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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세상에쓰이는 독자 May 27. 2024

안경원에서 있었던 일(03)

띠로리로리~     

 “어서 오세요 고객님 어떻게 도와드릴까요.”     

 “아이고 턱이 높네 뭘 좀 가져다 놔야 쓰겠어.”     

 본인의 안위보다 상대방부터 걱정해 주는 배려심이 많은 고객님이 오셨다.

 중장년의 고객님은 먼 길을 걸어오셨는지 조금 숨이 가빠 보이셨고, 나는 그분이 숨이 가라앉길 기다렸다.     

 “산책할 때 안경 쓰면 눈물이 좀 덜난다고 그래서 하나 하러 왔어!”     

산책할 때 맞바람을 맞으면 눈물이 나서 불편하다는 내용과 친구들이 안경을 쓰라고 추천해 줬다는 이야기를 해주신다.     

 “그러면 테를 먼저 볼까요?”     

  우리 엄마 또래로 보이는 고객님은 체형도 비슷하셨다.     

150에서 160 정도 되어 보이는 키에 굽이 높은 샌들, 활동하기 편한 등산복을 입고 있었다.     

 “이런 제품은 어떠실까요?”     

 코받침이 낮고 얼굴의 곡선에 맞게 휘어있는 전투기 조종사들이 많이 써서 유명해진 라이방(레이벤) 스타일의 안경을 씌워 드렸다.     

 “짱짱하고 가벼운 게 착용감은 좋네, 근데 내가 써봤어야 알지 이게 나한테 어울리는 거야?”     

 아무리 기능을 따지는 사람이라도 겸사겸사 이쁘기까지 하다면 최고 아니겠는가?

 하지만 내가 권한테는 남성용이라고 해도 좋을 정도로 심플하고 투박하다.     

 “어머니 엄지손가락 이렇게 한번 해보시겠어요?”     

 양손으로 따봉을 하는 자세를 취하자 고객님이 따라 한다.     

 “그대로 볼 쪽에서 광대 쪽으로 올리면서 눈 밑에 공간이 있는지 한번 볼까요?”

  양손으로 따봉을 한 채 안경과 눈 사이를 이렇게 저렇게 찔러보지만 공간이 별로 없다.     

 “손이 안 들어가시죠? 이렇게 공간이 없어야 바람을 더 효과적으로 막아줄 수 있어서 이걸 제일 먼저 보여드리고 싶었어요. 아마 기능적으로는 몇십만 원짜리보다 이 제품이 만족스러우실 거예요.”

 “그래? 그래도 더 이쁜 놈 없어?”     

 선크림으로 인해 상당히 하얗고 뽀얀 느낌의 밝은 얼굴.     

 “이거 한번 착용해보실까요?”     

 고객님의 피부톤과 옷 스타일에 맞게 로즈골드안경테를 추천해 본다.     

 “이 제품은 딱 비교가 되시죠? 이 틈으로 공기가 많이 들어올 거예요. 그래도! 안 쓴 것보단 훨씬 나으실 거고요.”     

 실용적인 안경을 착용했다가 이쁜 안경을 착용하시니 조금 더 거울을 꼼꼼하게 보신다.     

 맘에 드신 것 같다.     

고민이 길어진다.     

 누구나 서툰 일을 할 때는 시간이 오래 걸리는 법.     

 “이 제품은 데일리로 그냥 산책하실 때 막 착용 하시고, 이 제품은 친구들이랑 놀러 갈 때 착용하시면 참 좋아요.”     

 사진이 이쁘게 나오거든요.     

 평일에는 여성회관을 다니시고, 며칠 뒤에 친구들과 꽃놀이를 가기로 한 고객님은 고민한 결과 두 개를 한 번에 구매하셨다.     

 “고민될 땐 전문가 말 들어야지.”     

 이런 식의 칭찬은 정말 큰 힘이 된다.     

 “젊은 양반이라 그런가 센스가 좋네.”     

 오늘 고객님은 칭찬이 후하신 것 같다.     

고객님도 나도 서로 즐거운 시간이 되었다.     

 “어유 집에 몇 개나 있는데, 손이 안 가 무겁고 불편하고.”     

집에 있는 구찌, 샤넬 등등 선글라스들이 있음에도 잘 안 차게 되다고 하신다.     

 구찌, 샤넬이 좋다지만 무겁고 불편하고 오래된 제품은 아무래도 손이 안 가시는 모양.     

 내가 골라드린 제품이 상당히 맘에 드신 것 같다.     

 그렇게 떠난 고객님은 며칠 후 한번 더 들러 주셨다.     

 같이 여행을 가셨던 친구들과 함께.     

PS, 안경 고를 때 꿀팁. 첫 번째로 모양! 여성분들이라면 대부분 동그란 모양이 잘 어울립니다.(동그란 것도 종류가 정말 다양해요!)

두 번째는 컬러! 내가 자주 입는 곳을 입고 안경원에 가서 선글라스 or 안경을 고르는 것도 큰 도움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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