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고의 시간이었고, 최악의 시간이었다. 지혜의 시대였고, 어리석음의 시대였다. 믿음의 시대였고, 불신의 세기였다. 빛의 계절이었고, 어둠의 계절이었다. 희망의 봄이었고, 절망의 겨울이었다. 우리 앞에 모든 것이 있었고, 우리 앞에 아무것도 없었다. 우리 모두 천국으로 가고 있었고, 우리 모두 반대방향으로 가고 있었다.(창비출판사)
최고의 시간이면서, 최악의 시간이었다. 지혜의 시대였지만 어리석음의 시대이기도 했다. 믿음의 신기원이 도래함과 동시에 불신의 신기원이 열렸다. 빛의 계절이면서 어둠의 계절이었다. 희망의 봄이었지만, 절망의 겨울이기도 했다. 우리는 모든 것을 다 가진 것 같다가도 모든 것을 다 잃은 것 같았다. 다 함께 천국으로 향하다가도 지옥으로 떨어지는 것만 같았다.(온스토리)
최고의 시대이자 최악의 시대, 지혜의 시절이자 어리석음의 시절이었다. 믿음의 세월이자 의심의 세월이었으며 빛의 계절이자 어둠의 계절이었다. 희망의 봄이자 절망의 겨울이었다. 우리 앞에는 모든 것이 있었지만 한편으로는 아무것도 없었고, 우리는 모두 곧장 천국을 향해가고 있으면서도 곧장 지옥으로 가고 있었다.(더 클래식)
영국의 작가 찰스 디킨스가 1859년에 발표한 '두 도시 이야기'의 첫 문장이다. 단행본 역사상 가장 많이 팔리기도 한 이 소설은, 첫 문장으로도 유명한데 출판사마다 번역이 다르다. 나는 개인적으로 창비출판사가 좋다.
이 책은 런던과 파리, 두 도시를 오가며 내용이 진행되지만 주로 프랑스혁명이 일어난 파리에 초점이 맞추어져 있다. 책의 첫 문장에서 말했듯이 누군가에게는 최고의 시간이었고, 누군가에게는 최악의 시간이었다. 누군가에게는 지혜의 시대였고, 누군가에게는 어리석음의 시대였다. 평생 최고의 시간을 보낼 거라고 생각했던 누군가는 최악의 시대를 맞이하고, 최악의 시대를 살던 누군가는 최고의 시대를 맞이한다.
프랑스 파리의 빈민가 생탕투안 거리. 달려오던 마차에서 커다란 포도주통 하나가 떨어지더니 굴러가다가 길 모퉁이에 부딪혀 박살이 나 버렸다. 이것을 본 사람들은 하던 일을 멈추고 벌 떼처럼 달려들었다. 그러고는 반질반질하게 닳은 길바닥의 돌 틈이나 움푹 파인 곳에 머리를 대고 정신없이 포도주를 핥아먹기 시작했다. 머리에 쌓인 넝마조각을 풀어 포도주를 적신 다음 짜서 마시기도 한다. 박살 난 통나무 조각을 들고 쪽쪽 빨아먹는 사람도 있다.
자비스와 루시는 런던에서 파리로 향한다. 18년 동안 감옥에 수감되어 죽은 줄로만 알았던 마네트박사를 만나기 위해서이다. 자비스는 마네트박사를 고객으로 하는 은행가이고, 루시는 마네트박사의 딸이다. 프랑스 귀족의 파렴치한 모습을 대표하는 에브레몽드. 그와 그의 가족들이 벌인 악행으로 프랑스 민중들은 분노가 쌓이고 복수의 칼날을 준비하고 있다. 다만, 마네트박사는 루시가 결혼하려는 찰스가 에브레몽드 조카라는 사실을 알지만 기꺼이 결혼을 축복해 준다. 드파르주 부부의 원한은 찰스와 루시의 행복을 내버려 두지 않는다. 과거 에브레몽드 후작이 평민 남매를 죽음으로 몰아넣었는데 당시 오빠와 언니를 잃은 이가 드파르주 부인이다. 찰스가 에브레몽드 가문의 후계자임이 드러나고, 마네트박사가 감옥에서 쓴 편지가 발견되면서 찰스는 사형집행만을 기다리고 있다. 루시를 사랑하면서 찰스와 외모가 비슷한 변호사 시드니는 찰스를 대신해 단두대에 오르면서 자신의 사랑을 완성한다.
찰스 디킨스는 산업혁명의 근원지인 영국 런던에서 이웃나라인 프랑스의 혼란스러운 상황을 지켜본다. 그는 영국과 프랑스를 오가며 프랑스 혁명기를 배경으로 한 작품을 구상했는데, 그것이 바로 이 작품이다. 제목은 두 도시 이야기이지만, 프랑스의 혼란스러운 시기가 주된 무대이며, 영국은 프랑스와 비교하면 평화롭고 안락한 곳이다. 영국에서 루시와 잘 살고 있는 찰스가 자신의 행복을 버리고, 심지어 목숨까지 걸고 향하는 위험한 곳이 프랑스이다.
싸움은 어느 한쪽이 멈춰야 비로소 그만둘 수 있다. 서로의 잘못을 비판하며 복수를 하겠다고 생각하면 그 싸움을 평생 끝나지 않는다. 세 살 터울의 남매를 둔 나는 매일 싸우는 아이들에게 늘 말한다.
"누군가 한 명이 멈춰야 싸움이 끝난다."