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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잔여사 Apr 09. 2024

알래스카(1) - 미국 49번째 주가 된 러시아 영토




  벼르고 벼르던 알래스카 여행을 드디어 다녀왔다. 

내 인생 버킷 리스트 중 하나인, 오로라 헌팅도 하고 빙하가 물위에 떠 다니는 상황을 직접 눈으로 직관하고자 하는 마음은 항상 있었는데, 아 그리고 큰 곰이 연어를 잡아 먹는 것도 보고 싶었다 (그러나 이건 여름에나 가능한 일), 이게 마음 먹기도 쉽지 않을 뿐더러 마음 먹어도 일정 맞추어야지, 날씨 맞추어야지 등등 사전 할일이 많아 한국에서 여행오는 것은 꿈도 꾸지 못하였었다. 그러나 지금 미국에 있으니 이 또한 가능한 것이 아닌가 싶어서, 일단 4월 아이들 봄방학을 맞추어, 1월에 비행기표 먼저 질렀다. 크루즈를 왜 안 타고 비행기를 탔냐고 물어 봐 주시는 분들이 많은데, 크루즈투어는 5월부터 시작이니 달리 방도가 없었다. 


  알래스카가 미국땅이라는 것은 알고는 있었지만, 왜 러시아랑 더 가깝고 캐나다랑 붙어 있는 이 곳이 미국 땅이 되었는지 궁금해졌다. 사실, 여기 살던 원주민들은 뭐, 원하던 원하지 않던 러시아 국민이였다가 미국 국민이 되었으니 뒷 이야기도 궁금해졌다. 이야기 인 즉, 1741년 러시아 황제의 의뢰를 받은 덴마크의 탐험가 조나센 베링이 이 곳을 발견한 이후 러시아 제국의 영토로 편입 되었다가, 크림전쟁으로 재정난을 겪던 러시아로부터 1867년 미국의 장관 윌리엄 H. 수어드가 러시아 제국과 맺은 조약에 의하여 미국에 720만 달러로 양도되었다고 한다. 720만 달러는 나한테는 큰 돈이긴 한데 사실 아무리 척박해도 이만한 사이즈의 땅을 거져 가져간 것이 아닐까 싶다. 금과 은은 물론 석유까지 발견되었으니, 그냥 놀러가서 경치 구경하는 나도 배가 아픈데,  러시아는 정말 배가 아플 것 같다. 


  알래스카는 미국 main land 영토의 1/5정도를 차지할 정도로 사이즈는 크나,  인구수는 백만이 채 안되어 하원수도 1명 밖에 없다. 고속도로라고는 하나 거의 국도 수준의 고속도로 길을 지나다니다 보면 오른쪽 왼쪽에 계속 눈에 띄게 보이는 1977년에 개설된 알래스카 횡단 송유관은, 알래스카가 천연 석유 생산에 있어 텍사스에 이어 2위를 될수 있게 해 준 큰 투자였고, 알래스카 노동인력의 3분의 1가량이 주 와 연방정부기관 그리고, 군사방위시설에 고용되어 있다고 하니, 공무원이 많은 도시, 감이 오시리라 본다. 아참, 알래스카에 가장 많은 것 중 하나는 파일럿이라고…… 대륙에서 떨어져 있다 보니 선박 이용도 많지만,  commercial flight는 물론 투어용 경비행기가 워낙 많이 다녀서, 공항도 많고 파일럿도 많단다. 


  그런데, 여행 동안 매일 비슷한 American pizza와 햄버거를 먹다 보니 하루 저녁 정도는 그냥 신선한 과일이 먹고 잡아, 동네 마트에 갔는데 어휴 같은 브랜드도 가격이 거의 1.5에서 2배까지 차이가 났다. 이게 꼭 내가 외지인이라 비싸게 만 파는 것이 아니라 여기 현지인들도 이 가격을 감당하고 살아야 하는데, 이 부분이 좀 이해가 가지 않았다. 식당도 마찬가지이다. 분위기나 메뉴나, 맛 , 위치에 따라 가격이 천차만별이겠으나 평균적으로는 로컬 식당 가격도 거의 내가 살고 있는 샌디에고의 2배 정도이고, 너무 한식이 고파 찾아간 한인 식당의 떡볶이 1인분도 25불이였으니……할 말은 많지만…….인구 수가 적어서 본토인들이나 외국인들의 이주, 정착을 장려해야 하는 주 입장에서 공산품은 물론 농산물도 비싸니 살기가 어려울 듯 한데 뭐가 있지 않고서는 여기 사는 것이 쉬워 보이지 않았다. 분명히 보조금같은 거 있을꺼야 라고, 의문을 가지면서 궁금해 하던 찰나, 캘리포니아에서 이주해서 살고 있다는 식당 주인이, 샌디에고에서 왔다는 우리를 반기며 해 준 이야기 중 보조금 이야기는 압권이였다. 주 정부에서 인당 대략 2,000달러 이상을 모든 사람*에게 매년 10월에 지급한다는 거였는데, 주 정부의 재정 운영에 따라 더 늘어난 적도 많다고 한다. 4인 가족이면 8,000달러 정도니깐 한 달에 우리 돈으로 대략 백만원 정도가 되니 물가 비싼 것에 대한 보조는 되는 듯 하다. 그리고 세금 또한 낮다. 공식적으로도 주세와 지방세가 가장 낮은 주이고, gasoline 세에서도 Alaska는 가장 낮은 것으로 꼽혔고 식품세는 아예 존재하지 않는 것으로 조사됐다. 그러면 그렇지. 내 나라에서도 그랬지만 미국에서도 세금 때문에 후달리고 있어서, 춥지만 않으면 한번 살아볼 만 하다는 생각까지 했다. 일단 생각만 했다. 

(*전입 신고하고 1년 지난 사람에게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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