 받아들인다. 나 역시 어린시절 불렀던 동요를 지금도 기억하고 있다. 회의를 통해 엄마 아빠가 어릴 적 불렀던 동요를 테마로 엄마 아빠와 함께 하는 가을소풍으로 행사를 기획하기로 했다. 아이들의 선물과 부모님의 선물을 준비하면서 엄마 아빠가 자라면서 접했던 오렌지 쌕쌕 음료세트와 사발면컵라면 세트를 준비했다. 각 연령별 수준에 맞는 노래를 선택하고 연습을 시작했다. 전부터 매일 오전에 한번 노래를 듣고 불러보았다. 놀이하는 교실에서 틀어주면 아이들도 자연스럽게 습득을 한다. 주전부터는 아이의 목소리 톤과 노래가 맞는지 들어보고 아이별로 노래를 배정했고 연습을했다. 처음 친구들앞에서 쭈뼛거리던 아이들도 자신의 차례가 되면 나와서 인사하고 음악이 나오면 자연스럽게 노래를 부른다. 자신감이 생기니 잘하는 같다. 일주일 전부터는 행사장소와 유사하게 세팅을 하고 아이들을 위한 스텐드 마이크설치, 앰프를 놓고 행사 순서대로 진행을 하여 아이들이 환경을 예측하도록 하였다.


  네 살반은 교실이 아니  유희실의 낯선공간에 울음을 보이는 아이도 있었지만 매일 과정을 반복하며 이렇게 하는 것이라 알려주니 울지 않고 앙증맞은 몸을 살랑 흔들며 귀엽게 노래와 율동을 한다. 차례대로 한 줄로 아이를 세우고 일곱명의 공주님이 율동을 시작한다. 작은별, 어린송아지를 귀엽게 부른다. 엉덩이를 두드리며 한 바퀴 도는 모습과 엄마 아빠를 큰 소리로 외치는 모습이 사랑스럽다. 형님반의 박수소리가 들리고 칭찬하는 소리가 여기저기서 들린다. 아이들 눈에도 동생반은 귀여운가보다. 다섯살 반은 솜사탕과 건너가는 길, 하얀나라, 예쁜아기곰등의 동요를 선정해 연습을 했다. 천방지축 잠시도 있지 않던 친구들을 한명 한명 있게 하고 음악을 따라 부르게 함께 연습을 했다. 하루하루가 지나며 아이들도 익숙해지니 곧잘 노래를 부른다. 물른 총찬의 선물도 잊지 않는다. 비타민 , 사탕 하나면 '원장님 언제 노래불러요?' 아이들도 시간을 즐거워한다.


  여섯살과 일 살 친구들은 노을, 아빠와 크레파스, 하늘나라 동하, 아빠의 자리, 달팽이의 하루라는 동요를 선정해 노래연습을 했다. 4~5명씩 각자 음색에 맞는 노래를 연습하며 아이들도 자심감이 생기니 집에 가는 차 안에서도 흥얼거리며 엄마 아빠가 오는 날이 빨리 왔으면 좋겠다며 기다리는 아이들이다. 노을이라는 단어를 처음 들어봤고 알게 되었다는 일곱 살 친구도 있다. 형님 반답게 손 허리하고 등장하는 모습부터 두 손을 꼭 잡고 곡의 흐름을 따라 노래를 부르고 중간중간 숨쉬며 호흡하는 것을 알려주니 조금 더 편안하게 노래를 부른다. 행사 장소는 숲속에 마당이 있는 넓은 정원이 있는 까페를 선정했다. 평소 견학을 오던 장소라 아이들도 익숙해한다. 동선을 알려주고 리허설을 밖에서 잠시 놀게 하였다. 미리 부모님들께 안내장을 공지하고 아이들은 어린이집에서 인솔해 먼저 도착해 있다. 부모님은 개별적으로 초대한 곳으로 자가용을 타고 쏙쏙 도착했다. 평일이라 조금 부담은 있었지만 아이의 소중한 무대이니 일과를 부지런히 마치고 상기된 표정으로 도착했다.


  준비된 의자에 앉아 아이들을 기다리며 내 아이가 궁금한 부모님들은 대기실에 관심이 많다. 아이들은 청바지에 흰색티셔츠를 입고 빨간 부직포로 만든 왕리본을 달고 무대에 등장했다. "너무 귀여워" 여기저기서 찬사가 터진다. 아이들의 등장에 부모님들의 동영상 카메라가 켜지고 귀엽고 사랑스런 아이들의 무대를 지켜보며 대견한 눈빛으로 바라본다. 아이들도 처음 엄마 아빠 앞에서 그리고 많은 사람 앞에서 노래하니 긴장될 수밖에 없다. 그래도 연습한 대로 차분히 무대를 즐긴다. 네 살 아이는 울다가도 노래가 나오면 울면서도 율동을 하니 그 모습에 부모님들도 함박웃음이 터진다.


  아빠의 자리라는 노래는 가삿말이 좋아 아이들과 함께 선정한 노래이다. 6~7세의 합창으로 감명 깊게 부르니 부모님들의 환호성이 터지고 무대를 마친 아이들도 뿌듯한 마음을 늒니다. 아이들의 무대를 지켜보며 울컥한 부모님의 모습과 함께 내 아이를 향한 칭찬의 박수를 아낌없이 쳐준다. 그리고 그 노래와 함께 잠시 그 시절의 나로 돌아가는 듯하다. 이렇듯 노래의 힘은 대단하다. 특히 나는 노래를 위로를 많이 받은 사라이다. 인공지능이 가수와 똑 같이 노래를 부르는 시대가 왔지만 그 시절 내가 자라면서 듣고 느꼈던 감정과 정서를 느낄 수 있을까? 아이들의 무대를 보며 가슴뭉클한 감동과 울컥 눈물이 났다는 부모님의 평을 들으며 난 오늘도 아이들과 하께 동요를 부르고 또 내가 좋아하는 노래를 듣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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