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윤영 Jun 04. 2024

운의 알고리즘

무지개를 잘 찾아내는 사람이 되기 위하여

'성공하는 독서모임 운영 일지'를 수, 금요일에 10회 연재하기로 하고, 연재를 끝냈다고 생각했는데

화요일만 되면 자꾸만 내일이 연재날이니 독자들과의 약속을 지키라고 문자를 보내는 브런치, 그 덕분에 쉬지 않게 되는 글쓰기.

 

문자가 오든 오지 않든, 일주일에 두 번 글을 쓰는 것은 나와의 약속이다. 그래서 글을 쓰지 않는 동안에는 글감을 찾아 헤매는 하이에나처럼 '다음엔 뭘 쓰지?'를 생각한다. 그렇지 않아도 머릿속에 차오르는 것들이 산재한데 굳이 글감을 찾으려고 애를 쓰니 이것저것이 뒤섞여서 정작 쓰고 싶은 말을 쓰게 되지 못할까 봐 걱정되기도 하지만, 사람은 결국 원하는 것을 하기 마련이다.




지난주부터 계속 머릿속을 맴돌았던 단어는 '운', 그리고 '알고리즘'. '운의 알고리즘'이라는 책이 있다는 것은 알지만 아직 읽지는 않았다. 다만 '행운', '운세' 등의 단어에 관심이 많아서 과연 좋은 운을 만들어 내는 것은 무엇일까?를 고민하다가 오늘의 글 제목으로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운칠기삼'이라는 도 있듯이 어떤 일을 성공시키는 데 있어서 운의 작용도 무시하지 못한다. 그런데 과연 좋은 운을 만들어낼 수 있는 방법은 뭘까?


내가 쭉 해온 생각은 '꾸준함' 그리고 '과감함'이었다. 꾸준하게 뭔가를 하다가 그 속에서 종종 과감한 시도를 하다 보면 운은 따라오게 되어있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만일 내가 꾸준히 잘못된 방향으로 시도하고 있다면? 나는 그냥 시도만 하다가 이대로 사라져 버리는 것은 아닐까




2008년도부터 사업을 시작했으니 햇수로는 16년째, 아직 많은 사람들이 알지 못하는 쇼핑몰이고 음악 분야에서도 역시 그렇다. 2015년에 첫 EP앨범을 내고 간간히 공연을 한 것, 그 후 싱글 앨범을 한 차례 내고 유튜브를 시작해서 지난 4년간 꾸준히 영상을 올렸고 구독자 수는 1천 명이 조금 넘었다. 여기까지 오는 것도 쉽지만은 않았는데, 돌아보니 나의 성과는 너무나 미미해 보였다. 1천 명의 팬만 있으면 먹고사는데 지장은 없다지만 나의 꿈은 그저 먹고사는 것에 머무를 생각이 없는가 보다.


운을 만들어내는 제대로 된 방법이 뭘까, 누군가는 실패한 사람의 발자취를 추적해 보라고 하고, 누군가는 성공한 사람을 멘토로 두라 한다. 장거리 달리기에는 자신이 있었지만, 꾸준히 달리는 것에도 지쳐서 번아웃이 왔다. 새롭게 브런치를 시작하고, 강아지 유튜브를 하면서 '독자 한 명을 늘리는 것', '구독자 100명을 달성하는 것'이 얼마나 힘든 것인지를 자각하고 있다. 새로운 시도는 나를 살아있게 한다. 그러나 나는 언제까지 이 시도를 계속할 수 있을까




이런 생각들을 하던 와중, 지난주부터 무지개가 자주 눈에 띄었다. 마침 친구가 선물해 준 신발을 신고 있을 때 무지개를 발견해서, 사진을 찍어 친구에게 보내니 "무지개 잘 찾는다!"라는 답이 돌아왔다. 그 말에 나는 정말 무지개를 잘 찾는 사람이 되고 싶어졌다. 무지개를 찾은 날에는 그것만으로 기분이 좋았으니까. 나에게 좋은 것을 찾는 것은 좋은 운을 찾아내는 것과도 비슷하다고 느꼈기 때문이다.


내가 알아낸 좋은 운을 찾아내는 방법은 오늘처럼 남편이랑 같이 넷플릭스에 접속해 '삼체'를 보고 싶은 날에도 노트북을 켜고 나와의 약속을 지키는 것. 아직 그것밖에는 잘 모르겠다.  


알고리즘[Algorithm]

: 어떤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방법, 절차, 명령어들의 집합


마치 바다 같았던 하늘






작가의 이전글 생각에 관한 생각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