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촌의 쌍둥이 조카 육아일기
쌍둥이들의 할아버지가 올해 칠순을 맞이하셔서 칠순잔치 대신 가족들과 여행을 계획했다.
여행지는 바로 강화도다. 주인공인 할아버지가 역사에 관심이 많으시고 좋아하셔서 강화도로 결정하게 되었다. 강화도 여행 중에 쌍둥이 엄마&아빠는 한 번 와봤다고 해서 강화도를 경험해 본 적 있지만 할아버지&할머니와 삼촌은 처음이다. 강화도 여행은 금요일에 출발해서 일요일에 돌아오는 2박 3일 일정이다. 가족 여행을 위해서 엄마와 아빠는 하루 연차를 냈다.
평소와는 달리 여행을 가는 아침이라 아이들이 순순히 협조를 해주길 내심 기대했는데 아니나 다를까 남자아이가 일어나자마자 울고 떼를 쓰면서 맘마를 거부한다. 타이르고 기회를 줬지만 소용이 없어서 가족들 모두 방에 들어가 버렸다. 처음에는 엄마가 있는 방 앞에서 울면서 소리를 질렀지만 반응이 없자 삼촌방에서 애타게 삼촌을 불러서 삼촌이 문을 열고 나와 남자아이에게 떼를 안 쓰고 안 울겠다는 다짐을 받고 손가락을 걸고 도장을 찍고선 하이체어에 올라갔다. 하지만 올라가서 맘마를 먹다가 강도가 줄었을 뿐 떼를 쓰는 건 계속 이어졌다. 끝까지 완전히 다 울고 나서 받아줬어야 하는데 너무 빨리 받아준 거 같다고 엄마랑 할머니가 말씀하셨다. 여행 출발을 위해 어른들은 각자 할 일을 하면 되는데 우선 아이들의 할 일이 먼저였다.
맘마를 먹고 치카를 시키고 세수도 시키고 로션을 바르고 기저귀도 갈고 옷도 갈아입혔다. 그 와중에 설거지도 하고 어른들 개인 짐과 아이 짐과 단체 짐도 챙기고 쌍둥이 아빠는 렌트한 차량을 인계받고 기능을 익히러 내려갔다. 차량은 9인승 스타리아였다. 렌트차에 2인용 유모차를 접어서 싣기 위해 의자들을 앞으로 당기고 좁은 트렁크에 낑낑대면서 싣는 것에 성공을 했다. 아침 일찍부터 부지런히 준비를 했으나 11시가 다 되어(10시 45분) 출발할 수 있었다. 차량 실내 1열은 아빠&엄마, 2열은 할머니&할아버지, 쌍둥이들은 3열 카시트에 태워서 앉아서 가고 삼촌은 4열 맨 뒷자리에 앉아서 쌍둥이들과 마주 보고 가면서 케어를 했다. 아이들이 말을 하면 호응을 해주고 이런저런 얘기도 해주고 간식도 주고 물도 주고 사진과 동영상도 찍었다.
강화도에 도착하자마자 점심시간이라 식당을 먼저 갔다. 현지에서만 먹을 수 있는 음식을 여행 전에 알아봤는데 묵밥과 젓국갈비를 추천했다. 묵밥을 파는 식당에 가서 묵밥과 젓국갈비, 묵전을 시켰다. 아기용 의자가 2개 있어서 아이들을 앉히고 엄마와 아빠가 아이들 맘마로 묵밥과 묵전을 줬는데 잘 먹었다. 맘마를 다 먹어갈 때쯤 남자아이가 응가를 하겠다고 "응가" "응가" 해서 테이블 바닥에 쪼그려 앉아서 응가를 했다. 응가를 마치고 엉덩이를 닦일 만한 곳이 없어서 차에다가 눕히고 엄마가 엉덩이를 닦고 기저귀를 갈아주었다. 마무리를 하고 다음 일정 장소로 이동을 했다. 어린아이들과 여행을 하기 때문에 바쁘게 움직이면서 여기저기 많이 구경을 할 수는 없다. 상황과 시간에 맞게 되는대로 여행을 하려고 여유롭게 계획을 잡았다. 여행하는 동안 렌트해서 타고 다니는 차를 아이들의 눈높이에 맞춰서 쉽게 이해하도록 '미니버스'라고 알려줬다. 이동하는 차 안에서 남자아이도 약간 부정확한 발음으로 '미니 버스'라고 자주 말하고 여자아이도 '미니 버스"라고 자주 말을 했다. 그러면 삼촌이 "그래. 우리가 지금 타고 있는 차가 미니 버스지? 미니 버스"라고 호응을 해주었다.
