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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잔여사 Mar 29. 2024

언뜻 보면 비 민주적으로(?) 보이는 미국 선거 제도

#미국선거 #코커스 #프라이어미 #간접선거 #스윙






  요즘 이 나라(대선)도 그렇고 내 나라(국회의원 선거)도 그렇고 선거로 시끄럽다. 

이 나라에서는, 영어 공부 겸 뉴스 체크 겸 NPR 뉴스를 매일 20~30분 정도 씩 듣는데, 매일 트럼프의 여러 다양한 이야기가 top story다. 이 분을 컨덴츠로만 본다면 뉴스 점유율은 물론, 정말 내야 하는 벌금만으로도 기네스에 오를 수 있는 대단한 사람임에는 틀림없다. 어쨌건, 뉴스를 듣다 보면, primary 니 caucus 니, swing states, magic number 270이니 익숙한 듯한 익숙하지 않은 단어들이 많이 들린다. 문자 그대로 보면 어려운 단어는 아니나, 정치 세계에서는 정확히 무엇을 의미하는 지 모르는 말들이 자꾸 나와서 답답한 나머지 몇몇 책들을 접하면서 이해를 하게 되었다. 


  혹시, 2016년에 힐러리 클린턴 vs 도날드 트럼프 경선 때 당시 민주당 후보였던 힐러리 클린턴이 전국적으로는 200만 표 이상 더 얻었지만, 주요 경합 지역에서 패배하는 바람에 선거에서 패배해서 트럼프가 대통령이 되었던 역사를 기억하시는지? 표를 더 얻었는데 이게 가능한거야? 라고 그 당시에 이게 무슨 말인지 전혀 이해를 못했는데, 지금은 겨우 이해는 한다. 단지 왜? 이런 제도가 생겨난 거지? 왜 바꿀 생각 안하는 거지? 라는 의문을 가지게 되었다. 뭐 물론, 내가 뭐라고 조금 거주하고 있다는 이유 만으로 남의 나라 선거 제도에 대해 감나라 배나라 하겠는가 만은…… 


  미국은 나 같은 일반 유권자들이 직접 대통령을 뽑는 것이 아닌, 내용 상으로는 직접 선거로 보이나, 형식적으로는 간접선거이다. 뭐 그렇다고 우리나라 70년대~80년대 체육관에서 열린 선거를 생각하면 안된다. 미국 유권자들이 선거 일에 투표소를 가서 지지하는 후보를 찍는 것은 한국에서 투표를 하는 방식과 크게 다르지 않으나, 미국 유권자들이 선출하는 당사자는 실제 대통령을 뽑을 선거인단이다. 영어로는 electoral college라고 한다. 50개 주와 워싱턴 DC를 대표하는 선거인단들이 투표를 해서 과반을 득표한 후보가 대통령이 된다. 선거인단은 주 별로 상원의원 100명(50개 주 곱하기 2명)과 하원위원 435명 수를 합한 수에, 특별 행정 구역인 워싱턴 DC의 3명을 더해 538명이다. 538명의 50%가 269명이니 총 선거인단 538명중 과반수 이상인 270명을 얻으면 당선이 된다. 그래서 요 270 숫자가 매직 넘버이다. 이 선거인단 제도는 연방국가인 미국의 특징에서 비롯된 것인데, 아무리 인구가 적은 주라고 해도 최소 3명(대의원 2명과 하원위원 1명)의 선거인 단을 확보하게 되니,  참고로 인구가 가장 많은 캘리포니아와 가장 적은 와이오밍주를 비교해 보면, 인구 수는 70배 차이이나 선거인단 수는 18배 차이만 나니, 인구 수가 적은 주라도 영향력을 가질 수 있도록 한 나름 미국 스타일 민주주의식 배려(?) 가 아닐까 싶다. 


  그런데, 내 기준에서는 맹점으로 보이는 것이 선거인단 승자독식제도이다. 선거에서 경합주(swing states)야 항상 있는 것이지만, 미국에서는 메인과 네브라스카주를 제외한 대다수 주가 선거인단 승자독식 제도를 택하고 있어서, 한 표라도 더 받은 후보가 그 주의 선거인단을 모두 가져단다. 그래서 경합주가 선거의 승패를 좌우해 버리니, 앞서 말한 대로 힐러리 클린턴이 대선에서  졌던 것이다. 경합주를 가져가는 후보가 미국 대선에서 승리를 하게 되다보니, 후보가 경합주에 공을 들이는 것은 당연할 것이다. 이번 대선에서는 펜실베이니아, 조지아, 노스캐롤라이나, 미시간, 애리조나, 위스콘신에 네바다 주 정도로 보고 있는 것 같다. 


  일정으로 보면, 미국대선의 유권자들은 2월에서 6월까지 코커스나 프라이머리를 통해 각당의 전당대회에서 대통령 후보를 지명할 대의원을 뽑고, 여기서 뽑힌 대의원들은 7~8월에 열리는 전당대회에 참석해 대통령 후보를 선출한다. 후보 지명전에 끝나면 각 당의 후보들은 상대후보와 치열한 경쟁과 접전을 벌이게 되고, 국민들은 11월 첫째 월요일이 속한 주의 화요일에 대통령 선거인단을 뽑는다. 아 그런데 절차로 보면 11월 선거는 끝이 아니라 시작인 셈이다. 11월에 뽑힌 선거단은 12월 두 번째 수요일 다음 첫 번째 월요일에 각 주에 지정된 장소에 모여 지지를 표명했던 대통령에 대해 투표를 한다. 이 결과를 12월 말까지 미 의회에 보내고, 미국 상, 하원이 모여 1월 첫 째주에 대통령 선임자를 발표한다. 그렇지만 뭐, 대 부분 선거인단 선거가 끝나면 어느 정도 각이 다 나오니, 곧바로 결과에 승복하며 승리연설과 함께 패배연설도 같이 나온다. 혹, 선거인단이 마음을 바꾸어 다른 후보를 지명할 수도 있으나, 이런 사람은 신의 없는 선거인(faithless elector)이겠죠?, 지금까지 그런 경우 많지도 않았고, 마음 바꾸기 결과로 선거가 뒤집어 진 적도 없었단다. 구체적인 방법은 조금씩 다르지만 보통 선거인단 또한 후보자와 마찬가지로 각 정당에 의해 선정이 되고, 그 정당의 당원인 경우가 많기에 후보자를 바꾸는 것은 쉬운 일은 아닌 듯 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바꾼 사람 있는지 알아볼까 하다가 일이 더 커질까 여기서 접는다. 


  지금 현재까지는, 공화당에서는 트럼트 전 대통령이, 여러 법적인 분쟁과 아직도 남아 있는 여러 소송들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대통령 후보로 거의 굳히기에 들어간 상황이고 민주당은 현 대통령인 바이든이 또 한번 후보로 나설 예정이다. 물론 바이든도 공식 석상이나 인터뷰 같은 데서 자꾸 남의 나라 대통령 이름 헷갈려하고 말 실수를 하고 있어서, 나이가 많고  memory problem 기억력 문제가 있기에 대통령 직을 수행하기가 힘들다고 상대편 당에서 아주 공격을 하고는 있어 지켜볼 일이다.


  아참! 내일 제 22대 국회의원 해외 부재자 투표를 하러 간다. LA까지 가야 하나 했더니, 고맙게도 샌디에고에도 투표소를 차려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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