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서 가장 높은 산은 록키산맥인 줄 알았는데, 캐나다 포함 북아메리카 대륙에서 가장 높은 산봉우리는 알래스카에 있는 드날리산이라고 한다. 데날리(Denali)라는 말은 알래스카 북미 원주민 부족 언어로 "높은 것 Taller One"을 지칭한다고 하니, 데날리 국립공원의 이름은 북미에서 가장 높은 봉우리에서 유래하게 된 것으로 보인다. 알래스카주 앵커리지(Anchorage) 바로 북쪽에 위치한 이 국립공원은 미국에서 상당 큰 규모라고 하는데, 기존 내린 눈도 아직 녹지 않고, 또한 4월 초인데도 계속 눈이 내렸던 관계로, 등산이나 눈 내린 trail 걷기는 좀 무리인 듯 해서 Visitor Center 로 바로 향했다. 다행히 우리가 간 날, National Park Ranger 분께서 20마일 정도는 차로는 가 볼 수 있다고 안내해 주셔서, 차로 잠시 둘러는 볼 수 있었는데, 와우! 방대한 습지위에 쌓인 어마어마한 눈과, 겨울인데도 우거진 가문비나무 (Spruce), 사시나무 (Aspen) 그리고 내가 좋아하는 자작나무(Bitch) 숲의 절경을 볼 수 있었다. 그러나 어떠한 야생동물도 그 모습을 보여주진 않아서 조금은 섭섭했다. 어쨌건, 알래스카의 유명한 산맥들은 모두 화산활동을 기반으로 만들어졌고, 지진과 빙하가 만든 지역으로, 국립공원 계에서도 거의 탑급으로 꼽히는 곳이다.
페어뱅크스에서 동남쪽으로 이동을 하면서 만난 렝겔 세인트 엘리어스 국립공원은 Visitor center도 닫혀 있던 관계로 주변을 맴돌기밖에 못 했으나, 이건 정말 사람의 흔적으로 과연 볼수 있을까 의문이 들 정도로 너무 컸다. 53,000㎢ 면적으로 미국 국립공원 중에서는 가장 큰 국립공원이라는데 ( 옐로우스톤인줄 알았으나 아니랍니다!) 이 거친 지역을 길들이기 위한 인간의 노력이 어마어마 했을 거라는 생각이다. 그럼에도 수천 킬로미터에 달하는 미개척 지역이 아직도 있다한다. 53,000㎢ 라 하면 감이 안 올텐데, 한반도에서 우리나라 면적이 100,266㎢라고 하니, 뭐, 우리나라의 반이 이 렝겔 세인트 엘리어스 공원이라고 보면 된다. 우리가 러시아로부터 싼 가격에 이 알래스카를 양도받을수 있었다면 지금 또 다른 세상이겠지라는 어설프고 현실적이지 않은 상상도 해 본다.
앵커리지에서 스워드로 연결되는 고속도로를 약 1시간 달리면, 국립공원인 포티지 빙하를 만날수 있다. 신비스러운 정도의 푸른빛을 띠고 있는 포티지 빙하는 빙하가 압축되는 과정에서 공기가 배출되면 투명도가 더욱 높아지는데, 이때 푸른 색은 반사하고 붉은 색 같은 다른 빛은 흡수하기 때문에 푸른빛이 보인다고 하는데, 이 설명도 어렵다, 즉, 태양광이 빙하를 통과할 때 파란 빛을 반사해 우리눈에 파랗게 비치는 것이라고 한다. 과학적인 설명을 더 잘하고 싶지만 이게 한계인 듯 하다. 포티지 빙하 호수 앞에 떠 있는 얼음은 호수의 건너편에 보이는 빙하에서 녹아내린 것들로 1916년까지만 해도 호수가 아니라 얼음으로 덮인 곳이였다고 한다. 자연의 신비로움을 또 보고 가긴 하는데, Global warming 정말 걱정이다.
그리고 각종 겨울 스포츠로 유명한 리틀스위스라 불리는 발데즈는 한국에서도 패키지 상품들이 많이 나올 정도로 유명한 곳인데, 혹시, 어디서 들어본적 있는 것 같지 않은가? 바로 앞 페이지에서 송유관 이야기를 잠시 했는데, 알래스카를 뒤덮고 있는 이 송유관은 이 발데즈로 모두 통한다. 그리고 발데즈를 통해 세상 밖으로 나간다. 그냥 차로 실어나르면 되지 굳이 일일이 송유관을 설치했는지 100% 이해는 가지 않으나, 원체 눈도 많이 오고 차량 이동이 수월하지 않은 경우가 많다보니 그런것 같긴 하지만, Global warming으로 인해 많은 지대들이 녹고 있는 상황에서 과연 이 송유관은 멀쩡할지 괜히 걱정스럽다. 89년도 알래스카주에서 발생한 최악의 해양 오염사고로 기록된 엑슨발데즈호 원유 유출 사고의 그 발데즈이기에…… 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