다음 장소는 강화역사박물관이다. 계단이 높아서 어른들 손을 양손으로 잡고 아이들이 스스로 한 칸씩 올라갔다. 아이들이 계단 올라가는 걸 좋아했다. 티켓을 끊고 해설사님께 해설을 부탁드렸다. 강화도 관광지 중에서 해설을 해주는 장소가 여러 군데 있어서 미리 알아보고, 해설이 가능한 장소에 방문을 하게 된다면 해설을 부탁하는 게 관광지를 더 재미있게 즐길 수 있는 방법이다. 평일 오후라 그런지 박물관에 관람객들이 거의 없어서 아이들이 떠들고 뛰어놀아도 눈치 보지 않고 마음 편하게 다닐 수 있었다. 박물관에서는 예절을 지켜야 하는데 너무 어린애들이라 말도 안 듣고 통제가 어려운 게 사실이다. 전시물이 높은 곳에 위치해 있어서 아이들의 눈높이에는 너무 높아 보이지가 않아 아이들을 안고 보여주면서 관람을 했다. 여자아이가 여행 내내 한쪽 손가락을 빠는 행동을 해서 신경이 쓰였다. 예전에 남자아이가 떼를 자주 써서 혼날 때 여자아이가 옆에 같이 있으면서 심리적으로 불안한 마음에 그런 건지 그때부터 손가락을 빠는 모습을 보였던 거 같다.
강화역사박물관 관람을 마치고 바로 옆에 붙어있는 건물인 강화자연사박물관을 관람했다. 한 곳의 티켓을 끊으면 다른 박물관은 공짜로 볼 수 있어서 좋았다. 사람들이 거의 없어서 박물관 전체를 우리 가족이 전세를 낸 것처럼 마음껏 즐기면서 관람을 할 수가 있었다. 아이들의 시선에서는 강화역사박물관보다는 강화자연사박물관이 볼 것이 더 많아 보였다. 역사박물관은 한문이나 글씨가 많은 반면 자연사박물관은 그림이나 전시물이 많아서 흥미로웠다. 두 박물관 관람을 마치고 걸어서 근처 밖에 존재하는 고인돌을 보러 갔다. 커다란 고인돌 무덤이 하나 있었는데 주변에 터가 넓어서 아이들이 웃으면서 뛰어다니고 즐거워했다. 끝으로 삼각대를 설치하고 고인돌 앞에 앉아서 가족 단체사진을 찍었다.
오늘의 일정을 모두 마치고 예약을 해둔 펜션으로 이동을 했다. 숙소에 도착을 하니 시골이라 주변이 깜깜해서 보이질 않았다. 조심스럽게 주차를 하고 짐을 옮기고 아이들의 저녁 맘마 시간이 많이 지나 배가 고플 거 같아서 엄마가 치즈도 잘라서 주고 만둣국을 빨리 끓여서 먹였다. 어른들은 펜션에 존재하는 바베큐장에서 저녁 준비를 마치고 고기를 구워서 먹었다. 아이들은 만둣국을 먹은 상태라 고기는 적당히 먹었다. 식사를 마치고 설거지도 끝내고 아이들도 씻기고 각자 씻고 나서 여행 첫날의 하루가 마무리가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